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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 '불똥' 지방지로…] 언론사주 구속 ‘누가 누가 다치나’

[세무조사 '불똥' 지방지로…] 언론사주 구속 ‘누가 누가 다치나’

검찰 소환조사 일단락, 3~4명 가능성

‘구속까지 갈까’에서 ‘누가누가 구속될 것인가’로 초점이 이동했다.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한 검찰의 언론사 사주 수사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검찰 수사가 드디어 ‘칼을 뽑아드는’ 단계로 진입했다.

검찰은 8월13일 오전 서울지검장과차장, 부장검사 등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그간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신병처리 대상자와 시기, 영장방식 등을 최종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8일 국세청이 23개 중앙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개시한 지 6개월만이다. 언론사 세무조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사주들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였다.

8월8일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에서는 한국 언론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언론노조 조합원 200여명이 언론사주 구속과 신문개혁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는 가운데 언론사주 3명이 검찰에 출두한 것이다. 이날 출두한 언론사 사주는 장재근 전 한국일보 사장과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 김병건 전 동아일보 부사장이었다.

10일에는 마침내 ‘언론전쟁’의 한 진영을 형성하고 있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김병관 동아일보전 명예회장이 검찰에 모습을 나타냈다.

조희준 전 회장 등이 9일 재출두 해 조사를 받은 다음날이었다. 이날 오전 검찰에 출두한 방 사장과 김 전 명예회장에 대한 조사는 자정을 넘겼다. 김 전 명예회장은 11일 새벽 1시가 넘어서 나왔고, 방 사장은 본인의 뜻에 따라 밤샘조사를 받은 뒤 오전 6시30분께 귀가했다.


구속대상자 선별작업 돌입

이로써 언론사 세무조사에 따른 언론사피고발인 12명 중 사주 및 대주주 5명에 대한 소환조사가 일단락됐다. 조사가 일단락됐다는 것은 검찰이 구속대상자 선별작업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13일 서울지검 간부회의 결과 구속 대상자는 일단 사주 3~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청구는 늦어도 8월16일까지는 이뤄질 것이란 게 일반적인 추측이다.

검찰이 구속 대상자에 대해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청구하는 일괄처리 방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구속사유가 충분하다 하더라도 확실한 보강조사를 벌인 뒤 구속한다는 것이다.

앞서 소환된 사주들에 대한 조사는 국세청 고발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당연히 증여세 포탈과 법인세 탈세 등이 핵심적인 수사내용이었다. 검찰은 방 사장을 대상으로 1997년 12월 친구 허모씨에게 명의신탁한 조선일보사 주식 6만5,000주 등을 아들에게 우회 증여함으로써 증여세를 포탈했다는 고발내용을 집중추궁했다.

아울러 계열사인 조광출판인쇄 주식 16만5,000주와 스포츠조선 주식 8만1,000주를 자녀에게 우회 증여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았다. 국세청이 고발한 조선일보 사주의 증여세 포탈액은 46억원. 방 사장은 아울러 법인 대표자 자격으로 법인세 18억원을 포탈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았다.

김 전 명예회장이 조사받은 혐의는 우선 고 김상만 회장 소유의 동아일보사 주식 28만주를 일민문화재단에 출연한 뒤 계약서를 허위 작성해 두 아들에게 증여했다는 것.

또한 명의신탁주식을 부당 실명 전환한 혐의도 추궁받았다. 김 전 명예회장에 대한 국세청 고발내용은 증여세 포탈 48억원과 법인세 포탈 7억원.

검찰은 조사받은 사주들 중 일부에 대해서는 세금포탈 외에 공금유용 및 횡령, 외화도피 등 개인비리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주의 부외자금과 비자금 조성, 외화밀반출 혐의도 파악해 검찰이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신병처리 조치가 임박한 것은 피고발사 전ㆍ현직 임직원과 가족들에 대한 조사도 이미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사실에서도 감지된다.


사주 이외 관려자도 추가 기소 검토

검찰은 7월7일 언론사 전ㆍ현직회계ㆍ자금담당 실무자 6명을 첫 소환한 이래 지금까지 관계자 500여명을 불러 조사했다.

7월24일 동아일보 김병관 전 명예회장의 차남을 소환했고, 다음날에는 조선일보 방우영 회장의 아들과 동아일보 김병건 부사장의 장남을 소환했다. 7월26일에는 김병관 전 명예회장의 장남과 방상훈 조선일보사장의 장남이 소환됐다.

김병건 부사장의 차남 역시 7월28일 소환됐으며, 방계성 조선일보 전무는 8월1일부터 무려 4차례나 소환조사를 받았다. 김대중 조선일보 주필은 정부의 언론탄압을 구실로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검찰은 사주 친인척과 관계자에 대한조사는 국세청의 사주고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8일부터 이어진 사주 소환조사는 사전조사에서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혐의사실이 확인된 일부에 대해서는 우선 영장을 청구하자는 의견이 검찰내에서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신병처리 대상자 선별의 관건은 범법혐의 강도다. 가장 큰 처벌기준인 세금포탈 규모가 선별에서 핵심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검찰의 관행으로 볼 때 국세청이 고발한 정도의 탈세액이면 구속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검찰은 신병처리 대상자 선별에 탄력성을 발휘할 의사를 내비쳤다. 세금포탈 규모 외에 피의자의 나이, 범행동기, 범행수단 및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을 함께 고려한다는 이야기다.

검찰은 사주를 제외한 관련자에 대한 추가 기소도 추진중이다. 구속 대상자를 포함한 전체 기소 대상자는 15~16명으로 전해졌다. 이것은 국세청이 고발한 12명 외에도 조사과정에서 혐의가 드러난 임직원 등이 더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정조사, 여야 격돌 예상

언론사 세무조사가 애초부터 정치적쟁론 대상이었던 만큼, 사주 소환조사와 구속전망은 여야 투쟁을 격화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언론장악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사주 구속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수사를 지켜보자며 공식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당초 민주당 중진 일각에서 나왔던 구속반대 입장은 일단 잠잠해졌다.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한 국정조사문제는 반대했던 민주당이 검찰수사 뒤 하겠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실시 가능성이 커졌다.

한나라당은 이미 당내 언론자유수호비상대책특위를 중심으로 국정조사 실시에 대비한 준비를 착실히 해왔다. 한나라당은 언론관련 문건작성 배경, 신문고시 부활 경위, 국세청ㆍ공정거래위 조사를 중요 국정조사사안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안정남 국세청장과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한광옥 청와대비서실장,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김한길 문화관광부장관, 신승남 검찰총장 등을 핵심증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정조사는 여야 모두 부담이 적지않다. 민주당으로서는 현정부 실세들의 출석 여부를 놓고 한나라당과 한바탕 진통을 겪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일부 언론사주의 ‘파렴치 행위’가 드러날 경우 편파적으로 일부 언론사를 옹호했다고 비난받을 가능성이있다. 언론사 사주 구속 전망에 따른 파장은 이미 언론계를 크게 넘어섰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1/08/1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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