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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911 테러 대 참사] 미국의 대테러 정책 전망

[美 911 테러 대 참사] 미국의 대테러 정책 전망

기고/ 평화의 시대 깬 테러와 미국의 변화

2001년 9월 11일은 미국 역사에 치욕으로 기록될 날이다. 지구 역사이래 일찍이 미국처럼 강력한국가는 존재한 적이 없었다. 강대국이란 역사적으로 전쟁을 많이 하는 나라이며 그 결과 강대국의 일반 시민들은 항상 전화(戰禍)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국은 강대국이면서도 외부의 적에 의해 자국의 국민이 대량 살상된 경험이 없는 특이한 나라다.

대부분 강대국이 좁은 영토, 많은 인구, 그리고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제국주의 정책을 국가의 기본으로 삼았지만 미국은 영토의 광대성과 비옥함으로 인해 외부의 식민지를 얻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었고 태평양과 대서양이라는 방어막은 미국에게 있어 천혜의 보호장벽이 되었다.

미국은 역사이래 단 한 번 국토가 외국의 무력공격 앞에 노출된 적이 있었다. 1941년12월 7일.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기습공격이다. 6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미국이 수치스럽게 느끼며 그 날을 잊지 말자고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날이다.

미국은 이를 계기로 2차 대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했고 세계 제 1위의 정치, 경제, 군사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많은 학자들에 의해 그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는 미국인들에게는 진주만의 치욕에 대한 미국의 보복, 그리고 진주만의 수치에 대한 미국의 명예와 자존심의 회복으로 여겨지고 있다.

진주만 이후 60년이 지난 오늘 미국은 그들이 1945년 2차 대전에 승리한 직후 이룩했던 유일초강대국의 자리를 다시 찾았다.

2차 대전 이후 짧은 기간 (대략적으로 1949년 정도까지) 유일 초강국의 입장을 유지했던 미국은 그 이후 약40년 동안 소련과의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만 했다. 소련은 미국에 대항하는 이데올로기와 군사력을 통해 전 세계 방방곡곡에서 미국과 대결했다.

두나라가 직접 싸우면 지구가 끝장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나라는 열전(熱戰ㆍHot War)을 벌일 수 는 없었다.

즉 두 나라는 진짜 전쟁이 아닌, 차가운 전쟁(冷戰ㆍCold War)을 벌였다. 차가운 전쟁이란 사실은 평화였다. 물론 때로 두 나라는 대리인들을 통해 전쟁을 했다.

월남전, 한국전이 성격상 미소간의 대리전(proxy war)이었다. 그러나 이런 전쟁의 경우도 양국은 전쟁을 가능한 한 제한하려 했다. 자기들이 직접 싸우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냉전시대의 전쟁은 모두 제한 전쟁(limited war) 이었다.

냉전시대는, 대단히 역설적이겠지만, 지구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였다. 2차 대전 이후 공산주의가 멸망할 때까지인 1945-89년은 전쟁에서의 인명 피해, 전쟁의 횟수라는 기준에서 보았을 때 지난 500년 국제정치사(國際政治史) 중 가장 평화적인 시기였다.


허술한 미국의 안보태세에 일격

냉전이 끝나고 새로 도래한 오늘의 국제질서를 많은 이들은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믿고 있었다. 이들은 냉전의 시대를 '전쟁의 시대'라고 보고 탈냉전 시대를 '평화의 시대'라고 간주했다.

그러나 엄정한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은 정 반대의 분석을 제시한다. 냉전시대는 아무리 강대국이라도 전쟁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시대였지만 이제는 전쟁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강대국이 자신의 힘을 제대로 발휘 할 수 없었던 비정상적인 시대가 바로 냉전의 시대였다. 탈냉전 시대는 국제정치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시대다. 정상적인 국제정치란 전쟁이 국가의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질 수 있는 국제관계를 의미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바와는 반대로 냉전의 시대는 세계 역사상 가장 평화로웠던 비정상적인 시대의 하나였던 것이다. 긴장은 높았을 지라도 본격적인 전쟁은 없었던 시대였다.

그러나 냉전이 끝난 이후 미국은 사실 국가 안보 문제에 손을 놓고 있었다. 많은 미국 국민들이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주의적인 국제정치학자들은 냉전시대의 미국은 큰 용 한 마리(소련)를 상대하면 되었지만 냉전이 끝난세계는 수많은 작은 독사들이 우글거리는 세상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미국의 많은 이들은 이 같은 주장을 '냉전논리' 혹은 '냉전적 사고'라고 비하했다. 그 결과 냉전이 끝난 후 미국은 전략이 없는 나라로 지냈다. 1991년 걸프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미국은 군사력도 대폭 감축 시켰고 국제 정치적인 지향점도 불분명한 세월을 지냈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이 당한 치욕은 바로 미국이 탈냉전 시대 이후, 특히 걸프전쟁 승리 이후 해이한 안전보장 태세의 결과라고 말 할 수 있다.

일부는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의 강경한 대외 정책을 비난하고 그것이 이번 테러 공격의 원인이라말하지만 이번 테러 공격은 그 치밀성으로 보아 이미 부시가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 계획되었던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테러 사건은 미국인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전화번호 911을 상징하는 날에 야기되었다. 911은 미국인들에게는 안보와 안심을 상징하는 전화번호이다. 9월 11일 아침에 야기된 테러는 탈냉전 시대 미국의 국제적인 지위(경제력과 군사력)를상징하는 두 가지 목표를 타격했다.

