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사이버 로펌

법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에게 법의 문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법은 권력과 자본의 편이며 법률 서비스 역시 특별한(?) 사람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인터넷이 이 같은 법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보수적인 법조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판사, 검사, 변호사들이 인터넷에 문호를 개방하고 정보 서비스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

온라인으로 각종 법률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버 로펌' 역시 법률 서비스의 문턱을 낮추는 일등공신이다.

법 분야 정보화에 가장 앞장 서는 정부 부처는 역시 사법부. 대법원 홈페이지www.scourt.go.kr는 네티즌의 발길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법률, 판례 정보와 재판 절차, 서류 양식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직접 법원에 가지 않고도 많은 재판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편리하다. 보수적이던 검찰도 인터넷에 문호를 열어 놓고 있다.

대검찰청 홈페이지www.sppo.go.kr의 생활 법률이나 국민의 소리 코너는 법률 정보를 찾는 네티즌에게 도움을 주고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e메일로 호소할 수 있어 현대판 '신문고' 역할을 하고 있다.

1999년부터 설립되기 시작한 사이버 로펌 역시 높은 법률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일익을 맡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 사이트를 오픈하고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 중인 사이버 로펌은 10여개. 고객 수임료 타파, 브로커 비리 제거, 신속한 법률 서비스 제공을 모토로 서비스를 시작한 사이버로펌은 사이버 공간에서 변호사와 의뢰인을 직접 연결해 주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메일 무료 법률 상담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로마켓www.lawmarket.co.kr은 상담 건수가 4만여 건을 돌파할 정도로 대표적인 법률 사이트로 자리를 잡았다.

로마켓이 제공하는 법률 상담은 메일을 사용하므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 신상 정보를 기재할 필요가 없고 내용 또한 비밀 유지가 가능해 마음놓고 상담을 의뢰할 수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이 출자해 설립한 로앤비 www.lawnb.com는 법조인이나 경영자들이 만족할 만한 심층적 내용과 세분화된 전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10만여 개의 판례 정보 뿐 아니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주석서는 이 사이트만의 고유 콘텐츠다. 디지털로www.digitallaw.co.kr는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소속 12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사이트다.

e메일을 통해 24시간, 늦어도 48시간 이내 법률 상담 문의에 대한 답변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실제로 상담에 충실히 응해 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법률 상담을 받아 볼 수 있다.

최용석 변호사가 운영하고 있는 오세오닷컴 www.oseo.com 은 법률 사고 발생시소송 비용 등을 제공받을 수 있는 법률 신용 카드 제도와 핫라인 전화 법률 상담 프로그램을 최초로 개발해 법률 시장에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사이트다.

법조계는 물론 일반 시민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종합 법률 정보 사이트로 방대한 규모의 각계 인물 정보와 각종 법률 상담, 심지어 오락을 즐기며 법률 공부를 할 수 있는 법률 오락 게임까지 갖췄다.

이 밖에 로티즌www.lawtizen.com, 예스로www.yeslaw.com, 로시콤www.lawsee.com 등이 네티즌 사이에서 꽤 알려진 주요 사이버 법률 사이트다.

사이버 로펌은 "인터넷을 통해 사건을 수임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의견에도 불구하고 법을 대중화하고 높은 법의 문턱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해 주목을 끌고 있다.

전자신문 인터넷 강병준 기자

입력시간 2001/08/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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