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그린에 떨친 한국 낭자 쾌거

박세리·김미현 LPGA투어 브리티시오픈서 나란히 우승·준우승

박세리(24ㆍ삼성전자)가 환상의 역전드라마로 골프 종주국인 영국 그린을 정복하며 그랜드 슬램에 성큼 다가섰다.

‘수퍼 땅콩’ 김미현(24ㆍKTF)도 올들어 3번째 준우승을 추가, 한국 여성골퍼들이 올시즌 미국 LPGA 투어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을 휩쓸었다.

박세리는 8월5일 영국 버크셔 서닝데일골프장(파72ㆍ6,27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김미현(24ㆍKTF)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이로써 박세리는 98년 US오픈과 맥도널드 LPGA선수권에 이어 3년만에 3번째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으며, 앞으로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만 추가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박세리는 또 시즌 4승으로 다승 선두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ㆍ 5승)을 바짝 따라 붙었다.

LPGA 데뷔 이후 12승째를 거둔 박세리는 이날 우승 상금 22만1,650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124만8,535달러로 상금랭킹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전날 공동 9위로 선두에 4타나 뒤진 채 4라운드에 나선 박세리는 1번홀(파5ㆍ 476야드)에서 장쾌한 드라이브샷에 이어 세컨드샷을 홀 3.5㎙ 옆에 붙인 뒤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대역전극의 포문을 열었다.

또 ‘터미네이터’란 별명에 걸맞게 마지막 2개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리를 굳혔다.

한때 박세리를 1타차로 추격했던 김미현은 14번홀에서 이글 퍼트가 홀 바로 앞에서 멈춰 서는 등 번번이 퍼트를 짧게 쳐 연장전 진출 기회를 날려 버려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한국 ‘낭자’들이 해외에서 보내 준 승전보는 무더위와 난마 같이 꼬인 국정에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이번에는 국내 지도자들이 낭보를 전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1/08/08 14:43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