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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DJ "특검제 수용"에 담긴 뜻

[정치풍향계] DJ "특검제 수용"에 담긴 뜻

김대중 대통령이 G&G그룹 이용호 회장 비리 사건에 대한 특검제 도입 방침을 밝힘으로써 이용호 게이트 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9월24일 사회분야 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민과 야당이 원하고 국민에게 당당하게 밝힐 필요가 있을 경우 (특검제를) 수용하라고 당 대표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검찰이 진행 중인 특별감찰로 철저히 진상을 밝혀 내되 그것으로 미진하면”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야당의 기세와 여론 상 이 사건에 대한 특검제 도입은 기정사실화 했다고 볼 수 있다.


특검제는 검찰수사 불신 의미,검찰로선 ‘치욕’

김 대통령이 검찰의 특별감찰본부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특별검사제 도입 방침을 밝히고 나선 데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김 대통령은 우선 자신의 인척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철저히 진상을 규명,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밝힐 필요를 느낀 것 같다.

김 대통령은 또 이 사건 처리가 미진할 경우 옷로비사건의 재판이 될 수도 있으며 이는 임기종반에 접어든 자신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정공법으로 대처하겠다는 판단을 했음직하다.

여소야대 정국구도에서 결국 특검제 도입을 피할 수 없을 바에야 끌려가지 않고 주도적으로 특검제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봤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현 검찰지도부에 대한 김 대통령의 불신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대두하고 있다. 특검제 도입은 특정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를 불신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검찰 지휘부로서는 치욕스런 일이다.

검찰을 잘 통제해야 할 입장에 있는 대통령이 특검제 도입에 늘 소극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명예를 걸고 특별감찰활동에 들어간 초기에 김 대통령이 특검제 도입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데에는 검찰 지휘부를 불신하는 반증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검찰의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특검제 도입 방침을 밝힌 것이 검찰의 특별감찰본부 조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와 오히려 그 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귀추가 주목된다.

특검제 실시 방침에도 불구하고 이용호 게이트를 둘러싼 야당의 공세가 누그러질 것 같지는 않다. 한나라당은 김 대통령이 특검제 도입 의지를 밝힌 24일에도 “이번사건은 검찰 경찰 국정원 등 주요권력기관이 한꺼번에 연루되고 조직폭력배와 권력실세가 거론되는 종합형 권력비리”라고 규정, 대여 공세를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특검제에 앞서 국정조사를 실시하자는 주장도 제기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말 국정감사종료를 앞두고 법사위의 대검찰청 감사(25일), 법무부 감사(28일), 정무위의 금감위 감사(28일), 정보위의 국가정보원 감사(27일) 등에서 이용호씨 사건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대검과 법무부 국정원 금감위 재경부 등에 대한 감사에서는 권력기관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용호씨 비리가 집중적으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덕분에 미국 테러참사로 시들했던 국정감사가 종반 들어 여야 공방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8일에 예정된 문화관광위의 문화관광부 감사는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 수석과 구속된 언론사 사주 등이 증인으로 채택돼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증인으로 채택된 일부 언론사 사주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감사장 출석을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감사 자체가 파행으로 흐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량진 수산시장 인수 압력설, 또다른 정치쟁점으로

이용호 게이트에 가려져 있지만 한나라당 주진우 의원의 노량진수산시장 인수 압력설 을 둘러싼 공방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조직적으로 주 의원이 노량진수산시장을 인수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며 군불을 지피고 있다.

특히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23일 “ 주 의원이 노량진 수산시장을 인수할 경우 한나라당에 50억원을 기부하겠다고 했다는 시중의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란이 일고 있다.

장 부대변인은 “중립적 인사로부터 제보 받은 내용”이라며 “야당이 거당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것은 이회창 총재의 대선자금을 축적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 의혹을 농해수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이용호 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민주당이 이성을 상실한 채 허무맹랑한 유언비어까지 퍼뜨리고있다”며 관련자에 대해 사법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이계성 정치부차장 wkslee@hk.co.kr

입력시간 2001/09/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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