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11 테러 대 참사] 보복의 칼…테러대전은 "진행형"

육해공 총동원한 초고강도 작전

테러를 응징하기 위한 미국의 대규모 보복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부시 미국 대통령의 말대로 '21세기 첫 전쟁'이다. 그 첫 전장은 미국이 911테러의 첫번째의 용의자로 주목한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중인 아프가니스탄이다.

미국은 보복전의 당위성을 인정받기 위해 총력 외교전을 전개하면서 군사력을 중동지역으로 집중시킥 있다. 미국이 "테러 응징을 지지하지 않는 국가는 적이다"며 '협박성' 외교를 하는 가운데 비밀 지상군 임무를 띤 특수부대 요원들이 공습 및 지상전의 루트인 파키스탄에 이미 도착했다는 보도도 있다.


부시 "미국은 전시"선언

부시 대통령은 9월15일 아침 워싱턴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안보·외교팀과 전략 구수회의를 열어 '미국은 전시'라고 선언, 교전상대에 사실상 최후통첩했다.

그는 테러 비호국가에 대해 똑같이 뿌리를 뽑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많은 비용과 희생을 요구하게 될 전쟁에 앞서 마음의 준비를 갖출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미국 회의는 400억달러에 이르는 긴급지원 군비와 무력사용권을 승인했으며, 최대 5만명의 예비군과 주방위군을 동원 할 수 있는 권한을 국방부에 부여했다.

이번 예비군 동원령은 91년 걸프전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군은 육·해·공 전군에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공습과 지상전을 병행한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첫번째 전쟁에서 필수적인 파키스탄의 협조는 거의 승낙을 받은 상태다. 파키스탄은 미국이 요구한 ▲다국적군의 파키스탄 주둔 ▲공습시 파키스탄 영공개방 ▲빈 라덴의 탈주를 막기 위한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봉쇄 등을 받아들였다.

단지 전폭적인 협력의 전제조건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행동시 미국이 유엔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단서를 단데다 내부에서 이를 반대하는 세력도 많아 작전시 양국간에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의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대미항전 결의를 다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은 파키스탄을 비롯한 인접국이 미국의 군사행동에 도움을 줄 경우 대규모 군사공격을 통해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탈레반은 어떤 인접국이든 미군에게 지상군 상륙기지나 영공을 내주는 나라가 있다면 무자헤딘(전사)들에게 대규모 보복공격을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외무장관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미사일 타격 뒤 특수부대 투입

그렇다면 첫 군사작전의 시나리오는 어떤 것일까.

전문가들은 군사작전이 이르면 이번 주중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참사 이후 응징을 촉구하는 국민정서와 전세계의 동정·지지 여론을 등에 업고 신속하게 작전을 단행하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이번 테러에 빈 라덴의 직접적인 연루 협의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는데는 논리상 큰 무리가 없다는게 미 정부의 시각이다.

빈 라덴은 이미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폭파 배후조종 혐의로 미국법원에 궐속기소돼 있고, 미연방수사국(FBI)의 10대 수배자 명단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공격 목표는 우선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아프간의 훈련캠프나 요새다. 하지만 빈 라덴이 도시다발 테러 직후 새로운 은신처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은신처를 찾기가 결코 쉽지가 않다.

따라서 은신처를 제공해온 탈레반 정권의 시설들이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군사작전은 토마호크와 같은 정밀 유도미사일을 사용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 했던 과거와는 달리 지상군까지 동원하는 등 고강도로 전개될 거승로 보인다.

군사 전문가들은 작전 투입 병력도 전쟁 수행에 필요한 대규모가 될 것이며 상당 기간 작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미사일을 쏘아 개당 20달러에 불과한 텐트나 파과하는 공격은 쓸모가 없다는 미국 관계자의 말에서 유추할 수 있다. 일부 강경파들은 B-52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아프간 산악지대에 융단폭격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륙 산악국가인 아프간의 지형의 특성을 들어 대규모 지상군 병력을 파견해 '분풀이식' 군사작전을 전개하기 보다는 91년 걸프전 개전 초기나 99년 코소보 전쟁때와 같이 토마호크 등 정밀 유도무기를 이용해 주요 테러거점을 분쇄한 뒤 특수정예부대를 투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섣부른 지상작전을 감행할 경우 과거 소련이 아프간에서 당한 전철을 되풀이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어떤 경우든 지상공격에서의 핵심 역할은 비정규전 부대인 특수부대들과 미육군의 제82공수사단과 제101공중강습사단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수부대는 특수전사령부의 해군 특전대(그린실즈), 육군 전투적용단(델타포스), 등이다. 이밖에도 각 군별로 막강 전력을 자랑하는 부대들이 있다.

