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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수난시대… 투자실패 비난 한몸에

증권사 애널리스트(analystㆍ기업분석가)들이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기업분석보고서의 공정성 여부조사, 의회 청문회, 소송 등 최근 미국과 일본을 강타한 애널리스트 수난 열풍은 곧 국내에도 상륙할 기미여서 당사자들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공정하고 정확해야 한다는 원칙은 인정하지만 기업분석상의 애로, 참고자료일 뿐인 보고서에 대한 맹신, 과열된 투자심리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도마 위에 오른 해외 애널리스트

우선 잘못된 추천에 대한 극한 처방인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주의 여왕’이라 불리던 미국 모건 스탠리의 거물 애널리스트 메리 미커가 최근 아마존닷컴과 이베이 투자자들로부터 잘못된 매수추천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앞서 메릴린치는 소속 애널리스트의 잘못된 투자권고로 손해를 본 투자자에게 소송을 당한 뒤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키로하고 타협한 바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달 초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57명을 대상으로 주식 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3명이 투자자들에게 추천한 것과 반대로 주식을 거래해 최고 350만달러(45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며 정밀조사와 함께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미국 하원은 청문회를 열어 애널리스트의 매수ㆍ매도 추천의 적절성, 해당기업과유착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미국 증권업협회(SIA)는 이에 따라 새로운 업무강령을 제정, 애널리스트들이 자신과 가족들의 주식투자 현황을 공개하고, 자신이 매수추천한 종목은 일정 기간 매도를 금지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일본 금융당국도 최근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리서치보고서의 작성경위와 정확성 등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국내 애널리스트, 괴롭긴 마찬가지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소송 등 극한 상황을 맞진 았았지만 잘못된 분석 보고서 및 실적 전망치, 잦은 투자의견 변경 등을 둘러싼 비난의 중심으로 빨려들고 있다.

코스닥등록업체인 프로칩스(위성방송용 셋탑박스업체)는 지난 3월 말 부도가 났으나 부도나기 40일 전인 2월 19일 한 증권사 경제연구소가 이 회사를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가진 우량기업으로 매수추천한 바 있어 당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소송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S증권은 6월 한달동안 거래소 다층인쇄회로 기판 업체인대덕전자의 주당순이익을 기존의 1,136원에서 1,234원으로 올리더니 곧 848원으로 내리는 등 두 번이나 변경해 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최근 분위기와 관련,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7월 25일 “애널리스트 분석자료가 얼마나 타당한 지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조만간 국내에도 애널리스트에 대한 규제가 시작될 조짐이다.

한국증권분석사회 김경신 이사(리젠트증권상무)는 “일반운용전문 인력시험 합격자가 펀드매니저를 하듯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대한자격증 제한을 둬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현재 애널리스트는 아무런 제한이 없이 자체 직원을 교육을 통해 애널리스트로 만들거나 특정 업종의 연구원 출신을 영입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아예 회사차원에서 애널리스트의 대외 발언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언론을 통해 적정주가를 밝힐 수 없게 하거나 언론과 접촉할 때는 사전에 어떤내용을 이야기할지 신고서를 제출토록 한다는 것이다. 소송이나 기타 귀찮은 문제에 말려들기 전에 몸을 사리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안팎으로 공격받고 입지마저 좁아지고 있는 애널리스트들도 할 말이 많다.

우선 담당하는 업체가 공개하는 재무제표나 기업정보가 엉터리거나 불성실해 정확하고 공정한 기업분석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S증권의 엔터테인먼트 담당 애널리스트는 “한 코스닥 등록기업이 기업설명회도 하지 않고 기업탐방을 가도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아 결국 분석을 포기했다”며“그 업체에 대해서는 주가전망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과열된 투자심리도 냉정한 기업분석을 막는다.

지난 5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담당업체에 ‘매도’ 의견을 냈다가 악몽 같은 일을 겪었다. 해당기업과 투자자들로부터 항의전화가쇄도한 것은 물론, 집으로 전화해 “자식들이 학교는 잘 다니고 있느냐”는 끔찍한 협박까지 받아야 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들도 더욱 정확한 분석을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솔직히 소신있는 활동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투자자의 의식수준으로 지난해 전체 증권사의 투자의견 중 매도의견은 불과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사에게 불리한 투자의견을 낸 애널리스트에게는 자료를 주지 않고 증자나 CB발행에 유리하도록 매수추천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행태도 애널리스트들을 괴롭힌다.

거래소와 코스닥을 합쳐1,300여개에 이르는 업체들을 많아야 30~40명이 고작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맡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이로 인해 중소형 증권사는 아예 주요 100~200개 업체만 선정, 나머지는 분석을 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 업무따라 명칭 달라

각 증권사들이 매일 내놓는 데일리(일일 시황지)에는 대부분 보고서 작성자의 이름이 함께 실려 있다. 그냥 이름만 있는 경우도 있고 연구원이라는 호칭과, 혹은 무슨 뜻인지 언뜻 알기 어려운 스트래티지스트라는 명칭이 붙어 있기도 하다.

보통 애널리스트(analyst)라고 통칭되기도 하는 증권사 연구원들은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각각 고유한 담당 영역이 있고 그에 따라 명칭도 조금씩 다르다.

연구원들은 크게 스트래티지스트(strategistㆍ투자전략가)와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로 나뉜다. 스트래티지스트는 애널리스트와 달리 일정한 업체를 담당하지 않고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린다.

데일리의 앞 쪽에 나오는 일일 시황을 주로 담당한다. 애널리스트가 주로 담당 업종에 대한 업황과 전망, 개별기업실적 분석 등 ‘나무’에 치중한다면 스트래티지스트는 전체적인 ‘숲’을 보고 어떻게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지를 결정한다.

이들은 증시 전체를 바라보며 뜨는 쪽과 지는 쪽을 가려내고 그에 맞는 투자전략을 세운 뒤 해당 애널리스트와 함께 심층분석을 진행한다.

이코노미스트(economistㆍ경제분석가)는 증권사 리서치센터 내에 있는 경제조사팀 등에 소속돼 있으며 금리 환율변동 경제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를 통해 경제를 전망,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 일조한다. 주로 경제학을 전공한 석ㆍ박사 급의 전문인력들이 맡고 있다.

차티스트(chartistㆍ차트분석가)라는 용어도 요즘 자주 쓰인다. 데일리나 증권정보 사이트에서 볼수 있는 형형색색의 그래프가 이들이 사용하는 기본적인 분석 도구다. 차트를 통한 기술적 분석을 통해 향후 증시를 전망한다. 전문적인 차티스트도 있지만 주로 스트래티지스트가 차티스트의 역할을 함께 맡는다.

진성훈 경제부기자 bluejin@hk.co.kr

입력시간 2001/08/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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