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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인생의 반을 찾아 험난한 세상으로…

■ 에스코트

최근 출시된 비디오 중 중년 남성에게 더욱 와닿을 작품들. 의붓 딸에게 집착하는 대학 교수의 격정을 묘사한 블라디미르 나보코브의 화제작 <로리타>를 원작으로 한 스탠리 큐브릭의 <로리타>는 에드리언라인 감독의 리메이크 작품보다 내면 묘사가 빼어난 흑백 고전이다.

약혼자에게 채인 귀족 노처녀와 그녀의 화풀이 상대가 되고마는 중년 하인의 심리, 계급 대결이 팽팽한 <미스 줄리>는 마이크 피기스의 최신 수작.

<첨밀밀>의 커플 장만옥과 여명이 주연한 <소살리토>는 홍콩 영화 특유의 비현실적인 화면 만들기를 통해, 사랑의 상처를 안고살던 중년 남녀의 새 인생 찾기를 그린다.

멕 라이언과 러셀 크로우가 실제사랑에 빠져 더 화제가 되었던 <프루프 오브 라이프>도 삐꺽거리던 중년 부부 사이에 끼어든 사랑이 주요 갈등 요소로 작용한다. 지지난주에 소개한 <닥터 T>까지 포함하면, 중년의 고독과 위기는 동서고금의 빼놓을 수 없는 이슈임이 분명하다.

미셀 블랑의 2000년 작 <에스코트 Mauvaise Passe(영문 제목The Escort)> (18세, SKC)는 가장 현실적으로, 그리고 충격적으로 묘사된 중년 남성의 인생 찾기 영화로 꼽을 수 있겠다.

삶의 중간 지점에서 되돌아본 지난 날, 그리고 앞으로의 여정.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튀지않고 묻혀가다보면 연금을 타 먹을 수 있는 노년에 이를 것이다.

<에스코트>의 주인공 피에르도 이 사실을 잘 알고있지만, 어쩐지 이건 아닌 것같다. 어느 날 아침, 무작정 공항으로 가 가장 빨리 탈 수 있는 비행기에 오르고보니 런던. 끼니 걱정을 하던 피에르가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직업은 남창.

야한 침실 장면들이 이어질 것이라 기대해보나, 배우로서도 탁월한 기량을 보이고 있는 미셀 블랑 감독은 천박한 호기심을 채워줄 의사가 전혀 없다.

중년 남성의 암울한 자아찾기를 연출 목표로 삼아, 삶의 다양한 몸부림을 보여주는 선에서만 침실을 공개하고 있다. 피에르와 그의 동료들, 그리고 고객 모두가 덫에 걸려 파닥이다 죽어가는 동물로 보인다. 그러나 감독은 동정과 자기 연민을 배격하여, 냉정한 관찰자 시선을 유지한다.

불문학 강사인 피에르(다니엘 오떼이유)는 가정적인 아내와 사춘기 아들을 둔 45살의 가장. 충동적으로 비행기에 올라 인생 탈출을 시도한 그는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는 싸구려 여관방에서 8일째 아침을 맞고 있다.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술집에 들어갔다가 얻어터지고 나온 그를 도와준 젊은이 톰(스튜어트 타운젠트) 덕분에, 톰이 경영하는 작은 카페에서 설거지를 하게된다.

소설 쓸 거리를 찾아 왔다는 피에르에게 톰은 자신의 진짜 직업인 에스코트(상류층 남녀를 상대하는 고급 남창)를 권한다. 그런 일을 어찌 하느냐, 7개월간 발기하지 못했다고 펄쩍 뛰던 피에르는 취재를 핑계삼아 나섰다가, 지적인 프랑스 남자를 반기는 고객 덕분에 인기 남창이 된다.

같은 에이전시에 소속된 킴(리자 워커)과 동거하며 마약에도 손을 대는 피에르. 직업과 사생활 분리가 철저한 톰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돈과 섹스에 탐닉하며 거짓말과 자기 기만에 익숙해진다. 아버지의 입원 소식을 듣고 프랑스로 돌아온 피에르는 아내의 이혼 통고와 "유령과 살았다"는 아들의 말을 듣게되는데.

옥선희 비디오 칼럼니스트 oksunhee@netsgo.com

입력시간 2001/08/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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