공격의 방법 역시 치밀성과 정교성에서 놀라운 정도다. 납치한 비행기 4대의 기종이 보잉 757, 767로 조종장치가 거의 같은 기종이다. 미국의 민간 여객기 조종사들은 어떠한 경우라도 건물을 들이받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이점에서 부시 대통령은 ‘오늘 미국인들은 인간성의 가장 악한 모습을 보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이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것도 4대를 한 번에 납치하고 조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테러리스트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준비했는지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테러리스트·지원국 함께 보복

소규모 테러였으면 언제라도 '내가 했다'고 주장하는 테러 단체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주장하는 단체가 없다. 테러리즘의 비겁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원래 테러리즘은 정정당당한 게임은 아니다. 그래서 항상 개방된 사회, 민주주의 사회가 이런 종류의 전쟁에서는 지게 마련이다. 미국은 테러리즘에 대해 이스라엘처럼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으로 보복하는 나라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미국 심장부를 향한 테러 공격의 잔인성과 이에 대한 미국인의 반응은 앞으로 다가올 세계정치의 모습이 지난 수년간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를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9월 11일 밤 현지 시각 8시 30분 부시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을 향해 7-8분 정도의 짧은 연설을 했다. 이 연설에 지금까지의 대응 양식과는 다른 두 가지 결정적으로 중요한 언급이 있었다.

하나는 테러분자들을 '악마'(devil)라고 규정한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은 '테러를 행 한자와 테러를 지원한 자를 따로 구분하지 않겠다' 라는 것이다. 테러 사건이 야기 될 때마다 빈 라덴 이라는 개인의 이름이 거명되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초강대국 미국을 향해 노골적으로 행해지는 테러가, 아무리 영향력이 크다 해도, 어떤 신비스런 개인의 조직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필자는 판단하고 있다.

우선 빈 라덴이 테러리스트를 훈련시키는 곳은 바다 속도 아니고 우주도 아닌, 지구상에 현존하는 국가의 영토 내부이다.

테러리스트들에게 돈을 대주는 나라, 숨을 곳을 제공하는 나라, 기술을 대주는 나라, 훈련장을 제공하는 나라들을 미국은 '테러지원국' 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대 국민 담화가 내포하고 있는 중요성은 바로 테러지원국과 테러리스트들을 동류로 취급할 것이라는 데 있는 것이다. 이제 미국은 테러를 지원하는 나라들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 시행할 것이다.

북한이 미국이 지정하는 테러 지원국 명단에 포함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의 사건이 한반도의 안전과도 밀접하게 연결될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얼마 전 미국은 한국을 일본과 더불어 미국인들이 테러를 조심해야 할 지역으로 선정하고 경고했다.

미국 의회는 그 동안 테러에 대비, 해외의 미국 대사관 안전장치 보강을 위한 공사비용을 요청하는미국 국무부의 요구에 대단히 인색했고 오히려 이를 묵살하는데 급급했다.

바로 9월 10일까지도 공화당과 민주당은 예산문제로 티격태격 하였다. 9월 11일 저녁 미국의 민주당, 공화당 상·하원 의원 수 십명이 의사당의 계단에 모였다.

부시 대통령이 하는 일을 전폭 지지하고 따른다고 약속한 미국 국회의원들은 누구의 선창인지 모르지만 모두 God Bless America(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는 노래를 합창했다.


강경해질 테러리즘 근절책

탈냉전 시대의 미국이 오히려 더욱 불안전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 이론은 이제 정말 값비싼 대가를 치른 후 비로소 '냉전론자'의 오명을 벗게 되었다.

앞으로 미국은 보다 적극적인 군사정책을 전개할 것이다. 미국은 기왕의 동맹국들과 더욱 확고한 전열을 가다듬고자 할 것이고 미국에 반대하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보다 강경한 대응방안을 취할 것이다.

영국과 이스라엘, 일본등은 이미 분명한 어조로 미국과 함께 국제 테러리즘의 근절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곧 한국에 대해서도 불분명하고 두리 뭉실한 언급이 아니라보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주문을 할지도 모른다. 그 동안 미국 정보기관은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안보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주로 기계적인 정보(signalintelligence), 즉 인공위성이나 정찰기를 통한 정보 수집에 의존했다.

Signal Intelligence는 인간정보(Humanintelligence)보다 훨씬 열등한 것이다. Signal Intelligence는 병력과 무기의 물리적인 움직임은 알 수 있지만 적국지도자의 마음과 전략을 알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적국 지도자의 마음과 전략을 알기 위해서 human intelligence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은 오랫동안 한국이 이 부분을 담당해 주기를 원했다.

이번 테러 공격이 발발한 이후 미국의 정보 관련 부처들은 한결같이 미국이 결여하고 있는 human intelligence를 한탄하고 있다. 많은 분석가들이 미국 정보의 실패, 특히 미국의 human intelligence가 약하다는 점을 이번 사건을 사전에 막지 못한 중요한 이유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이 부분을 동맹국들에 의존함으로서 테러리즘과의 전쟁에 임하려 하고 있다.

이춘근 정치학 박사 choonkunlee@hotmail.com

입력시간 2001/09/1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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