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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고강도 경기부양책 나오나

햇볕은 여전히 따갑고 강열하지만 바람에선 가을이 확연히 느껴진다. 거리의 가로수를 뒤흔들 것처럼 맹렬하게 울어대던 매미들도 자신들의 수명이 다했음을 예감한 듯 애잔한 흐느낌을 토해낸다. 계절의 변곡점은 우리 경제의 현 주소를 따져보는 시기와 겹친다.

정부가 또 다시 바빠졌다.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6월 말 올 경제운용계획을 부분적으로 수정하면서 “당초 전망에는 미달하지만 4%대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재정적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2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적이 나오는 8월말에 다시 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희망과 달리 21일 발표된 2분기 GDP 성장률은 1분기 성장률 3.7%는 물론 3%조차 밑돌았다. 믿었던 소비심리(소비자기대지수) 마저 6개월만에 하향반전하고 수출 설비투자 산업생산 등의 거시지표를 보면 한숨만 나오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구조조정 관련 해법 등 경기반전 카드 뭘까?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 미국 나스닥지수는 지난 주말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900선도 지켜내지 못했다.

미 경상수지 적자 악화에 따른 달러가치의 급락을 경고한 지난 주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 등으로 한때 달러당 119엔대까지 추락, 대미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국ㆍ대만 등 아시아국가들의 표정을 더욱 어둡게했다.

주가 환율 성장률 교역규모 등 어느 하나 밝지 못하니 난다 긴다하는 저명 이코노미스트나 애널리스트들도 이제 세계경제 둔화의 진앙지인 미 경기둔화의 심각성이나 회복시기에 대해 하나둘 입을 다물거나 무책임한 비관론만 내놓고 있다.

‘8월말에 보자’고 한 약속에 따라 진념 부총리가 23일 기자회견을 갖는다. 명목은 외환위기때 빌린 IMF자금을 완전상환하는 것을 기념하는 이벤트라고 하지만 질문은 대부분 추락하는 경기에 대한 정부 인식과 대책에 모아질수 밖에 없다.

때마침 민간연구소와 기업을 중심으로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때를 놓치면 장기불황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 재정, 조세, 금리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한 고강도의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해온 대우자동차, 현대투신증권, 서울은행 등의 처리문제에 대한 언급도 이날 회견에서 빠질 수 없다.

저금리 등 경기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이 투자나 소비 진작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상시퇴출평가대상인 부실기업의 연명수단으로 전락한다면 모든 토끼를 다 놓치는 우를 범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우차의 경우 유일 협상대상자인 GM이 부평공장을 제외한 군산ㆍ창원공장만 인수하겠다고 고집해 당장의 해법이 나오기는 어렵다.

부평공장에 대해 위탁경영이니 독자생존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지만 대외신뢰도 등을 생각할때 실현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현실적으로는 헐값매각 시비를 감수하더라도 GM에 일괄매각하는 것이 최선의 ‘비상대책’(contingencyplan)이라는 얘기다. 서울은행도 지난 주 한때 국내은행에 인수시키는 방안이 나와 부산을 떨었지만 사실무근으로 밝혀졌고, 당분간 특별한 모멘텀도 없다.

다만 현대투신의 경우는 정부와 AIG와의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부가 막판 쟁점을 다소 양보하더라도 구조조정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적지않다.

어쨌든 정부가 ‘구조조정 앵물 3형제’처리와 관련해 “욕을 먹을 각오가 돼있다”고 한 이상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해외뉴스의 초점은 21~22일(미국시간) 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추가인하 여부다.

그러나 이미 0.25%포인트 인하 재료가 시장에 반영된 만큼 더욱 주목되는 것은 이날 발표될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의 경기상황에 대한 코멘트다.

미국의 6월 수출이 16개월 이래 최저을 기록하고, 델컴퓨터 및 포드 등 간판기업의 실적악화로 장기 불황이 두려움이 또다시 밀려오는 상황인 만큼 그린스펀이 내놓을 메시지에 따라 시장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출렁임을 맛보게 될 것이다.

우리 이웃에선 대만이 2ㆍ4분기 GDP 성장률이 대미 수출 부진으로 26년만에 마이너스(-2.35%)를 기록했다는 ‘배드 뉴스’가 있는 반면, 일본은행이 통화정책회의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팽창정책을 채택키로 결정해 닛케이지수가 급등했다는 ‘굿 뉴스’가 있다. 우리로선 중심을 못잡고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다.


상반기 실적, 대부분 작년에 비해 반토막 수준

지난 주 692개 거래소 상장기업과 632개 코스닥 등록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공개됐다. 은행과 몇몇 내수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의 매출과 순이익은 작년에 비해 반토막이 됐다.

기업들의 얼굴엔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기감이 뚜렷하다. 기업의 투자위축-고용 및 가계 소득 감소-주식시장 위축-소비ㆍ수출 위축-기업 장기투자 위축의 악순환이 좀처럼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반기 들면 좀 세상사는 것이 나아질까 기대했던 사람들의 마음도 더욱 어두워졌다. 23일이면 IMF체제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하더니 난데없이 항공안전위험국으로 찍혀 ‘항공업계의 IMF체제’를 다시 맞았다. 언제쯤이면 이 나라 지도자들이 정신을 차릴까.

이유식 경제부차장 yslee@hk.co.kr

입력시간 2001/08/2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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