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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당정 쇄신론 다시 수면 위로

이번 주 정국의 포인트는 문책 여론이 들끓고 있는 오장섭 건교부장관과 임동원 통일부장관의 거취 및 또다시 불거지고 있는 당정 쇄신론이 어떻게 귀결되느냐다.

오 장관은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우리나라를 항공안전위험국(2등급)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임 장관은 ‘2001 민족통일대축전’ 방북단의 평양소동으로 각각 궁지에 몰리고 있다.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오장섭 건교장관 문제에 대해 “오 장관 발탁 부당성을 지적한 야당의 주장을 수용했더라면 이런 낭패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오 장관은 이번 사태뿐 아니라 재산과 관련해 각종 물의를 빚은 데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라”고 몰아붙였다.

오 장관은 지난 3월 취임 후 부동산 위장거래와 재산변칙 증여 의혹에 시달렸고 건설사 사장 시절의 공사특혜 수주 시비에도 휘말렸다.


건교부장관ㆍ통일관장관 거취문제 여권 내부서 거론

여권 내부에도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오 장관이 자민련 소속이어서 김종필 명예총재의 동의 없이는 경질이 힘들다는 점이다.

청와대 측이 “결정된 바가 없다”며 오 장관 거취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JP가 교체를 건의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민련과 JP의 반응은 뜨악하다. 자민련은 오 장관 문책 방침이라는 보도가 있은 8월20일 당 5역 회의를 갖고 “청와대에 확인해봤더니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면서 “사사건건 장관의 거취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차단막을 쳤다.

오 장관도 “정치권이 국회 파행 등으로 법 개정에 늑장을 부린 것이 원인”이라며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정쟁으로 국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건교부가 사태의 심각성 등을 적극 알리면서 정치권에 법안처리를 호소했더라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며 오 장관의 주장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민련 출신 장관은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고리인 만큼 김 대통령은 JP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지만 JP도 마냥 버티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 대망론의 군불을 지피며 대권도전 의사를 분명히 해가는 길목에서 오 장관을 무작정 싸고 도는 것은 부담이 있다.

이와 관련, 조만간 있을 DJP회동에 따라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 문제, 언론국정조사 협력문제 등과 함께 오 장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어떤 형태로든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족통일대축전 방북단이 일으킨 소동의 유탄을 맞고 있는 임동원 통일부장관의 사정도 나을 게 없다. 여권 관계자들은 “북한이 약속을 어겼고 방북단이 돌출 행동을 했다면 북한이 비난 받고 방북단의 해당 인사들이 책임을 져야지 임 장관의 책임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방북을 불허키로 했다가 전격 방북을 승인하는 과정 등 결국 임 장관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적지않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북한의 비협조적인 태도, 방북단 구성원의 면면 등으로 미뤄 충분히 이 같은 사태를 예견할 수있었는데도 방북을 허가한 것은 실책이라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임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키로 결정한 상황이고 현 정부의 대북 조급증의 중심에 임 장관이 있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여권이 임 장관 경질 압박을 쉽게 피해나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민련의 태도도 변수다. 지금까지는 오장섭 장관 문제가 걸려 임 장관의 경질 요구를 하지 않았지만 오 장관이 문책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따라서 인책 경질을 한다면 두 장관이 모두 해당될 가능성이 있으며 여기에 청와대 비서진과 당직 일부 개편이 더해져 상당규모의 당정쇄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안동선 암초’ 사회표명 불구 말끔히 제거 안돼

경색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할것으로 기대됐던 여야 영수회담이 ‘안동선 발언’ 암초를 만나 뒤뚱거리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를 통해 전격 제의한 영수회담을 한나라당이 수용함으로써 이르면 이번 주 말쯤 김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영수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8월16일 민주당의 청주 국정홍보대회에서 안동선 최고위원이 이회창 총재에게 막말을 함으로써 상황은 급변했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사과와 안 최고위원의 사퇴 및 재발방지 약속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영수회담에 응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결국 안 최고위원이 자신사퇴 의사를 밝혀 물꼬를 텄지만 아직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안 최고위원이 “영수회담 성사를 위해 사퇴한다”면서도 이회창 총재 부친의 친일의혹은 밝혀져야 한다고 걸고 넘어졌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위장사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총재가 21일 싱가포르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후에도 별다른 진전이 있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wkslee@hk.co.kr

입력시간 2001/08/2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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