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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얼굴이 받쳐줘야…"

"남자도 얼굴이 받쳐줘야…"

남성들 외모 증후군 확산

“어려서부터 작고 째진 눈 때문에 놀림을 받거나 첫인상이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어 고민이 많았어요. 남자들도 성형수술을 많이 한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내 쌍꺼풀수술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취업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생각에 머뭇거릴 수 없었어요. 면접시험 때 외모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사실은 다 아는 얘기잖아요.”

최근 눈꺼풀 수술을 받은 최모(26ㆍH대 4년)씨의 말이다.

대기업 영업사원인 이모(29)씨는 여드름 많은 얼굴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최근한 피부과에서 박피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수분을 공급하는 기능성 스킨을 아침 저녁 바르고, 외출할 때 선크림 바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씨는“피부관리는 성공을 위한 하나의 투자”라며 “깔끔한 얼굴은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도니스 콤플렉스 증후군’이 남성사회에 급속히 번지고 있다. 아도니스(Adonis)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죽어서 아네모네가 됐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청년으로 미남의 상징이다.

그래서 아도니스 콤플렉스 증후군은 외모에 집착하는 현대 남성의 강박관념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초이스피부과ㆍ성형외과와 취업정보 제공업체인 잡코리아가 기업인사 담당자 584명을 대상으로 ‘외모 및 태도가 취업 시 면접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조사한 결과, 93.4%인 547명이 외모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피부관리도 출세 위한 투자”

외모에 대한 관심은 취업 희망자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가 잦은 영업직, 금융계 전문직, 심지어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피부미용은 ‘필수 매너’로 자리잡았다.

올해 초에는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이 눈 밑 지방을 빼는 수술을 받았고, 박상천 최고위원과 김원길 의원이 얼굴 검버섯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요즘에는 취업 시즌이 다가오면서 면접에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찾는 젊은 남성들이 크게 늘고 있다. 금남구역이었던 피부미용실에는 ‘남성관리방’이 속속 생겨나고 있고 아예 남성전용 피부미용실도 등장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LG생활건강 드봉뷰티센터의 경우 지난 한해 손님 1만2,000명 가운데 남성 손님이 1,000여명이나 됐다.

남성들이 가장 많이 하는 미용치료는 이마와 미간을 넓히는 것. 속 좁거나 어두운 인상으로 비치는 게 싫어서이다. 치료는 주로 레이저 제모술이 많이 쓰인다. 머리카락과 솜털을 함께 제거해야 하므로 2가지 이상의 제모 레이저기를 이용한다.

드림피부과 이호균 원장은 “단순하게 털을 뽑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이마 모양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최근 매일 면도가 필요한 코밑ㆍ턱수염, 구레나룻 등을 제모하는 것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아침에 면도를 해도 금새 덥수룩해지는 남성은 항상 깔끔한 인상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레이저 제모는 약 3회 치료를 하고, 효과가 좋은 경우 2~3회 더 받는 방식으로 한다. 남성 여드름은 여성보다 더 심각한 흉터를 남긴다. 남성 호르몬 때문에 염증이 심하고 잘 곪지만 관리에 신경을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나라 피부성형외과 이상준 원장은 “남성여드름 흉터는 칼로 콕콕 누른 것처럼 깊게 파인 것이 많아 치료가 쉽지 않다”며 “레이저와 함께 국소적으로 미세화학박피를 하면 70% 정도 개선된다”고 말했다.

미간사이에 날카롭게 선 주름살도 미용치료가 이뤄지는 흔한 부위다. 눈썹 근육인 추미근의 반복적인 수축으로 생기므로 추미근의 수축을 방지하는 보톡스 주사를 쓰거나 이미 생긴 홈을 메워 주는 레스틸렌 주사 등을 쓴다.


코ㆍ쌍꺼풀ㆍ주름제거 등 다양한 시술 원해

서울 양재동 최정호 성형외과 원장은 “최근들어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는 대학생 등 젊은 남성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를 원만히 한다거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는 30~40대 중년 남성들이 자신감 있고 밝은 표정을 얻기 위해 상담하는 횟수가 크게 늘었으며, 성형수술을 한 남성들의 대부분이 만족한다”고 말했다.

병원을 찾아 외모에 변화를 주려는 목적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엔 기껏해야 흉터나 문신, 성형 같은 재건 성형수술이 주류를 이뤘지만 요즘은 불룩한 아래 눈두덩이를 보기 좋게 고치는 하안검 성형술에서 낮은 코를 높이는 용비술이나 쌍꺼풀 수술, 미간 혹은 이마의 깊은 주름을 펴는 표정주름 제거수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초이스피부과ㆍ성형외과 최광호 원장은 “심지어 얼굴 부위의 잡티를 제거하기 위해 한꺼풀 벗겨내는 박피수술을 받거나 주기적으로 피부과를 찾아 피부를 곱게 하는 마사지 시술을 받는 남성들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을지대학병원 정신과 이창화 교수는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풍조 및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매력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남성들도 외모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타난 새로운 현상으로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권대익 문화과학부기자 dkwon@hk.co.kr

입력시간 2001/09/0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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