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무릎 맞댄 남북 '의기투합'하나?

“6ㆍ15 공동선언이란 회담열차가 잠시 섰다가 다시 출발하게 됐다.”

9월16일 서울 올림피아 호텔. 제5차 남북 장관급 회담의 북측 단장인 김령성내각 책임참사는 “한번 만났지만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하다”는 남측 수석대표인 홍순영 통일부 장관의 서두에 이렇게 화답했다.

5차 회담이 순항하고 있다. 북측 협상팀의 태도는 눈에 띠게 달라졌다. 한마디로 적극적이다. 이 같은 태도변화는 속내가 들여다보이는 뻔한 것이어서 씁쓸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무려 11개의 협의과제를 제기하며 사실상 의제를 선점했다. 북측 의제의 특징은 개성공단 사업, 동해어장 활용 등 남북경협 사안을 총망라한 것이다. 북측은 특히 제4차 회담에 이어 또 다시 전력지원을 의제로 제기하는 등 전력지원에 큰 관심을 보였다.

남북이 공동으로 제기한 이산가족, 경의선 철도ㆍ도로 연결, 개성공단 추진, 임진강 수해방지 대책, 금강산 관광 활성화 등 5가지 사안은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북측이 새롭게 제기한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 북한 가스관 통과, 상선 영해통과 등은 논의가 더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북측이 다시 제기한 전력지원과 비전향장기수 송환 문제는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문제도 비공식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4차 장관급 회담으로부터 9개월, 북측의 일방적인 불참 통보 뒤 6개월만에 열린 이번 5차 회담이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다시 트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남측 협상팀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을 ‘구걸’하거나 국제정세에 역행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으로 믿고 있다.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1/09/1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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