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대의 한의학 산책] 오십견으로 잠 못 이루는 밤

어깨가 결리고 팔을 돌릴 수도, 들 수도 없는 운동 제한이 나타나거나 운동시 통증이 오는 것을 견비통(肩臂痛)이라 합니다.

특히 50대에 많이 온다고 해서 오십견(五十肩)이라고 하지만 40대에서 60대에 걸쳐 광범위한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깨관절이 얼음처럼 굳어진다고 하여 동결견(凍結肩)이라고도 합니다. 오십견이란, 병명이라기보다는 그러한 증후를 가지고 있는 경우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 합니다.

오십견의 두드러진 증세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어깨마디의 운동 장애, 특히 뒷머리부위에 손을 가져갈 수 없게 되며, 뒷주머니의 지갑을 꺼내기가 힘들어 지게 됩니다.

②아침에 일어나 어깨 마디를 움직이면 통증이 있고 잘 움직여지지않으며,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증이 가벼워져서 움직이기 싶게 되었다가 저녁에 피곤해지면 다시 통증이 나타나 게 됩니다.

③밤에 통증 때문에 잠에서 한두 번 혹은 여러 차례 깨어나기도 하며, 더 심한 경우에는 수면을 취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④목욕을 하거나 따뜻하게 해주면 통증이 감소하기도 하나 오래 동안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오십견은 어깨의 관절을 둘러싸는 주머니 모양의 관절이나 근육의 변성 외에 근육의 염증 이나 관절액을 저장하고 있는 부분(활액세포)의 염증, 석회화 등의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중년기를 넘어서서 일어나는 노화 현상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어깨의 결림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어깨를 움직일 때 마다 통증을 야기하는 운동통으로 변합니다.

이어 관절의 움직임에 제한을 받게되면서 활동을 하지 않아도 통증을 유발하는 중증으로 빠지게 됩 니다. 이러한 오십견을 한의학에서는, 외적으로 풍·한·습(외부 기후의 찬바람이나 습기)의 침범으로 유발되어지고, 내적으로는 체내 수분대사의 병리적인 산물인 담음(痰飮)이 경락의 기 혈 순환을장애하여, 근육은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이상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좌상이나 타박상, 혹은 과로로 인하여서도 발생될 수도 있지만 그러 경우에는 본인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초기의 치료법으로는 거풍제습(祛風除濕), 통락지통 (通絡止痛)을 위주로 하는 약물요법과 경락의 기혈 순환을 촉진시켜주는 침구요법, 관련 근육의 이완을 유도하는 수기요법, 전기요법, 그리고 복합적인 효과의 테이핑 요법이 있습니다.

중증에 들어가게 되면 관절 주위 근육들은 근력약화를 야기하게 되고, 팔을 지지하려는 근육들에는 근막 경결점이 생겨서 근육과 인대는 단축되며, 이로 인하여 관절간격은 좁아지게 되고 더 나아가 관절의 유착도 나타납니다.

이에 따라 어깨의 관절의 움직임 범위가 좁 혀지고,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있습니다. 통증 때문에 자다가도 깨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중증 이상의 경우에는 그 사람의 내적인 상태에 따라 근본적인 원인이 틀리기 때문에 약물요법과 침구요법의 치법(治法)이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피를 빼면 시원하다고 하여 사혈요법(瀉血療法)을 시행하는데 이것은 초기에 적합한 방법으로 중증이상이거나 만성적인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통증을 가속화시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뜸을 뜨기도하나 이 역시 초기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뜸치료를 하더라도 화상과 같은 조직의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화상으로 인한 상흔은 도리어 어깨 주위 근육의 근막 경 결점을 유도하는 등의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발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는 안정을 취하고 어깨부위를 따뜻하게 하며, 정상적인 어깨관절의 가동범위를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한도에서 천천히 움직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운동요법으로는, 상체를 앞으로 구부리게 하고 건강한 쪽의 손으로는 책상과 같이 지지할 수 있는 물건을 잡고, 아픈 쪽 어깨의 손으로 아령이나 다리미 같은 1-2kg 정도의 물건을 잡아 전후, 좌우의 직선 방향으로 움직이는 체조가 기본 동작입니다.

이 운동을 할 때는 어깨에 너무 힘을 주지말고, 물건을 잡고 있는 손에만 힘을 주고 어깨는 최대한으로 이완시켜야 합니다. 이 운동은 중증 이상의 경우에도 반드시 하여야 합니다.

또한, 적당한 길이의 막대나 수건 같은 것의 양끝을 잡고 머리 위, 목 뒤, 등 쪽으로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는 반복적인 운동도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운동요법에서 중요하고 잊어서는 안될 점들이 있습니다. 먼저 운동시 통증이 강해서는 안됩니다. 또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 반드시 운동하기 전과 운동한 후에 따뜻한 물수건 핫백(hot pack)을 하 거나, 소금찜질로 통증이 있는 어깨 관절 주위를 마사지해 주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즉 관절가동범위를 유지시켜주고, 근력도 강화하면서, 근육의 긴장과 이완을 같이 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의 상반된 치료를 적절히 병행하여야만 하기에 어렵 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등에 이르기까지 자기의 몸을 방치하지 말고 스트레칭과 기구를 통한 운동 요법으로 오십견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병은 완치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므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더라도 초조해 하지 말고 느긋하게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초기에는 치료중에도 어느 정도 악화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신현대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장

입력시간 2001/09/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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