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박을 쫓는 사람들] 도박 공화국, 대박 신드롬

경마·경륜·복권에 카지노까지…사행산업 급성장

온 나라가 ‘대박 신드롬’에 휩싸여 있다.

경마 경륜 복권 등기존의 사행 산업이 엄청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폐광지역인 강원도 정선에서 문을 연 강원랜드 카지노가 연일 초만원을 이루고, 여기에 지난달 축구와 농구 복표 사업까지 가세, 국내 도박산업은 가히 폭발적이다.

국내 산업 경기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 들었는데 사행 산업은 반대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에는 경정이 새롭게 실시되고, 강원랜드가 메인 카지노를 오픈할 예정이라 대한민국이 ‘도박 공화국’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각계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도박산업에 불경기란 없다

국내 사행 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경마다. 국내 도입된 지 80년의 역사를 가진 경마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단 한번 매출액이 줄어든 이후 매년 엄청난 증가세를 타고 있다.

연간 입장객 1,000만명 시대에 들어선 1999년 3조4,200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4조6,229억원으로 35%나 늘었다.

올해는 10월말까지 이미 4조9,41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을 뛰어 넘어 5조원대에 도달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마사회는 전체 매출액의 68.8%라는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장외발매소를 현재 전국 25개에서 2005년에는 36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 인터넷과 ARS를 통한 전화 배팅도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라 매출액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리빙TV가 경마 전경기를 실황 중계하면서 불법 사설 경마까지늘어 음성적인 부분까지 치면 총 경마 시장은 약 7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륜은 경마 보다는 연륜이 짧지만그 성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1994년말에 시작된 경륜은 이듬해 매출이 728억원에 불과했으나 1996년 1,850억원, 1997년2,999억원, 1999년에는 5,955억원으로 점차 증가하다가 지난해에는 성장률이 무려 100%가 넘는 1조2,243억으로 급팽창했다.

올해에도 10월28일 현재까지 1조4,281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 전국에 12개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경륜은 매년 1, 2개 사업소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요즘 경륜장에는 ‘아줌마 부대’가 생길 정도로 대중화 되고있다.

지난해 개장한 강원랜드 스몰 카지노는 1년만에 5,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놀라운 성가를 올렸다. 강원랜드는 개장 이후 하루 평균 2,500명이 입장해 평균 12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에 메인 카지노가 완성되면 연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카지노 타운이 형성될 전망이다. 강원랜드 외에도 국내에는 13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이 있는 데 이것을 모두 합치면 국내 카지노 산업은 무한 번성할 것이 분명하다.


지자체 사행산업 유치경쟁

여기에 최근 영업을 개시한 토토복권 등 복권 시장도 점차 커가고 있다. 1998년 복권 발행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 이후 현재 국내에는 주택복권, 기술복권, 월드컵복권, 관광복권, 복지복권, 기업복권, 자치복권, 녹색복권, 플러스플러스복권 등 총 14종의 복권이 발행되고 있다.

스포츠 복표 사업자인 타이거풀스측은 “축구와 농구 경기 승부를 맞추는 토토 복권이 내년 월드컵을 전후해 활성화 되면 연간 1조원 정도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내년 4월에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 보트 경주 승부를 맞추는 경정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경제는 불황으로 헤매는 데 유독 사행 산업만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는 것이다.

문제는 지방 자치단체들이 재정 확충을 위해 이런 사행 산업을 경쟁적으로 유치한다는 데 큰 원인이 있다. 재정을 부풀리기 위해 온 나라를 도박장으로 만들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11/08 16:29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