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스크린 스크랩핑

인터넷이 세상을 바꿔 놓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사이버 세상의 중심에는 인터넷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 서비스도 따라가기 힘든 판국에 왠 기술이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인터넷 기술을 찬찬히 훑어보면 인터넷의 맥을 찾을 수 있다.

스크린 스크래핑(Screen Scraping)은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뱅킹과 맞물려 빼 놓을 수 없는 기술이다. 스크린 스크래핑이란말 그대로 스크린에 보여지는 데이터 가운데 필요한 데이터만을 추출하도록 프로그램화한 소프트웨어다.

원하는 자료를 일일이 검색할 필요 없이 이를 자동으로 검사해 필요한 데이터 만을 수집하기 때문에 무척 편리하다.

스크린 스크래핑 엔진이 자동으로 시스템에 접속해 데이터를 화면에 나타나게 한후 필요한 자료만을 추출해 가져오는 식이다.

특히 인터넷과 맞물려 웹 사이트에 있는 정보를 끄집어내 다른 사이트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기 때문에`웹 스크래핑'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스크린 스크래핑 기술은 시스템에서 해당 사이트에 자동 접속, 필요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해당 인터넷 사이트에 매번 접속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웹 사이트를 운영 중인 회사에서도 스크린 스크래핑 이용자에게 일대일 마케팅을 전개해 다른 업체와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스크린 스크래핑 기술은 다양한 인터넷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먼저 인터넷 계좌 통합 관리 부문이다. 계좌 통합 관리란 사용자가 각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금융 자산을 인터넷으로 통합해 한번에 조회, 이체 등 거래를 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스크린 스크래핑기술을 통해서 여러 금융기관에 분산돼 있는 예금, 적금, 신탁, 주식, 대출금 내역, 신용카드 사용 내역, 보험금과 연금 등 개인의 모든 금융정보를 보여준다.

스크린 스크래핑 기술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 분야가 바로 이 계좌통합관리 부문이다.

증권 포털 팍스넷에서 분사한 핑거(www.finger.co.kr), 소프트그램(,www.softgram.com)등이 주요 은행, 증권사와 제휴해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계좌 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메일 통합 조회에도 사용할 수 있다. 코리아닷컴(www.korea.com), 다음(www.daum.net), 네띠앙(www.netian.com) 등 여러 웹 메일을 사용하는 경우 스크린 스크래핑 엔진을 탑재해 놓으면 매번 접속하지 않고도 메일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호텔, 항공사, 렌터카, 주유소 마일리지 등 각종 보상 프로그램에도 활용 가능하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에쓰오일 이용자라면 각 사이트마다 접속해서 마일리지를 확인할 필요가 없다.

개인 ID와 패스워드만 입력해 놓으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마일리지를 합산해서 알려주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에서 경매 진행 상황을 추적할 때에도 스크린 스크래핑이 사용될 수 있다. 일일이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정해진 시간 주기에 따라 자동으로 경매 진척사항을 뿌려준다.

물류 서비스의 배송 정보 추적도 유사하다. 이밖에 뉴스, 채팅, 날씨 등 사용자가 클릭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곳이라면 어디든 이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러나 아직 스크린 스크래핑은 미완성이다. 스크린 스크래핑은 웹 사이트에서 정보를 가져오기 때문에 해당 사이트가 갱신될 때마다 프로그래밍을 수정해야한다.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스크래핑할 수 있는 지 역시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정확하고 빠른 데이터 수집이 스크린 스크래핑 기술을 좌우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전자신문 인터넷부 강병준 기자

입력시간 2001/07/2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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