[문화마당] 안치환의 저항은 멈추지 않는다

■ 안치환의 7집 발매 기념콘서트

‘노래여! 너의 길에 행운을 빈다! 이목마른 세상에서…’. 신보 ‘Good Luck(행운을 빌어요!)’을 세상에 띄워 보내는 안치환의 심정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드디어 7집까지 왔다. 6집 ‘I Still Believe(아직도 난 믿어)’ 이후 2년만의 작품이다. 그가 신작 발표 기념콘서트를 갖는다.

나이 35세. 세상과 타협하는 법을 배우고 약간은 부패해 갈 나이다. 어느날 문득, ‘나는 생의 반환점에 접어 들지나 않았나’, ‘젊은날의 꿈으로부터 나는 어느 정도 멀어졌나’ 하는 상념에 사로잡히게 하는. 많은 것들이 두서없이 다가 올 시점이다.

뒤숭숭한 마음에 선잠에서 깨어 곁을보니, 생활에 쫓기는 아내와 철모르는 어린 자식은 쌔근쌔근 자고 있다. 나는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고 있나. 많은 것들이 그의 새벽잠을 설치게한다. 그러나 그는 희망의 전갈을 띄워 보낸다.

저항과 낭만이 혼재했던 80년대에그는 청년 시절을 보냈다. 그리 멀리 떨어진 시기도 아니다. 그러나 이제 컴퓨터와 사이버 문화는 ‘세계화의 사이버 시대’에 앞만 보고 나아가라고 밀어 부친다. 이 저강도 폭력의 시대에 길항(拮抗)하기를 택했다.

포크 음악과 경쾌한 브릿 팝을 섞어놓은 듯한 ‘겨울 은행나무 아래서’, 고음의 허스키가 애절하게 펼쳐 지는 발라드‘고해’에서 그의 감미로운 꿈은 여전히 계속된다.

그러나 삶이 결코 장밋빛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안다. 조 카커를 뺨치는 공격적 록 ‘내꿈의 방향을 묻는다’에서 그는 “역사의 중심은 어디서 시작되는지”를 묻고 있다.

삶이 아름답지만은 않다. 세상사에 지친 친구를 격려하듯 편안히 다가오는 ‘슬럼프’로, 그는 더러는 때묻고, 더러는 지쳐가는 우리를 위로한다.

이번 공연은 3부로 나뉘어 펼쳐진다. 공연은 그의 음악적 궤적을 한꺼번에 훑어 볼 기회일 뿐 아니라, 그것은 지난 시절을 풍미했다, 약속이나 한 듯 뒷전으로 물러나 앉은 이른바 민중가요의 안부를 확인할 자리이기도 하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항 문화의 상징이었던 저들 노래의 현재가 궁금한 사람은 이번 무대에서 그 안부를 확인하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소금 인형’, ‘내가 만일’, ‘그곳으로’ 등 비슷한 계열의 곡들도 감상할 수 있다. 포크 음악으로 짜여진 1부 ‘철망앞에서, 동행’이다.

그의 의식은 여전히 명료하다. 이제 시대를 호흡할 수 있는 장치가 더 필요하다. 현재의 변신을 펼쳐 보일 2, 3부가 기다린다.

국악과의 접목을 테마로 잡은 2부에서는‘똥파리와 인간’, ‘배웅’ 등 국악적 포크 작품이 선보인다. 3부는 록. 훨씬 강력해진 사운드, 다채로운 시각적 효과 등으로 그의 현재 도달점이 명백히 드러날 시간이다.

조 카커가 무색할 정도의 허스키하고 강렬한 록 보컬에서 메탈리카를 연상케 하는 메탈 보컬까지, 신보에서 펼쳐 보이는 놀라운 음악적 위상이 무대에서 재현된다. 19~22일 예술의 전당토월극장. 19ㆍ20일 오후 8시, 21일 오후 6시, 22일 오후 4시(02)3272-2234.


[연극]



ㆍ 극단 미추 '한여름밤의 꿈'

극단 미추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우리식으로 번안ㆍ상연한다. 반목하는 두 집안의 청춘 남녀는 마침내 숲속 정령의 세계로 도망친다.

원작의 축제가 숲속태자의 결혼식 피로연에서의 연극놀이 연습으로, 태자의 결혼일이 단오절 아침으로 바뀌는 등 작품 전체에 한국적 색채가 가득하다. ‘춘궁기’ㆍ‘용병’ 등 우리 언어 구사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희곡 작가 박수진의 번안 대본을 신예 신용수가 연출했다. 26~29일 오후 8시예술의 전당 야외극장(02)780-6400.


