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象과 체질](17) 뼈와 중력

노동이 줄고 노령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뼈 속이 비어버리는 골다공증이 요즘 관심사다. 골다공증은 물론 노화의 한 과정이므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인간은 서서 산다. 그리고 중력이라는 지구가 붙잡아주는 힘에 의해 항상 아래로 무게를 느끼고 산다.

자연스러운 삶을 강조하는 한의학에서 인간을 천지(天地)간에 홀로 직립(直立)하여 사는 철학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왜냐하면 물처럼, 바람처럼 자연과 같이 동화된 삶을 강조하지만 중력이라는 생존환경에서 물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훌륭한 조언이 될 수 있지만 사람은 생물적으로 영원히 바로 서 있을 수 없다.

노화는 물처럼 중력에 대해 자연스럽게 흙 속으로 묻혀 들어가는 과정이다. 사람이 서서 살기 위해서는 불(火)이라는 존재의 상승하는 기운을 이용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뼈라는 돌처럼 단단한 막대기가 있어야서 있을 수 있다. 사람이 서서 산다는 것은 정말 신비한 일인 것이다. 중력에 과감히 버티고 사는 것이다. 우리의 잘 발달된 두뇌의 조절능력이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만들었다. 상하좌우 전후로 중심을 잡을 줄 알아야 설 수 있다.

우주여행을 한다고 치자. 무중력 상태에서는 서 있다는 것이 무의미하다. 결국 뼈는 중심이 물러지고 좌우 전후 상하의 위치 감각까지 무뎌져서 멀미를 일으키게 된다. 뼈는 무중력상태에서 단단해지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지구 위에서 걸어 다니는 동작 하나하나에 의해 뼈는 가치를 발휘를 하게 된다.

등산은 중력을 이겨나가는 매우 소중한 운동이다. 꼭 등산이 아니더라도 서서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다.

우주여행은 절대 낭만이 아니며 무중력상태는 행복한 느낌을 반드시 보장하지 않는다. 우주비행을 마친 조종사들이 뼈가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운동 중에 수영은 중력을 덜 받는다.

관절염이 있는 사람들은 물 속에서 걷기가 좋다. 전적으로 수영에만 의존하기보다 걷기를 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칼슘은 운동을 통해서 긍적적인 효과가 발휘된다. 누워있는 사람이 칼슘만 들이키면 몸에 결석이 생길 확율만 높아진다. 지구 상에서 골다공증을 걱정한다는 것은 우주시대에 걸맞지 않는 게으름이다.

태양인은 상초(上焦ㆍ한의에서 상초는 심장 위, 中焦는 위경(위) 속, 下焦는 방광 위에서 각각 음식의 흡수 소화 배설을 맡는다)가, 소양인은 중상초가, 태음인은 중하초가, 소음인은 하초가 발달된 체형이다.

직립해서사는 인간이라는 전제하에 나누어진 체형의 차이이다. 기의 흐름도 태양인은 직승(直升), 소양인은 횡승(橫升)이라하여 상부로 기가 편재되고 태음인은 방강(放降), 소음인은 함강(陷降)이라하여 아래로 기가 편재된다. 태양인 소양인은 하체가 부실해지기 쉽고 태음인과 소음인은 상체가 부실해지기 쉽다.

이왕에 자신의 뼈를 위하여 운동한다면 태양인과 소양인은 하체운동을 좀 더하고 태음인과 소음인은 상체운동을 좀 더하면 좋을 것이다.

사상의학은 사람이 서서 산다는 것에 의해 기운의 상승과 하강, 발산과 흡수의 생리적 역할을 중시하는 의학이다.

뼈를 튼튼히 한다는 것은 중력을 이기는 힘을 키운다는 것이고, 기혈의 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이다. 사람이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기가 안으로 쏠리거나 밖으로 기대거나, 부족하거나 지나치면 안되며, 기의 흐름이 낮거나 짧거나, 좁거나 작아서도 안 된다.

결국 중용적인 조화와 조절이 잘되어야 중심을 잡을 수 있고 중력을 이길 수 있다.

태양인은 직승하는 기운이 너무 많아 문제가 된다. 뼈가 단단해지려면 태양인은 급한 마음을 조심하고 지구력을 키워야 한다.

소양인은 내적인 부족감에 대한 두려움을 잊고 내실 있게 몸을 단련해야 한다. 소양인이 자신의 횡승하는 기운으로만 살아간다면 하체는 더욱 약해져서 하초가 부실해지기 쉽다.

태음인은 흡수기능이 훌륭하지만 심폐기능이 부족하여 활동력이 떨어지기 쉽다. 다른 체질에 비해 부지런해야 한다. 욕심을 줄이면 겁도 줄어들고 사사로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소음인은 항상 생각이 많고 몸은 게으른 것이 문제이다. 능동적으로 활동하며 태양인의 직승하는 남성다움과 소양인의 외향적인 활달함을 같이 배워야 한다.

우리 몸의 뼈와 근육 등은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적응해 주지만 그것들을 관리하는데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운동선수들이 반복훈련에 의해 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면 우리의 몸도 하나의 기억장치인 것이다. 의식적인 노력이 무의식적인 자율조절로 발달해 가는 과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평소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은 반사적으로 대응을 하게 된다.

뼈를 튼튼히 만들어 가는 노력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생후 1년정도가 되면 인간은 설 수 있다. 아기가 아장아장 걷는 것은 뼈와 근육, 두뇌의 자율적인 중심잡기 등 직립 3박자를 어느 정도 갖추었다는 의미이다.

지구상에 살면서 중력의 이중성을 이해하여야 한다. 중력덕분에 몸이 제 모습을 갖추고 있는 동시에 그 중력을 견디지 못하게 되면 흙으로 돌아가게 된다.

입력시간 2001/07/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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