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카페 (76)]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우리가 전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많은것들이 사실은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 다시 말해서 불변이 진리가 아니라 변화가 곧 진리라는 것이다.

해와 달도 변하고, 사랑도 변하고 미움도 변하고, 정권도 변하고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에게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미움이 사랑이 되고, 야당이 여당이 되고....

오늘 변화를 논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과학자들이 불변 하다고 굳게굳게 믿고 있던 것이 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빛의 속도다.

과학자들은 충격을 받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빛의 속도와 다른 근본적인 성질이 어떤 공간과 시간에서도 변하지 않는다는 현재의 이론은 틀린 것이 되기 때문이다.

최초의 빛의 속도 측정은 1676년 올라우스 레오머가 목성의 위성을 관찰하여 측정했고, 당시에는 지구와 목성 사이의 정확한 거리를 몰랐기 때문에 1초당 21만4,000킬로미터였다.

그후 지속적인 측정실험이 있었고,1973년 에반슨 등이 레이저로 측정한 299,792.458이라는 값이 1983년에 세계적인 기준이 되었다. 그래서 1983년부터, 1미터는 진공에서 빛이 1초의 1/299792458 순간동안 이동하는 거리로 합의했다. 이렇든 모든 물리학적인 약속의 기초에는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믿음이 깔려있었다.

호주의 시드니 뉴웨일즈 대학의 존 웹 교수는, 하와이의 마우나 키에 있는 10미터 직경의 케크망원경으로, 블랙홀과 관련이 있을 아주 밝은 물체인 17개의 서로 다른 퀘이사(항상성)를 관찰했다.

퀘이사는 약 120억 광년이나 멀리 있어 우주생성의 초기에 발생했던 빛이 이제야 지구에 도착한 것이다. 이 빛이 은하간 기체구름을 통과하는데, 가스구름 속에서 빛을 흡수하는 마그네슘, 아연, 수소와 같은 요소의 스펙트럼 패턴이 있다.

이것을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스펙트럼 패턴과 비교했는데, 작은 차이를 발견한 것이다.

이 차이는, 빛이 우주구름 수조를 통과하면서 지구에 도착할때쯤에는 그 속도가 변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미세구조상수라는 불변의 상수가 변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마치 안개 낀 밤에 자동차의 전조등과 같은 현상으로, 전조등 불빛이 안개를 통과하면 안개의 존재 때문에 빛 바탕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미세구조상수는 전자의 전자, 플랑크 상수(에너지 계산 요소), 그리고 빛의 속도 등 3가지의 량의 비율에 관한 개념이다. 웹 박사는 이 미세한 차이가 이 3요소 중 하나가 원인이 되어서 변해서 미세구조 상수를 변화시킨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 변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빛의 속도가 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것이 입증되면, 미세구조상수가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최신이론이 입증된다.

미세구조상수가 변하면, 삼차원에 시간을 더한 4차원을 넘어서 10차원 또는 26 차원의 우주도 가능하다는 스트링이론이 사실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차원은 굽어지거나 접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나 어떤 물리적 실험에서도 감지할 수는 없다.

과학자들은 이 사실을, 칠레의 유럽 남부천문대에 있는 아주 큰 망원경으로 다시 확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2-3년이면 이것이 사실인지 여부가 확인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세기를 들어서면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변화를 꿈꾸었다. 그렇게도 외쳐대던 패러다임의 변화가 바로 혁명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말이다. 확정적으로 밝혀진다면, 물리학의 역사를 다시 써야할 판이다.

자연의 기본법칙이 우주의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빛의 속도는 일정하다는 아인슈타인의 가정과, 그리고 다른 물리학의 기본 골격을 다시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차원이 우주에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슈퍼 스트링 이론을 뒷받침하게 되는 것이라 엄청난 우주관의 변화를 가져올수도 있다. 바로 지금이 그 변화를 맞이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원근 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www.kisco.re.kr

입력시간 2001/09/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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