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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마케팅] '짠돌이 커플'의 실속 신혼작전

[결혼 마케팅] '짠돌이 커플'의 실속 신혼작전

호화 예물 대신 집 장만하는 실속파 증가

지난 주말 백년가약을 맺은 원준영(28ㆍ가명)씨는 요즘 집들이 때마다 회사 동료나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이유는 단 하나, 결혼과 동시에 작지만 내 집을 장만해 신혼살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 호화판 결혼식과 값비싼 예물 대신 간편한 예식 등으로 결혼비용을 최소화 한 뒤 집 장만을 하는 실속파 신혼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김명원/사진부 기자>

평범한 가정 출신에 보통 직장인인 원씨가 신혼 초부터 집을 갖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알뜰 혼수 전략과 저금리 덕택. 한 때 화려한 결혼식을 생각하기도 했던 원씨는 동갑내기인 예비 신부와 고심 끝에 결혼 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신혼 집을 마련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원씨 커플이 결혼을 앞두고 장만한 것은 종로 금은상가에서 18만원 주고 산 순금 커플링과 경기도 가구단지에서 장만한 60만원짜리 장롱, 그리고 냉장고, 세탁기가 전부다.

예식장은 무료로 개방하는 야외 공원을 이용 했고, 신혼여행은 설악산으로 대신 했다. 수백만원 하는 결혼 예물과 해외 신혼여행은 나중에 천천히 벌어서 하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해서 남은 자금과 약간의 은행 돈을 빌려 상계동에 20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했다. 한달 전에 계약해 잔금을 치렀는데 벌써 아파트 가격이 올라 더욱 신바람이 난다.


고급 예물업계는 혹독한 불황기

혼수 구매 트랜드가 변하고 있다. IMF에 버금가는 경기 불황의 여파와 실리를 추구하는 신세대들의 취향이 맞아 떨어지면서 값비싼 예물ㆍ예단과 호화판 결혼식을 생략하는 알뜰 신혼커플이 늘고 있다.

요즘 신세대 예비 신랑ㆍ신부들의 결혼식은 겉치레 보다는 실속을 차리는 추세. 예전 같으면 결혼 예물로 다이아몬드와 금 세트외에 유색 보석 세트 1~2종을 추가하는 것이 기본이었지만 요즘에는 순금 커플링이나 100만원대 이하의 저가 보석 세트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예물 시계도 IMF전만 해도 웬만한 중산층이면 500만원이 넘는 롤렉스 같은 고급 시계를 장만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지금은 아예 생략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백화점 예물 코너는 한산한 데 반해 중저가를 파는 종로 귀금속 거리는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강남에서도 최근에는 예물 시계로 고전명품 보다는 카르티에, 불가리, 티파니, 아르마니 같은 패션 브랜드를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다.

롯데백화점 예물 코너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2~3일에 한 손님을 받을 정도로 고급 예물업계는 IMF 때보다 더 혹독한 시련기에 있다”며 “신랑ㆍ신부들이 예물을 간소화 하려는 경향이 뚜렷해 매출액은 평년의 20% 수준이다”고 털어 놓았다.


사이버세대, 디지털 가전에 관심

호화 예물이 줄어든 대신 디지털가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요즘 결혼하는 젊은이들은 대부분 인터넷이 생활화된 사이버 세대들이다. 이들의 관심은 예물보다는 디지털 기기에 쏠려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 혼수도 최첨단 가전 제품에 있어서는 그 어느 세대보다 더 적극적이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제품은 DVD, HD TV, 홈시어터 같은 첨단 디지털 기기들.

‘냉장고는 없어도 컴퓨터 없이는 못산다’는 신세대들의 취향이 혼수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테크노마트의 박상호 부장은 “아직 본격 결혼시즌이 아닌데도 대형 TV, DVD 같은 고급 백색 가전제품은 물량이 달려 주문 받고도 배달이 지연되고 있다”며 “인터넷 웨딩 컨설팅사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판매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 가장 뚜렷한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런 알뜰 결혼식을 선호하는 젊은세대들이지만 자신을 가꾸는 부분에 대한 욕구는 줄지 않는다. 예물이나 예단에서 줄인 비용으로 집 장만을 하는 커플이 있는가 하면 일부 커플은 성형수술을 하기도 한다.

강남 인화성형외과의 박인호 원장은 “8월말부터 결혼식 전에 눈이나 코 성형 수술을 상담하는 예비 신부들의 문의가 늘고있다”며 “최근에는 결혼 전날까지 얼굴 성형에서 체형과 피부 관리까지 해주는 병원들이 인기를 끈다”고 말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09/0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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