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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동아리대회 "멍석 깔았다"

청소년 문화의 새로운 숨통, 대한민국청소년 동아리경진대회 출범

“풍족하진 않지만 열심히, 즐겁게 살아가는 우리 또래의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빡빡머리 우진원(19ㆍ휘경공고3)의 미소가 싱그럽다.

누구나 스타 되기를 꿈꾸는 이 시대, 스타만이 능사인가? 스타덤이니, 팬덤이니, 몰래 카메라니, 이른바 아이돌 스타들은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한밤중에 들이닥치는 TV 카메라 앞에서 졸리운 눈을 게슴츠레 뜨고서라도 웃어 보일 줄 알아야 하는 이른바 10대 스타들. 스타라는 가면속에 감춰진 그 같은 위선이 싫다.

4인조 댄스 동아리 ‘리버스(Rivers)’의 리더 우진원이 “우리의 꿈, 우리의 직업은 댄서”라고 말할 때, 그 다짐은 요즘 청소년과 다른 울림을 갖는다.

스타 가수들의 들러리, 백 댄서는 싫다는 말이다. 남영동 청소년 문화 센터 스스로넷에서 1년전 만난 멤버 김현진, 채수현 역시 춤추는 것 자체가 좋아 틈틈이 함께 연습해 오고 있었다.


100여개팀 300여명 참가, 마음껏 끼 발산

제 1회 대한민국 청소년 동아리 경진 대회(Korea Youth ClubOlympiad).

“한 50개 팀 정도 모이겠거니 예상했는데, 두배를 넘는 팀(300여명)이 경합을 벌이게 됐어요.” 대회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동아리연맹의 사업부장 김용대(35)씨가 전하는 열기다.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의 개관 행사로 지정된 데 대한 자부심 또한 읽힌다.

요즘 흔한 브레이크 댄스나 레이브 파티에서 보듯, 청소년들끼리만의 대회가 아니다. 구로고, 전북 부안중 같은 학교는 학교장이 주최측에 문의, 참가를 주선하기도 했다.

주최측은 또 고교 록 그룹 ‘혼’ 등 접수 마감 시한인 4일을 넘어 이 대회를 알게 된 동아리들의 아우성을 잠재우느라 혼쭐을 뺐다고 김 부장은 덧붙인다. 현재 중앙대 청소년학과 대학원을 4학기째 이수중인 김씨가 청소년 연예 열풍에 대한 바람직한 인프라로서 이 대회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네 끼를 펼쳐라.’

KYC가 이번 첫 대회를 위해 내건 슬로건이다. 13~18세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청소년이 만든 5인 이상의 동아리로서, 학교나 단체장의 추천을 거치는 것으로 이들은 세상과 만난다. 이 자리가 없었다면 이들은 기껏해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한켠에서 밤새도록 그들만의 춤판을 벌였을 것이다.

그러다 운이 좋아 TV 쇼 프로 PD의 눈에 띄어 핸드폰 번호 알려주고 무작정 기다리는 게 그들의 일이었다.

현재 1차 서류ㆍ비디오 심사를 거쳐 확정된 팀은 16~17일 천안시 목천면 독립기념관부근 국립 중앙 청소년 수련원에서 1박2일의 합숙 대회를 치른다. 방을 배정 받고 점심 식사를 마친 참가팀은 록 그룹 등의 축하 공연을 즐긴 뒤, 본격 대회에 들어 간다.

중창ㆍ댄스ㆍ사물놀이ㆍ밴드ㆍ연극ㆍ마임ㆍ개그 등 공연 부문, 사진ㆍ만화ㆍ영상 등 비공연 부문 등 두 범주로 나뉘어 치러지는 예선이 먼저다. 이어 오후 7~9시 본선으로 준비돼 온 기량을 맘껏 펼치는 이들은 동아리 대표와 지도자 간담회로 숨가쁜 하루를 정리한다.

17일 오전 7시 공동 체조로 하루를 깨운 이들은 시상식과 지원금 지급 등으로모든 일정을 마친다. 100점 만점에 참신성 40, 기술 20, 조화 20, 표현력 20 등으로 나뉘어 심사를 거쳐 선발된 팀에게는 상금도 수여된다.

대상에 200만원, 부문별 최우수상에 100만원, 부문별 우수상에 50만원, 부문별 장려상에 30만원씩이다. 인기가 높은 참가자에게는 50만원의 특별상도 수여한다.


청소년이 주체, 동아리 자율성에 최우선 가치

대회 주관 단체인 한국 청소년개발원 원장 권이종씨는 동아리 중심의 자율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는 데 가장 큰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보이 스카우트, 걸 스카우트, 청소년 연맹 등 지금까지의 청소년 사회ㆍ문화 활동은 청소년이 주체였다고 보기 힘들었죠.”

국토 탐방, 문화교육 프로그램, 대규모 잼버리 대회 등 기존의 청소년 문화 사업은 기성인의 시각에 짜여진 사업으로, 이 시대 청소년의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데는 부족했다는 판단이다.

그같은 인위적 틀을 탈피, 입시 지옥, 방황과 탈선 등 한국적 패턴의 청소년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다짐이다. 책임 있는 기관이 주도하는 자발적이고 건전한 동아리 문화가 최선의 묘책이라는 것.

이 연맹은 지난 6월 문화관광부청소년국의 산하 사단법인으로 지정, 올 예산으로 1억을 지원받았다.

이들의 열띤 몸짓을 지켜 볼 14명의 심사위원은 풍물, 댄스, 연극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 중요 문화재 제 11호 김용래(풍물), 김성숙 걸 스카우트 연맹장(중창) 등 기성 세대를 비롯, 사혼(보컬), 수현(댄스) 등 각분야에서 주목받는 신인도 공정한 평가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16일 문을 여는 천안 중앙 청소년 수련원의 개관 대회라는 영광도 차지했다. 정부 기관과의 원만한 조응이 한몫 톡톡히 한 것. 이 대회가 ‘청소년 정책 따로, 청소년 문화 따로’라는 구습을 벗어나지 못 한 우리 청소년 정책에 획기적인 선을 긋게 된 것도 그 같은 연유에서다.

실제로 서구 선진국들은 청소년 문제의 해법을 동아리 문화에서 풀어 간다. 1인1동아리 시스템이 보편화돼 있는 상황도 바로 그 때문이다. 그 같은 나라들의 경우, 정부나 민간 단체 등으로 구축된 관련 인프라가 제공하는 안정적지원이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그러나 첫 대회라, 민간 기업의 지원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까지는 숭민 그룹이 유일하다. 대한탁구협회장인 이광남씨가 대표로 있는 이 회사는 노인신문 창간, 여자축구단 창립 등 최근 들어 문화 분야에도 힘을 기울여 오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총행사비인 5,000만원을 지원했다.

대회를 코앞에 둔 주최측은 거의 매일 문화관광부 청소년국 청소년정책과 김주년서기관 등 관련 기관과 실무 접촉을 거듭하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www.kyca.net (02)508-0771.

장병욱 주간한국부 기자 aje@hk.co.kr

입력시간 2001/08/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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