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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이창호를 꺾으려면 끝내기부터 공부하라

[바둑] 이창호를 꺾으려면 끝내기부터 공부하라

이창호의 '미완성의 승리- V100'⑮

첸우핑(錢宇平)은 초반부터 일찍 패착이 나왔다. 18분을 들여서 장고를 한 끝에 두어진 변으로 세간 벌린 수가 장고 끝에 악수가되어서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검토실도 논란을 빚었다. 대세의 포인트에서 멀리 벗어난 수라는 지탄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이창호 본인은 검토실의 여론과는 전혀 다른 얘기가 나왔다. "완착이라니요? 아주 좋은 수예요. 그러나 저 같으면 딴 곳에 두었을 겁니다. 패착까지는 아니예요."

이런 논란 속에 검토실은 첸우핑이 실수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일인자 이창호가 아니라면 아닌 것이다. 좀 더 수순이 이어지자 또 이상한 수가 나온다. 우중앙을 끊어 먹었는데, 그것은 실로 두터운 지킴이었다.

이창호가 드디어 말한다. "패착일 겁니다." 상대가 두터움을 빙자하여 제 자리 걸음을 하는 사이 하변을 크게 지켜서는 집으로 괜찮다는 상태가 되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여간해서는 질 수 없는 바둑이다. 이창호는 집으로 괜찮은 바둑을 놓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바둑은 고작 138수만에 끝난다. 한중간의 차세대 폭격기간의 격돌은 이렇게 재미없게 끝나고 말았다. 근래 다케미야와 린하이펑(林海峰)을 꺾었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첸우핑은 소리 없이 스러져갔다. 종반에 강하다고 알려진 그가 종반에 힘을 거의 쓰지 못했으니 이창호 앞에는 전혀 힘을 못쓴 결과이니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서서히 이창호는 우승후보 군에 오르내리는 일이 생겼다. 4강에 진출한 멤버로는 이창호 조훈현 조치훈 린하이펑 등 4인의 건각. 이미 조훈현과 린하이펑은 세계선수권을 따낸 바 있지만 이창호와 조치훈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당시로 보면 사상 최강의 철각임이 틀림없었다.

이창호는 십 수년 한국바둑을 대표해온 조훈현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서서히 일인자로 군림하는 시절이고 조훈현 역시 '아직은' 정상지분의 절반을 가진, 그리고 응씨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희대의 철권이며, 조치훈은 일본의 대삼관(大三冠)으로 부동의 일본의 대표주자요, 린하이펑은 얼마 전 후지쓰배에서 우승을 차지해 새롭게 세계대회에 강자로 군림하던 때였다.

4강 대결은 이창호-조훈현, 조치훈-린하이펑의 결전장으로 치러진다.

세계대회에서 한국선수끼리 대국이 벌어지는 것은 결승전이 아닌 다음에야 국내 팬들로서는 아쉬운 일이고 당사자들도 여간 부담스런 일이 아니다. 조훈현과 이창호는 준결승에서 맞닥뜨렸는데 준결승은 3번기로 치러진다.

그간 이창호는 국제대회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후지쓰배에서 일본의 다케미야를 꺾고 9강에 진출한 것을 빼고는 국제전 전적이 일천하다. 특히 91년도 초에 있었던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와의 한일 신예대결에서 1:3으로 패퇴하는 등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말이 국제전이지 이번은 경우가 달랐다 국내선수와 국내에서 대국을 한다. 이창호에게는 국내전이나 진배없었다.

조훈현과의 대국은 역시 팽팽했다. 1,2국을 서로 나누어 가진 다음 운명의 제3국에서 만나게 되었다. 제3국은 끝내기의 화신인 이창호의 강미가 더 나타나는 대목이 있었다. 시종 팽팽한 승부가 300수나 지속되었으나 그 격차가 미세하고 서로 대세를 망각할 만한 실착이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바둑이 그렇게 흘러가면 이창호에게 당연히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이창호를 꺾으려면 끝내기부터 공부하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겨났다.

조훈현은 한 집안에서 한솥밥을 먹는 이창호에게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뉴스화제]



·"바둑을 체육종목으로…" 국정감사서 제의

바둑의 체육종목 전환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다. 9월 19일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정범구 의원은 바둑의 체육 전환에 관련된 강력한 발언과 제의로 의원들의 눈길을 모았다.

정의원은 "우리의 바둑이 넓은 저변인구에도 불구하고 문화와 체육,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애매한 상태에 놓여 있다. 우리 바둑계가 세계최강의 위치를 계속적으로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바둑의 체육 종목 전환과 올림픽 정식종목 가입을 위해 대한체육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육종목 전환 뿐 아니라 올림픽 종목에까지 발언내용을 확대했다. 그 같은 그의 의지는 이미 4월에 있었던 ‘바둑, 올림픽 종목 가입을 위한 세미나’에서도 일관된 주장을 펴 왔다.

정 의원은 또한 지난 15일 (재)한국기원에서 벌어진 ‘바둑의 체육전환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발대식’에 참석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바둑이 시범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둑의 체육 종목 전환에 관련해 정 의원은 지난 6월18일 문화관광위원회 상임위에서 문광부 장관에게 질의를 한 바 있다.

진재호 바둑평론가

입력시간 2001/09/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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