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단 대륙의 용-중국] 문화·기술강국으로 대 도약

올림픽 유치…엄청난 경제효과, 국가 이미지 개선의 적기

중국인의 ‘올림픽 꿈’이 실현됐다!(中國人的 ‘奧運之夢’ 實現了!)

7월14일자 중국 관영 인민일보 사설의 첫 문장이다. 중국은 7월13일 모스크바에서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뒤 터져 나온 국민적 열광에서 아직 깨나지 못했다.

중국인이 올림픽 유치를 몽매에도 그렸고, 이제 그 성공에 열광하는 것은 왜일까. 제국주의 침탈에서 벗어나 신중국 성립 50여년 만에 중화(中華)의 자존심을 회복할 전기를 마련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 지도력 공고, 순탄한 정치세대 교체

중국의 올림픽 유치 효과는 무엇보다 이 같은 정신적 동력과 결집에 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12억7,000만 인민의 환호를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

사회주의 이념 퇴색에 따른 인민의 정신적 공허감을 올림픽 유치로 고양된 민족주의를 이용해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유치가 중국에 가져다 주는 정치적 효과는 계량이 어렵다. 무엇보다 공산당의 지도력을 더욱 공고히 한 점을 지적해야 한다. 공산당은 민족적 열기를 바탕으로 개혁ㆍ개방 정책을 한층 과감히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나아가 제4세대 지도부로의 순탄한 권력 이양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지도부는 내년으로 예정된16차 공산당 대회에서 주요 간부의 대대적인 교체를 앞두고 있다. 올림픽 준비는 장쩌민 주석의 실질적 위치를 유지하면서 지도부 교체 과정의 불협화음을 잠재울 수 있는 호재다.

국내의 민주화ㆍ자유화 추세를 공산당이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묶어둘 수 있게 된 것도 중요한 수확이다. 정치체제 개혁보다는 올림픽 개최란 국가적 과제를 일차적인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주변국이 모두 이익을 얻게 됐다. 미국 및 대만과의 관계가 현상유지 틀 위에서 발전적으로 모색될 것으로 기대할 수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중국이 급작스런 외교관계의 변화를 꾀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올림픽 유치 효과는 비계량적 측면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적 특수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올림픽 유치가 경제성장에 미칠 효과는 분석주체에 따라 다소 다르다.

홍콩 금융업계는 올림픽과 관련된 공ㆍ사적 투자로 인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앞으로 7년간 매년 0.3% 증가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국무원의 추계는 더 크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은 올림픽 유치로 매년 0.5~0.6%에 이르는 GDP 증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보화에 가속페달 역할

중국의 올림픽은 유치 시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산업화 시대에 치러졌다면, 베이징 올림픽은 정보화 시대에 개최된다는 것이다. 정보화 시대 초입에 위치한 중국에게 올림픽은 정보화를 앞당기는 가속페달 역할을 하게 된다.

베이징 당국은 앞으로 5년간 142개 집중건설 항목에 투자할 도시기초시설비용 1,800억위엔(27조원) 중 300억위엔(4조5,000억원)을 정보화에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의 올림픽 유치 구호는 3개.‘녹색 올림픽’ ‘인문 올림픽’ ‘과학기술 올림픽’이다. 환경보호, 문화수준, 정보화기술을 앞당겨 발전시킴으로써 베이징을 선진도시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베이징은 이를 위해 기초시설투자비 1,800억위엔 중 900억위엔을 각종교통망 정비에 쏟아 붓기로 했다. 나머지 450억위엔은 환경보호 및 도시녹화에, 150억위엔은 수도ㆍ전기ㆍ연료 시설에 투자한다. 베이징은 2008년이후 아시아의 심장부로 거듭나기 위한 대장정을 시작했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7/24 19:54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