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도란?

비누 치약 화장품 등 녹차를 이용한 각종 상품이 즐비한 세상이다. 그러나 커피잔에 찻잎을 넣고 더운물을 부어 내놓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까지는 좋다. 타마시라며 설탕을 내놓는 사람에 비긴다면면 양반이다.

녹차는 인스턴트 문화의 정반대 개념이다. ‘2~3의 차를 다관에 넣은 뒤 물을 100도 끓인 다음 70도로 식혀서 다관에 넣은 다음 차가 적당히 우러나면 드십시오. 그리고 3번 정도 우려 마실 수 있습니다.’ 녹차 포장 박스 안의 설명서다.

녹차는 어떻게 마셔야 좋을까? 차동호인 ‘향기를 찾는 사람들’ 대표 박희준씨의 조언 가운데 현대인이 조금만 신경 쓰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추려본다.

“차는 우릴 때, 잔에 찻잎과 물을 넣는 순서가 계절따라 다르다. 지금 같은 봄 가을에는 물을 붓고 차를 넣은 뒤 다시 물을 붓는 중투 방식이 좋다. 겨울에는 차를 먼저 넣고 물을 붓는하투가, 여름에는 반대로 물을 부은 뒤 차를 넣는 상투 방식이 좋다.

우리가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 입듯, 차도 그렇게 해야 계절에 따라 최상의 빛과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차의 요체는 색, 향, 미이다.

찻잎은 버릴 게 없다. 우려낸 찻잎은 나물이나 튀김으로 활용하면 독특한 쌉쌀함에 입맛이 살아 난다. 냉장고의 김치 냄새, 생선 비린내 등을 업애는 탈취제로서도 제격이다.

본디 차란 마시지 않고 감상하는 것이다. 색, 향, 미의 순서대로 찻물을 입안으로 옮겨 오는 과정을 음미하는 것이다. 여기에 물 끓는 소리, 찻잔의 촉감, 감각계를 떠난 느낌을 더해, ‘차는 육감으로 마시는 것’이라고 옛 다도인은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박씨는 김용복 무용단의 부탁으로 무용 대본을 써, 다향 그윽한 무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장병욱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11/09 11:23


장병욱 주간한국부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