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연휴증후군 해소법과 건강관리

추석 연휴에는 과음ㆍ과식과 장거리 여행 등으로 질병을 얻기 쉽다. 건강에는 연휴가 없는데 생활리듬이 깨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부들은 명절 때만 되면 차례상 준비와 손님맞이로 만신창이가 되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마냥 들떠서 안전사고를 내기 쉽다. 연휴동안 계속 불규칙한 생활을 하면서 생활리듬이 깨져 연휴가 끝난 뒤 ‘일상생활복귀 우울증(Back to Work Blue)’에 시달리기도 한다.

추석 연휴를 맞아 챙겨야 할 건강관리법과 주의사항을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이정권 가정의학과 과장과 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한창환 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보았다.


과음ㆍ과식은 금물

황금연휴인 이번 추석 명절 만큼은 음식 욕심을 내지 말고, 적당량을 먹는 게 좋다. 과식에는 특별한 치료가 없기 때문이다. 소화가 다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최고다. 소화제를 먹을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과음도 마찬가지다. 물이나 주스를 충분히 마시고 알코올이 완전히 해독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병원에서 빨리 해독할 수 있는 처치를 취해 줄 수 있지만, 요즘처럼 응급실이 만원일 때는 과음한 탓으로 응급실을 찾게 된다면 주위 응급환자와 의사들의 눈총을 받을 게 분명하다.


감기 기운은 풍토병의 적신호

성묘 후 1~2주 있다가 열이 나고 떨리며 두통 같은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유행성출혈열 등 가을철에 유행하는 풍토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을철에 잘 발병하는 풍토병은 유행성출혈열과 렙토스피라, 쯔쯔가무시병 등이다.

해마다 이맘때쯤 5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유행성출혈열은 쥐의 폐에 있는 바이러스가 소변을 통해 사람의 호흡기로 감염되는 질환이다. 감기로 오인해 방치하면 신부전증, 저혈압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노원을지병원 내과 김진욱 교수는 “들쥐의 배설물이 있을 만한 잔디에 눕거나 침구나 옷을 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렙토스피라는 피부상처를 통해 전염되는 세균질환. 물이 고인 논에서 벼세우기를 할 때 잘 걸린다. 고인 물에 손발을 담그지 말고 작업할 때는 장화와 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발병하는 질환이다. 물린 자리에 지름 1㎝가량의 붉은 반점이 생긴다. 예방을 위해서는 긴 옷을 입고 성묘에 나서는 게 상책이다.


반드시 충분한 휴식을

연휴 피로의 대부분은 수면시간 부족 및 변경에 의한 생체리듬 파괴에서 비롯된다. 외출을 할 경우 자동차로 새벽이나 야간에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고 술자리나 고스톱 등 놀이를 하느라 평상시 보다 늦은 잠을 자게 된다.

또 중장년층에서는 긴장형 두통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과도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다.

아침에는 반드시 평상시 기상 시간을 지켜 깨어나는 것이 좋으며 정 졸릴 경우 낮에 토막잠을 자는 게 낫다. 단 30분 이상 낮잠을 잘 경우 오히려 밤 수면을 방해한다.

그리고 연휴 마지막 날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하는 게 좋다. 충분한 수면만이 연휴 피로 해소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연휴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완충시간’을 두는 것도 좋다. 연휴 마지막 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 귀가하는 것보다는 좀 여유있게 마지막 날 아침쯤에 집으로 돌아와 음악을 듣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이 같은 완충시간을 둠으로써 연휴기간중 흐트러졌던 자세에서 일상 생활로 재적응해 다음 날 출근시 평상시 같은 업무 분위기 조성이 가능해진다.


기온 변화에 유의, 가벼운 운동을

연휴기간에 긴장해 있다가 연휴가 끝나면 일시에 긴장이 풀리면서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추석연휴 기간은 아침저녁 기온이 현저히 떨어지는 시기이므로 옷을 잘 챙겨 입어 기온 변화에 잘 대처해야 한다.

