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와 길흉화복] 좌향 정하기

풍수지리를 구성하는 요소는 산(山), 천(川), 방위(方位), 사람(人)의 4가지로 본다. 풍수지리에서 복잡 다단한 이론들이 난무하는 부분이 바로 이 방위, 즉 좌향 부분이다.

각 방위마다 공유한 기가 존재하므로 주택이나 묏자리의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기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각 방위마다 독특한 개성이 있기 때문에 어떤 방위의 기가 더 좋고 어떤 방위의 기가 더 나쁘다고 말할 수는없다.

무덤이나 주택의 좌향은 인간이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다. 산줄기의 흐름에 따라 좌향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산줄기, 즉 맥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집터나 무덤을 정하면 된다. 여기에는 패철이 필요치 않다.

산줄기의 방향을 보고 상주나 집주인 스스로가 아늑하고 포근하다고 생각되는 자리, 안정감을 준다고 생각되는 자리, 주변 국세가 좋다고 생각되는 자리에 묏자리나 집터를 정하면 된다. 물론 진혈(명당)이 있는 경우, 그 모습과 모양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곳에 시신을 안장하면 된다.

풍수지리서 중에서는 더러 좌향이 조금만 틀려도 마치 엄청난 재앙을 받는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좌향 정하는 방법들을 설명해 놓았는데 여러 책들을 종합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전라도 지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안대를 어디로 대느냐’로 많이 이야기되는 방법이다. 이것은 무덤앞에 보이는 안산이나 조산(朝山)의 봉우리와 무덤의 방향을 일치시키는 방법이다.

둘째, 물길이 어디에 흘러나와(得水) 어디로 빠져 나가느냐(得破)보고 좌향을 정하는 방법이다. 이는 풍수용어로 ‘의수입향(依水立向)’이라한다.

셋째, 소쿠리 명당과 같이 산줄기를 따라가다가 90도 꺾어지면서 혈이 맺히는 경우가 있는데 풍수용어로는 ‘횡룡결혈(橫龍結穴)’이라 부른다. 그 혈 뒤에 공허한 부분을 비보 혹은 지탱해주는 귀산(鬼山)이나 낙산(樂山)을 무덤과 일치시킴으로써 좌향을 정하는 방법이다.

넷째, 산줄기가 마지막 멈출 때 어느 방향으로 나 있느냐를 보고서 그 방향으로 좌향을 정하는 방법이다.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으나 이렇게 크게 네 가지로 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풍수사(지관)들은 자신이 배운 것에 따라 어떤 특정한 방법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방법은 모두 둘이 아닌 한 가지다.

이렇게 좌향 정하는 방법이 다양해진 것은 각 지방의 산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명당은 전후좌우로 둘러싸고 있는 산들의 무게중심이라고 하였다.

즉, 주산ㆍ청룡ㆍ백호ㆍ안산 및 조산을 열 십자로 그어놓고 그 무게 중심에 혈이 위치하면되는 것이다. 위의 네가지 방법과 그 밖의 방법들도 모두 그 무게 중심을 찾으려는 노력의 다양한 표현들이다.

산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평야 지방에서는 어디가 뒷산(주산)이고 어디가 앞산(안산)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이럴 때에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물의 흐르는 방향을 보면 산줄기의 방향을 알 수 있다.

평야가 많은 전라도에서 물길을 중시하거나 이기론(理氣論) 풍수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반면, 산 모양이 분명한 곳에서는 물길이나 다른 것은 볼 필요가 없다. 산줄기가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가다 멈추는가를 보면된다. 경상도 지방에서 산 모양이나 산줄기의 흐름을 중시하는 형상론 풍수가 발전한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기론 풍수(理氣論風水)나 형상론 풍수(形象論風水)는 지형이나 산세에 따라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다를 뿐이지 모두 그 본질은 같다.

지구상의 북반구에 속한 나라에서는 동남향 내지 남향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당내 최고의 풍수사들은 좌향의 기술을 말하였으되 그 의의는 논하지는 못했다.

좌향술법(坐向術法)에 관한 몇줄의 글로 확신도 없이 그에 따른다면 몹시 위험한 일이다. 어떤 자리를 정하기 위해 좌향을 어디로 정할 것인가의 문제에 봉착했을 때는 공연히 24방위 길흉법(吉凶法)을 따져 애쓸 필요가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무덤이나 주택의 좌향을 정함에 있어서 직업풍수들의 도움없이 스스로 정하고자 할 때는 산줄기가 흘러온 방향을 따라 정한다. 그리고 나서도 불안하면 전후좌우 주변 산들의 한가운데, 즉 무게 중심에 있는지를 살피면 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기를 느끼는 일이다. 요는 마음으로 기를 살펴 동기가 감응할 수 있는 곳, 즉 자신의 마음과 함께 그 사람과 땅의 기와 그 방위가 일치되는 지점이다. 감각적으로 포근하고 아늑한 자리, 양지바른 곳이라고 생각되는 자리를 취하면 된다.

수경 최전권 수경철학원 원장

입력시간 2001/11/06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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