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이용호 리스트… 정·관·검 핵폭풍

G&G그룹 이용호 회장의 로비의혹 사건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연루의혹이 거론되는 정부기관과 정치인들이 수두룩하다.

9월24일 현재까지 확연하게 혐의가 드러난 것은 없다. 심증은 있으나 아직 물증이 없는 상태다. 한마디로 설(說)만 무성하다.

검찰 금융감독원 국세청 경찰 해양수산부 산업은행 등의 연루의혹이 거론되고 있다. 거명되는 인물들도 거물들이 많다. 최고위층의 인척까지 거론되고 있다. 물론 그들은 로비나 금품 수수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 사건의 중심에 검찰이 있다. 이씨 수사를 잘못하는 바람에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제때에 법대로 처리했다면 비리의 싹이 클 수 없었을 것이다.

비리의 싹을 자르지 않아 더 큰 비리를 확대 재생산 하게 한 것이 개인적 친분에 의해서든, 외압에 의해서든 일차적 책임은 검찰에 있다.

게다가 검찰총장의 동생까지 연루 의혹을 받고 있어 검찰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처지가 아닐 수 없다. 검찰이 또한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진상을 밝혀내는 일 또한 검찰 몫이다. 검찰은 크게 두갈래로 수사하고 있다. 하나는 이씨 처리과정 등 검찰 자체의 연루의혹을 밝혀내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용호씨 사건 전반의 진상을 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검찰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특별감찰본부를 구성하고 대검 중수부 전 수사인력을 이씨 사건에 투입했다. 대검 중수부가 한 사건에 모두 투입된 것 역시 사상 처음이다. 검찰의 위기를 한마디로 말해주는 것이다.

전혀 삿이 역시 사상 처직원을 자체비리 한은 제대로 처리하지 때문에 검찰은 크게 두갈래 수사를 진행중이다. 그 중심에 는 힘깨나 쓰는 기관들이 줄줄이 거명되고 중거론되는 기관들은 힘깨나 쓰는 크게 가지 설검찰 금융감독원 경찰정부기관과 수많은 만흔 을 수사중인 검찰이 대검 중수부의 수사인력 전원을 이씨 사건에 투입하는 등 수사의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이씨 사건을 맡아왔던 중수3과에 인력을 최대한 보강, 수사강도를 높이는 한편 중수1.2과 검사 및 수사관들도 현재 진행중인 내사사건을전면 중단시킨 채 이씨 사건에 전격 투입했다.

중수1과(김용 과장)는 이씨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로비흔적을 추적하고, 중수2과(민유태과장)는 이씨의 로비스트로 지목되고 있는 광주 J산업개발 대표 여운환씨에 대한 조사를 전담토록 한다는 것.

검찰은 또 서울지검 등 각 일선지검 특수부 검사 3~4명을 추가로 중수부에 배치했다. 검찰이 중수1.2과 인력을 이씨 계좌추적과 여씨 조사에 투입한 것은 무엇보다 이씨의 로비자금 흐름과 여씨에 대한 조사가 로비의 실체를 드러내는데 핵심 열쇠라는 판단에서다.

이씨는 작년 5월 여씨에게 사건 무마비조로 20억원을 건넨 것 외에 수십억∼수백억원의 로비자금을 현금으로 뿌렸으며 특히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 등 고위층 친.인척들을 계열사에 취업시키는 이른바 `가족로비'를 벌여온 사실도 포착됐다.

검찰은 이씨가 어떤 방식으로든 로비자금을 사용한 뒤 그 대가를 청탁했을 것으로 보고 이씨가최근 수년간 검찰이나 금감원의 조사를 수십차례 받고도 대부분 무혐의처리된 사실과의 연관성을 집중 조사중이다.

여씨에 대한 조사도 이씨의 전방위 로비의혹을 규명하는데 핵심적인 수순. 여씨가 이씨의 기업보호나 구명활동 명목으로 이씨로부터 받아 쓴 돈이 당초 30억여원에서60억∼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돈의 용처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여씨는 평소 정치권은 물론 호남지역출신 수사기관 고위간부들과 친분이 두터워 이씨로부터 돈을 받은 뒤 이씨 구명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와관련 여씨는 검찰조사에서 이씨로부터 받은 돈은 로비목적이 아니다고 부인하면서 시종 `모르쇠' 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여씨의 입을 여는 것이 중수2과에 떨어진 첫번째 특명이다.

검찰은 또 이씨가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용으로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해외전환사채(CB)펀드의 가입자중 가.차명으로 위장된 정.관계 인사들이 포함돼 있을것으로 보고 실소유주를 캐는 등 신원을 파악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이씨의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했지만 이씨 기소후 모든 중수부 인력을 동원한 만큼 조만간 로비자금의 실체와 여씨의 역할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9/26 19:14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