제82공수사단과 제101공주강습사단도 빼놓을 수 없다. 두 부대는 베트남전, 그레나다침공, 걸프전등 미국이 참전한 거의 모든 전쟁에 참전, 용맹을 떨친 정예부대다. 두 부대는 작전 투입시 낙하산 강하나 헬기강습 등을 위주로 하지만 순수 보병이라는 점이 특전단(그린베레), 레인저 등 특수전사령부(USSOCOM) 소속 특수부대원들과는 구별된다.

제82공수사단은 산하에 3개 공수여단과 포병대대 및 항공대대 등으로 이뤄진 지원부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병력수는 1만6,000여명에 이른다.

공수여단 가운데 1개 대대는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어느 분쟁지역이라도 24시간 이내 출동할 수 있는 전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제101공중강습사단은 중무장헬기에 의한 공중강습이 주임무다. 이 사단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기동성. 3개여단과 지원부대등 1만여명 규모인 이 부대는 AH-IS 코브라중무장헬기, UH-60형 블랙호크 헬기, C-47형치누크 헬기 등 다양한 헬기를 운용하면서 주 공략목표에 정예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적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첨단무기 실험장 될 전장

특수부대원들에게 지급될 첨단무기도 관심거리. 우선 신형 '이중총열 소총'. 이 소총은 참호나 차량 뒤에 숨어있는 적까지도 제압할 수 있다. 이중총열 아래에는 5.56㎜ 탄환이 사용되지만 위에는 80m 이상 날아가 목표물 위에서 폭발, 많은 사상자들을 낼 수 잇는 20㎜ 유탄이 장착된다.

이중총열 위에는 첨단 레이저 유도 시스템이 장착돼 유탄이 어느 지점에서 폭발해야지만 최대의 피해를 입힐 수 있는지를 측정해 준다.

특수부대원들이 이 소총과 함께 '랜드워리어'라 불리는 첨단 시스템으로 무장한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특수부대원들의 헬멧 바이저는 야간에 적외선을 방출, 부대원들이 사물을 식별할 수 있게 해주며 아군은 푸른색으로 적군은 붉은색으로 포시해 '피아 식별'을 용이하게 해준다.

또 인공위성이 도움으로 헬멧을 쓴 채 다른 대원들과 속삭이며 대화를 할 수 있고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손목에 차고 있는 키보드를 두드려 다른 대원들의 헬멧 바이저에 메시지를 띄울 수 있게 된다.

개인화기와 함께 새롭게 선보일 신무기는 비행기에서 발사되는 '살인 레이저'. 개조된 보잉747비행기에서 발사되는 이 레이저는 작은 마을 몇개에 공급되는 것과 맞먹는 최대 2㎜이 에너지를 지니고 있으며 정확도가 매우 뛰어나 180마일밖에서도 군중 속에 있는 1명을 제거할 수 있다.

미군은 이 살일 레이저가 장착된 항공기 최소 2대이상을 실전에 배치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목표물에 충돌한 항공기 내부에서 나온 수 많은 로봇들이 떼를 지어 항공기 밖으로 나와 폭탄을 터뜨리거나 독가스를 내뿜는 무기인 '로봇 스웜(떼)'도 관심을 끌고 있다.


부메랑 된 스팅어 미사일

그러나 미국은 공격을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다름아닌 보병용 대공미사일의 간판스타격인 미제 스팅어(Stinger)미사일 때문이다.

스팅어는 길이 1.5m, 직경 70㎜, 무게 15.8kg로 저고도에서 접근하는 적의 항공기를 격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보병이 어깨에 올려놓고 발사하는 견착시에서부터 헬기 탑재 공대공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된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내전 당시 반소(反蘇) 회교무장반군(무자히딘)측에 제공했던 것이다. 당시 최소 2,000여기가 공급된 것으로 보고 있는 군사전문가들은 탈레반 등 아프가니스탄 내 여러 무장 세력들이 보유하고 있는 스팅어 미사일수가 700여기에 이르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예멘, 레바논 등 지의 회교 테러단체들에 재공급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수부대원들이 투입 때 가장 우려되는 위협 가운데 하나가 바로 스팅어 미사일 셈이다. 설사 미국이 MH-46E, MH-53ㅓ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춘 특수전용헬기를 동원하더라도 침투나 철수 과정에서 계곡 등 험지에 잠복해 있을 스팅어 대공망에 노출돼 격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2001/09/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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