[아동]



ㆍ 아동 뮤지컬 '개구리 왕자'

마법에 걸려 개구리로 변하고만 오만한 왕자가 크게 뉘우치고 왕뱀과 싸워 공주의 사랑까지 차지한다. 극단 사다리의 ‘개구리 왕자’는 그림 형제의 원작을 화려한 볼거리로 재구성한 뮤지컬이다.

마임, 아크로바틱, 접시돌리기, 저글링 등 여타 아동극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볼거리덕에 전혀 다른 작품을 보는 기분이다. 또 관람 내용 그림그리기, 나무 블록 쌓기 등 뒷풀이 행사가 아이의 마음을 묶어 둔다.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 오후 2시 4시, 월쉼(02)499-3487


[전시회]



ㆍ 평행의 교차전

쌈지 스페이스는 ‘평행의 교차(Parallels Crossing)’전을 갖는다. 쌈지 스튜디오 소속 작가 8인과 뉴욕랜스 펑 갤러리 소속 작가 7인의 협동교류전이다. 각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오브제들을 서울과 뉴욕서 번갈아 전시한다.

비디오 아트의 김지현, 기념물적 상징을 즐겨 쓰는 윤주경, 카메라의 시선으로 일상 공간의 이면을 노출하는 이미혜 등이 한국측 작가이다. 이 전시회는 8월 8~31일 뉴욕랜스 펑 갤러리에서도 열린다(02)3142-1693


[음악회]



ㆍ 교과서에 나오는 명곡

제목만 알고 있는 명곡. 바로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이다. 꾸러기예술단의‘2001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 특별 공연’은 그같은 현실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다.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비발디의 ‘사계’ 등(1부-악기의 세계), 라벨의 ‘볼레로’와 케텔비의 ‘페르시아의 시장에서’ 등(2부-리듬의 세계),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등(3-관현악의 세계)이 된다. 8월 11~19일 오후 2시, 5시 세종대 대양홀.(02)3141-0651.


ㆍ장한나 귀국 독주회

첼리스트 장한나가 2년만에 고국을 찾는다. 반주자는 미샤 마이스키의 오랜 지기이기도 한 여류 피아니스트 다리아 오보라. 최근 펜데레츠키의 ‘3대의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대협주곡’의 초연자로 로스트로포비치, 요요마와 함께 지목돼 부쩍 주목받고 있다.

포레의 ‘꿈을꾼 후에’, 생상스의 ‘백조’,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즈’ 등 귀에 친숙한 선율 위주로 꾸며진다. 8월 14일 오후 7시 30분 현대예술관(02)235-2100.


[콘서트]



ㆍ소요락 페스티벌

제 3회 소요락 페스티발이 열린다. 세계적 뮤직 파크의 꿈을 향해 동두천 소요산자락에서 펼쳐지는 록의 향연이다. 27일 고교 밴드 콘테스트에 이어 낙장불입ㆍGMBㆍ시나위ㆍ치킨헤드 등의 공연이 벌어지고, 28일은 대학 밴드콘테스트를 들국화ㆍ김경호ㆍ이발소포르노씨 등이 잇는다.

29일은 어어부 프로젝트ㆍ크라잉 넛ㆍ이은미ㆍGIGSㆍ이상은ㆍ윤도현 밴드 등에 이어 신중현스페셜로 대미를 장식한다(02)786-1037


ㆍ 세종문화회관서 헤비메탈 공연

그룹 디아블로(Diablo)와 크래쉬가 헤비 메탈 밴드 최초로 세종문화회관에 선다. 초고속의 스피드 연주를 받침으로 사회비판적 가사를 작렬시키는 4인조 그룹 디아블로, 폭발적이고 악마적인 슬래쉬 메탈을 주특기로 하는 5인조그룹 크래쉬는 여름 태양의 열기를 무색케 한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3집 ‘교실이데아’에서 기괴한 목소리를 선보였던 안흥찬이 속한 그룹이다. 모두 컨벤션 센터에서. 디아블로는 8월 2~3일오후 7시 30분, 크래쉬(Crash)는4~5일 오후 6시(02)337-8474

장병욱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7/24 14:47


장병욱 주간한국부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