출근 날 아침에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고 직장에 가서도 2~3시간 마다 스트레칭을 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점심식사 후 햇볕을 쬐면서 산책하는 것도 피로회복에 좋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갖가지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비해 효과는 매우 좋고,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람들의 희생은 의외로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거리 여행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가용을 이용한 귀향객은 운전 중 근육피로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운전은 단순 반복 작업이므로 오랜시간 운전을 하게 되면 운전 중 경직된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1시간에 한두번쯤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방법에는 손쉬운 것으로 기지개를 켜거나 가볍게 제자리 뛰기를 하는 방법이 있다.

장거리 운전인 만큼 운전자세도 중요하다. 보통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등받이를 뒤로 젖히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이는 나쁜 습관이다. 등받이는 90도로 세우는 것이 좋다.

엉덩이는 뒤로 바짝 밀착시키고 운전대와의 거리는 발로 클러치를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운전 중 허리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장거리 운전 중에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자주 신경을 써야 한다. 차내 공기가 건조해지기 쉬운데다 고속도로 정체로인해 중간에 시원한 물이나 청량음료 등을 마시는 거이 힘들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아이스박스 등에 시원한 음료수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좋다. 이밖에 간식, 물수건도 곁들이면 더 좋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스트레스도 받기 쉽다. 정차시에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석에서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천장까지 손을 뻗는 동작을 되풀이 하면 좋은 스트레칭이 된다. 양 어깨를 귀있는데다까지 끌어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방법이 있다. 운전대를 꽉 쥐었다가 놓는 것도 스트레칭의 한 방법이다.

임신부와 함께 장거리 여행을 한다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임신 중에는 가능한 장거리 여행을 피하는 게좋으나 임신 12주에는 9개월까지는 가까운 곳의 여행은 가능하다.

그러나 유산 경험이 있거나 쌍태임신, 자궁기능 및 무려증, 양수과다증이 있는 임신부와 임신초기 3개월과 마지막 달인 경우는 피하는 게 좋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과장은 “여행전에는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자동차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한시간 마다 휴식을 취해야하며 음식과 물이 바뀌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신 32주 이상의 임신부는 항공여행을 하지 않는 게 좋다.

피치 못해 비행기를 탑승했을 때는 기내에서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멀미약이나 수면제를 복용해서는 안되며 안전벨트는 가능한 한 낮게 매야 한다. 임신부가 항공여행시 가장 흔하게 문제되는 것은 다리가 붓는 증상인데 가급적 복도 쪽으로 좌석을 배정받아 틈틈히 복도를 걷는 게 좋다.

『 추석 건강관리 8계명 』


(1) 술자리에서는 술잔을 자주 기울이기보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짠 안주를 피하고 물을 많이 마신다.

(2) 밤늦게 까지 술을 마셨더라도 평소처럼 일어난 뒤 꿀물이나 이온음료를 자주 마시면서 낮에 토막잠을 잔다.

(3) 성묘할 때는 쯔쯔가무시병, 유행성출혈열 등을 예방하기 위해 바지단을 양말 속에 넣고 소매가 긴 웃옷을 입는다. 풀밭에 앉거나 옷을 널아 말리지 않는다. 성묘 뒤에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는다.

(4) 성묘 갈 때는 벌을 유인하는 헤어스프레이나 향수를 뿌리지 않는다.

(5) 임신부는 승용차에서 2시간 이상 창문을 닫고 있으면 태아에게 산소가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틈틈이 차를 세워 5분 정도 밖에서 휴식을 취한다.

(6) 배탈이 나면 지사제보다는 물과 이온음료를 듬뿍 마시며 푹 쉰다. 배탈이 사흘이상 계속되면 병원을 찾는다.

(7) 장시간 운전할 때는 푹신한 방석을 피하고 지갑을 뒷주머니에 넣지 않는다. 허리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8) 감기약은 졸음을 유발하므로 운전시엔 감기약을 먹지 않는다.

도움말=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조비룡 교수, 을지병원 내과 김진욱 교수

권대익 문화과학부기자

입력시간 2001/09/27 14:31


권대익 문화과학부 dkw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