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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여소야대 정국 첫 시험대

[정치풍향계] 여소야대 정국 첫 시험대

이번 주간은 국정감사로 문을 열었다. 9월2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국감은 DJP공조 붕괴로 1여2야의 여소야대구도 아래 치러지고 있다.

지난해 국감도 4ㆍ13 총선 후 DJP 공조가 복원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지만 이번엔 임동원 통일부장관 해임안 가결을 둘러싸고 DJ-JP간. 민주당-자민련 간 증오가 깊어져 자민련의 대 여당 ‘독기’가 훨씬 강해진 상황이다.

때문에 국감 현장마다 수적열세에 놓여있는 여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DJP 공조 포기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번 국감은 정부여당이 신 여소야대 정국구도를 견딜 수 있는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감, 야당의 표적은 햇볕정책ㆍ언론세무조사

이번 국감에서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주 표적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언론사 세무조사다. 두 사안에 대해서는 양당이 거의 문제의식을 같이하고 있기도 하다.

양당은 임동원 장관 해임안 가결에서 보인 한-자 공조의 여세를 몰아 통일부 국방부 등 안보분야 부처 감사에서 정부여당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자민련은 DJP공조 하에서는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민주당과 인식을 같이 했지만 이번 국감에서 언론사 세무조사 관련 증인채택 문제 등에 대해 매우 강한 입장을 취해 정부 여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DJP공조 붕괴로 교섭단체가 무너지는 등 세가 급속히 약화한 자민련은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관련 언론사들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여권에 압박을 가하면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려는 계산인 것 같다는 분석들이다.

국정감사 와중에 여권의 당정개편 후유증도 정가 안팎의 관심사다. 9월10일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한광옥 대표가 인준됨으로써 한 고비를 넘겼지만 갈등은 계속 내연할 것으로 보인다. 한광옥 대표체제의 출범은 여권 역학구도 및 내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구도와 직ㆍ간접으로 연결돼 있다. 관련 당사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당내 개혁파의 대표주자인 김근태최고위원이 한광옥 대표와 임명과정에서 특히 반발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한광옥 청와대비서실장을 당 대표에 내정한 직후부터 “당정쇄신 요구의 대상이 됐던 인사가 당의 대표가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동교동계의 해체를 요구,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당정개편은 당 소장파 의원들이 요구했던 쇄신을 완전히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여망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인사내용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정 쇄신운동을 주도했던 개혁성향 초선들의 모임인 ‘새벽 21’ 소속인 김성호 정범구 이호웅 의원 등은 한때 탈당도 불사하겠다며 격렬히 반발했다.

이들은 당 중진 의원들의 설득으로 탈당의사는 철회했지만 한광옥 대표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등 불만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이들은 “그 동안 동교동계의 정국운영 방식이 한계가 드러났음에도 또 동교동계 인사중심으로 당정개편이 이뤄지고 그들의 주도 하에 정국을 끌어나가야 한다는 데 절망감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동교동계가 당무ㆍ정국운영 주도할 듯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당정개편으로 권노갑 전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동교동계 구파의 헤게모니가 확립됐으며 동교동계 구파는 한광옥 대표계와 함께 신주류를 형성, 당무와 정국운영을 주도해 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신주류가 DJP 공조 붕괴 후 충청권 대책 등을 의식, 이인제 최고위원과 급속히 가까질것이고 이는 후보경선 구도에서 이 최고위원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근태 최고위원 등은 이러한 상황 전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한광옥 대표체제가 자리를 잡는 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 최고위원과 개혁적 지지기반을 공유하고 있는 노무현 상임고문은 비교적 이번 당정개편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아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여권이 당정개편을 둘러싼 내부갈등에 휩싸여있을 때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여야 영수회담을 역 제의하는 등 대세론 굳히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 총재는 영수회담이 정국혼란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을 상당부분 해소할 경우 자신의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이시기에 영수회담을 갖는 것은 여당이 내부 갈등의 불길을 끄는데 도움을 준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아 영수회담은 대통령의 외국방문 후인 10월 초에나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wkslee@hk.co.kr

입력시간 2001/09/1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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