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장르별로 다양한 프로그램 방영

각 방송사는 추석을 맞아 특집 드라마, 다큐멘터리, 오락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각 분야별 특집 프로그램을 알아본다.

드라마



정보화, 개인화, 출세, 이혼, 파편화, 약육강식 등등. 요즘 떠오르는 시대의 속성을 묘파하는 단어들이다. 물질의 발전이 거듭되는 요즘 왜 인간의 행복은 멀어지기만 하는 것일까?

KBS MBC SBS 등 각 방송사들이 추석 특집으로 마련한 드라마는 현대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불행과 가족의 파편화에 대한 복원작업을 시도한 내용들이다.

우리사회에서 가장 소외감을 느끼는 장애인에 대한 사랑, 급증하는 이혼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에 대한 행복한 봉합, 삭막한 도시에서의 지친 삶에 희망을 주는 고향에 대한 정, 상실돼 버린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사랑이 올 추석 특집극이 담아내는 주제이자 소재이다.


장애·이혼의 아픔을 딛고 이뤄낸 사랑

SBS는 두 편의 추석 특집 드라마를 준비했다. ‘누군가 그리워 질 때’ (10월 2일 오전10시10분 방송)는 장래가 촉망되던 야구선수가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되고 예기치 않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자신감과 용기를 얻어 재활하게 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드라마다.

정훈(안재모)은 아르바이트로 비디오테이프를 배달하러 온 프리랜서 잡지사 기자 지수를 우연히 만난다. 야구선수로 활동하다 사고를 당한 정훈은 하반신이 마비된 상태인데다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삶에 대해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밝은 성격의 지수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데이트를 신청할 엄두도 못 내고 순수한 사랑으로 지수를 대한다.

하지만 건강한 지수의 옛 애인이 나타나자 장애를 가졌다는 자격지심으로 다시 물러나며 좌절하는 정훈. 하지만 정훈의 순수함을 알아차린 지수는 함께 장애를 극복하자며 결혼을 제의한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인식들이 드라마 전면에 드러나 시청자로 하여금 다시 한번 장애인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또 다른 추석 특집 드라마 ‘엄마를 찾습니다’(10월 3일 오전 10시 10분 방송)는 이혼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요즘 당당한 이혼이니 이혼도 또 하나의 선택이라느니 그것을 부추기는 듯한 이기적 사회세태 속에서 그래도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김상중과 심혜진이 극중 이혼한 부부 최광수와 한영주로 나와 호흡을 맞춘다. 광수는 영주와 3년전 이혼하고 재기한 버섯 유통업자로 7세의 아들을 위해 재혼을 결심하게 된다.

영주는 결혼정보회사의 재혼담당 커플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전남편 광수가 재혼을 결심했다는 것을 알고 여자를 소개시켜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다 아들을 위해 재혼을 결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적극 나선다. 다른 사람을 소개시키고 소개받는 과정에서 두사람은 과거의 오해를 풀고 재결합에 골인한다.


삶을 지탱해주는 힘의 원천은 가족

성공을 위해 끊임없는 경쟁속에서 현대의 도시인은 시계추처럼 돌아가는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속에서 가족은 사라지고 개인의 삶은 피폐해져 간다.

MBC가 10월 2일 오전 9시 50분에 방송하는 ‘세번째 우연’은 치열한 도시생활의 경쟁속에서 일 때문에 가족마저 잃은 외로운 한 남자가 모처럼 시골로 들어오면서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한 가족을 만나 가족애를 느끼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게하는 드라마다.

드라마 속에서 불우하고 힘들지만 누구보다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을 가진 도둑과 모든 일에 완벽하고 인생에 있어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 같지만 가족도 없고 가정생활에 실패한 형사의 모습이 대비된다. 오대규와 이주희가 주연을 맡았다.

시골에서 상경해 각박한 도시에 적응해 가는 삶과 사랑을 통해 잃어가고 있는 고향의 모습과 의미를 역으로 보여주는 드라마가 바로 KBS 추석 특집극 ‘스피드 박’(10월 3일 오전 9시 30분 방송)이다.

물질적 성공을 목표로 상경, 오토바이 하나로 배달세계의 프로페셔널이 된 스피드박(안재환)이 인기 탤런트 오세은에게 사랑을 느끼나 현실에 좌절한다. 우여곡절끝에 삼류 속옷 모델 김창희(양미라)와 진솔한 사랑을 느껴 함께 귀향, 가정을 꾸미는 것을 통해 이 시대에 잊어서는 안될 효와 사랑을 이야기 한다.

다큐멘터리



변하지 않은 고향의 내음, 달라진 먹거리

추석 관련 다큐멘터리도 볼만하다. 우선 눈에 띄는 다큐멘터리는 한국일보 편집위원 재직당시 자전거 기행을 했던 작가 김훈씨가 사진작가 송정근씨와 자전거를 타고 고향풍경과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고향메시지를 담은 KBS ‘김훈의 테마기행-자전거 타고 고향가다’(10월 2일 오후9시 50분 방송)이다. 진도, 탐진강, 태백, 속초 등 풍성한 고향인심이 서정적인 영상에 표출된다.

점차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경향을 고려해 MBC가 준비한 ‘21세기 먹거리가 달라진다’(2일 낮12시 방송)는 미국ㆍ일본의 먹거리 변화와 자연식이요법, 건강식의 실천사례를 살펴보고 기존의 영양학적 식습관이 어떻게 건강을 해치는지 과학적으로 검증한 다큐멘터리다.

또 하나의 MBC 다큐멘터리 ‘신 귀거래사’(2ㆍ3일 방송)는 숨가쁜 도시의 삶을 버리고 역 귀향을 택한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농촌에서의 삶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오락



한국대표 트로트가수 나훈아 특별무대

방송사가 준비한 추석 특집에서 오락 프로그램이 가장 많다. 기존 프로그램을 특집으로 만든 것이 대다수이나 눈에 띠는 것들도 있다.

MBC ‘대한민국 소리꾼’ (30일 오후 9시45분 방송)은 오랜만에 TV에 출연한 나훈아를 볼 수 있다. 나훈아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영영’ ‘무시로’ 등 그동안의 히트곡을 부르며 파워 메탈밴드DIABLO와의 협연 무대도 마련한다.

KBS의 ‘토종 만만세’(2일 오전 10시 방송)은 우리 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 부부를 대상으로 우리 토종에 대한 퀴즈를 내 한국적인 것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 보는 프로그램이고 ‘한중일 삼국지’(1일 오후6시 방송)는 한국 중국 일본의 사회, 문화, 역사 등 각 분야에서 차이점 등을 퀴즈 형식으로 알아보는 특집이다.

SBS는 하춘화 송대관 최진희 등 트로트 가수들이 출연해 고향에 관련된 가요를 부르는 ‘트로트 팔도강산’(30일 밤12시 방송)과 박수홍 주영훈 등 연예인 진행자와 윤지영 이병희 등 아나운서들이 대결을 벌이는 ‘한가위 SBS MC총집합’(2일 오후 6시 40분)을 추석 특집 프로그램으로 마련했다.

배국남 문화과학부기자

입력시간 2001/09/27 14:45


배국남 문화과학부 kn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