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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 서울 동작구 대방동(大方洞)

’멀리 바라다 본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마음의 문을 열고/ 허름한 꽃씨 하나 심는다.// 씨는 자라서/ 산이 되고/ 물이 되고/ 나무가 된다/ 그리고/ 바람과 구름이/ 머물다가 갈/정갈한 나의 집이 된다// 더 멀리 바라다 본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 마음의 문을 열고/ 허름한 꽃씨 하나 심는다// 씨는 자라서 하늘이 된다.’ 대방동 ‘보라매 공원’에 세워진 시인 박웅진의 시비에 실린 ‘씨는 자라서 하늘이 된다’이다.

△ '동작'과 '보라매'. 그 '보라매 공원'안에 자리한 큰 못: 옛 땅이름 '번당'과 일치하고 있다.

대방동(大方洞)! 이곳에는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에 ‘높은절(청면암)’과 ‘번댐이’라는 두 마을로 이루어진 한갓진 곳이었다. 오늘날 대방동 1번지 비선거리 언덕에는 청연암(靑蓮庵)이라는 암자가 하나있다. 신라시대 지은 가람이라고는 하나, 자세한 기록은 찾을 수가 없다.

다만, 이곳 주민들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조선조 선조때 옥계(玉溪)선생이라 불리던 노진이 그 때 재상으로 있으면서 부모 명목을 빌고저 지은 암자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 암자는100여년전에 불이나 다 타버리고 석가 존상만은 화마를 면했다고 한다.

그뒤, 다시 암자를 중수, 석가불, 아미타불, 약사불 등 세 존상을 안치하였으나 6ㆍ25동란때 일부가 폭격을 받아 다시 복원,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이 암자 밑의 마을을 두고 ‘높은절이’라고 불렀다.

또, ‘번댕이’마을은 원래 번당리(樊塘里)에서 간말로, 오늘날 대방동 203번지 일대를 ‘계동궁능’또는 ‘능말’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것은 조선조때 낙천군(洛川君)과 연령군(延齡君)의 무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무덤앞에 큰 연못이 있었으니, 그 연못을 두고 계동궁(桂洞宮) 연못 또는 ‘번동(樊塘)→번댕이’라 하였던 것. 뒷날, 세월이 흐러면서 ‘번당’을 ‘큰 못’이라는 뜻으로 ‘한못’이라 불렀다.

낙천군과 연령군의 묘는 일제때인 1940년, 경성부 구역 정리로 충남 예산군 덕산으로 옮겨가고 오늘날 그자리는 도시화로 찾을 길이 없다.

’번당’을 ‘번댕이’로, ‘번댕이’가 다시 ‘한못’으로 되면서 이것을 한자로 뜻빌림한 것이 ‘대방(大方)’이다.

그래서 일제때는 경기도 시흥군 하북면(下北面)에 번댕이와 대방이라는 땅이름을 합성, 엉뚱하게도 번대방리(番大方里)라 일컫다가 1936년 4월 서울(京城)에 편입, 당시의 신길리와 번대방을 합쳐다시 신대방정(新大方町)이라는 일제식 땅이름으로 철저히 창지개명하였던 것이다.

광복뒤, 일제식 동명인 마찌(町)를 떼어내고, 동(洞)을 붙이니, 오늘의 대방동이다. 말하자면 , 일제가 창지개명한 땅이름에 마찌(町) 대신 동(洞)이라는 신발만 갈아 신은 꼴이다.

이와 같이 광복 반세기가 지난 오늘에 이르도록 일제 찌꺼기 땅이름이 알게 모르게 남아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의 하늘을 날으며, 하늘을 지키는 젊은 보라매를 키워내던 대방동에 자리했던 공군 사관학교는 청주로 이사하고 지금은 그자리가 동작구 ‘보라매 공원’으로 조성되어 시민의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동작(銅雀:노고지리(鳥)의 뜻)이라는 땅이름과 보라매(독수리)는 같은 하늘을 날으는 조류로서 우연의 일치치고는 희한하다.

또, ‘번당(樊塘) →한못(大方)’이라는 땅이름에 걸맞게 ‘보라매공원’안에는 ‘큰(한)못’이 자리하여 연꽃이 만발하고 있다. 번당(樊塘)이라는 땅이름 탓일까!

<사진설명>‘동작(銅雀)’과 ‘보라매’. 그 ‘보라매공원’안에 자리한 큰 못: 옛 땅이름 ‘번당(樊塘)’과 일치하고 있다.

입력시간 2001/10/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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