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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전설적 혁명전사의 '삶과 죽음'

■ 체 게바라


■ 체 게바라
(알베르토 브레시아ㆍ엔리케 브레시아 그림/엑토르 오에스테르엘드 글/남진희 옮김)

1967년 10월 8일 새벽 6시 볼리비아의 엘유로. 프라도 중위를 선도로 한 정부군이 정예 부대 레인저스들을 이끌고 도착, 체 게바라가 이끄는 게릴라 군과 대치한다.

이미 게릴라군측은 사면 초가에 몰린 상태. 정부군 레인저스들의 기관단총이 일제히 불을 뿜자 게릴라들이 하나 둘씩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간다. 한쪽 다리에 총상은 입은 체 게바라.

하지만 그의 부하 윌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체 게바라를 살리려고 언덕쪽으로 그를 업고 달려 간다. 힘에 겨워 숨도 제대로 못쉬는 윌리. 체 게바라 역시 총상으로 인한 고통과 천식으로 숨을 쉬지 못하는 절박한 상황.

체의 체포와 함께 피비린내 나는 전투는 막을 내렸다.… 볼리비아 이게라스의 한 허름한 학교 교실. 고통에 신음한 채 방치된 체 게바라. 어두운 교실 안에 문이 열리고 기관단총을 손에 든 한 군인 한명이 쓰러져 있는 체게바라의 앞에 선다. ‘나는 쓰러지지 않아’, ‘지금. 쏴라’하는 외마디 절규. 이어 몇 발의 총성일 울린다.…

체 게바라(Ernesto Che Guevara). 핍박 받는 민중을 구하기 위해 독재 정권과 피말리는 무장 게릴라 투쟁을 벌이다 장렬하게 사라져간 남미의 전설적인 혁명 전사. 1959년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성공시켜 유럽 청년세대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신화적인 인물.

하지만 그는 평생 보장된 관료직을 버리고 볼리비아의 정글 속으로 들어가 게릴라 활동을 펼치다 처참하게 생을 마친다. 착취 받고 억눌린 민중이있는 한 그에게 안락과 쾌락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남미의 혁명 전사 체 게바라의 일생을 그림과 글로 엮은 ‘체 게바라’(원작: 체 게바라의 삶ㆍ현실문화연구 펴냄)가 나왔다. 이 책은 단순한 만화가 결코 아니다. 만화 형식을 빌린 한편의 초대형 판화이자 서사시(詩)다.

흑백의 강한 대조로만 그려진 그림, 간명하면서도 함축적인 글은 한편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천식을 얻은 어린시절, 인간에 대한 사랑과 믿음, 혁명가의 길을 가게된 동기, 혁명에 대한 강렬한 열정, 그리고 삶을 마감하는 최후 순간까지 ‘인간과 투사’ 체 게바라의 모든 인생이 담겨 있다.

이 책은 1968년 출간되면서부터 저항의 상징이 돼 버렸다. 초판이 발행되자마자 아르헨티나 군사정권은 유포를 금지하고 원본을 없애 버렸다. 독재 정권의 광기가 극에 달했던1973년, 이책의 작가 오에스테르엘드와 그의 네 딸이 실종돼 아직 생사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혹한 탄압 속에서 일부 남아 있던 판본을 되살려 어렵게 재출간이 이뤄졌다. 이 책이 암암리에 전세계로 퍼져 독자들에게 큰 감동과 놀라움을 주고 있다.

20년전만 해도 이땅에서 감히 소지하는것 조차 불법이 됐을 만한 책 ‘체 게바라’. 점차 무뎌져 가는 ‘자유와 인권,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08/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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