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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재즈 베이시스트레이 브라운 내한공연

[문화마당] 재즈 베이시스트레이 브라운 내한공연

재즈 베이스 주자 레이 브라운이온다. 탄생 75주년을 기념하는 무대, ‘Giants of Jazz’의 주인공으로 내한 공연을 갖는 것.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모던 재즈의 산 역사’, ‘살아 있는 전설’이라 부르는 데에는 조금의 과장도 없다.

1945년 프로 재즈 뮤지션으로 데뷔한 이래 보여준 그의 활동 이력에는 재즈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디지 길레스피, 엘라 피츠제럴드, 찰리 파커, 듀크 엘링튼, 오스카 피터슨…. 바로 모던 재즈의 역사이다.

특히 엘라는 그의 아내이자, 그가 음악 감독일을 봐 주기도 했던 음악 동료.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의 연주에는 항상 브라운의 따스한 어쿠스틱 베이스가 있었다. 현란한 연주속에서 베이스의 침잠한 소리는 주의를 끌지 못 한다. 신경 쓰지 않으면 들리지도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연주자들에게 베이스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다. 언제나 일정한 박자를 유지해 주는 베이스가 있기에, 각자 마음껏 기예를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재즈 평론가 요아힘 베렌트는 명저 ‘재즈북’에서 그를 가리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연주자’라고 칭찬했다.

요즘의 기교파 베이시스트들이 펼치는 현란함에 비기자면 게임이 안되겠지만, 베이스를 통해 재즈 최고의 미덕을 구현해 보이는 거장이라는 것이다. 흔히 기교 전시장이 되기 쉬운재즈 연주에서 자유로운 스윙감으로 동료 연주자에게 휴식을 주는 몇 안되는 주자라는 것.

레이는 이번 내한 연주장을 왕성한 젊은이들과 함께 꾸민다. 젊었을 때 함께 활동했던 1급 주자는 모두 저 세상 사람이 됐다.

드럼에 조지 플러다스(35), 피아노에 래리 풀러(36). 레이의 막내 아들뻘에다, 국내에 첫 소개되는 사람들이라 낯설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요즘 재즈계에서 뜨고 있는 30대 주자다. 특히 조지는 로이 하그로브, 타미 플래너겐 등 1급 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실력파.

브라운과 이 두 사람의 40년 간극을 메꿀 주자들도 온다. 트럼페터 랜디 브레커(56)와 비브라폰 주자 바비 허처슨(60).

랜디는 R&B 그룹 ‘블러드 스웨트 앤 티어즈’에서 출발, 1960년대말 재즈로 방향 선회한 인물. 명 드러머 호레이스 실버의 퀸텟에서 재즈의 터를 닦은 그는 1960년대 하드 밥의 흐름을 주도했던 캄보 ‘재즈 메신저스’에 편입, 재즈맨으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1994년 그는 2개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이듬해 가졌던 중국 공연은 하나의 역사다. 중국인민공화국에서 공연한 최초의 외국 현대 재즈 그룹이라는 것과 북경과 상해에서의 완진 매진이라는 두개의 대기록을 달성한 것.

바비는 흔히 볼 수 없는 타악기 비브라폰과 마림바가 재즈에서 얼마나 훌륭하게 쓰일 수 있는 지 입증한 사람이다. MJQ의 비브라폰 주자 밀트 잭슨의 뒤를 잇는 주자다. 그도 어느덧 육순으로 접어 들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재즈의 스탠더드 넘버로 가득 채워질 이 무대는 다채로운 편성이 인상적이다. 레이 브라운 트리오 단독으로, 렌디나 바비의 협연 등 세 가지 편성으로 치러진다.

30대에서 70대 연주자가 한 무대에 어우러질 이 콘서트는 세대를 초월한 재즈의 힘을 보여줄 귀한 자리이기도 하다. 11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62-7304.


[연극]



ㆍ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록

손숙이 주연하는 극단 산울림의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이 공연된다. 두 남편과 모두 사별한 중년 여성의 잔잔한 이야기다. 첫번째 남편의 전실 자식종규, 두 번째 남편과의 친자식 윤미와 함께 사는 중년 여인 윤정숙이 겪는 심리적 갈등을 들여다 본다.

그녀가 유독 종규에게 사랑에 가까우리만치 집착하는 것은 진정 사랑했던 첫 남편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극중 현실의 전개 수법이 독특하다. 정숙이 죽고 난 뒤, 자식간의 갈등을 통해 모든 상황이 펼쳐진다.

배우의 숨소리까지 감지되는 소극장 연극, 그 가운데서도 페미니즘 연극의 산실로 자리잡은 산울림 소극장의 성숙된 무대가 늦가을을 살찌운다. 차범석 작, 임영웅 연출, 손숙 이찬영 예수정 등 출연. 11월 25일까지 산울림소극장.화ㆍ수ㆍ목ㆍ일 오후 3시, 금 오후 7시, 토 오후 3시 7시.(02)334-5915


ㆍ 엽기와 폭소, 그리고 포스트 모더니즘

극단 ‘차이무’는 왜 신작 ‘파티’에다 그로테스크 심포니란 부제를 달았을까. 믿음이 실종된 정신 병동과도 같은 우리 사회를 빗댄 한편의 우화이다. 코믹하면서도 섬뜩한 분위기.

중년 교수의 온화한 가정에 어느날 전화벨이 쉼없이 울리더니, 초대하지도 않은 마을 사람들이 쉼없이 들이 닥친다. 갑자기 시작된 안방 훔쳐보기 행렬은 기괴(그로테스크)하지만, 어렵사리 화해(심포니)의 길을 튼다.

이 과정에서 우스꽝스런 일이 계속 이어진다. 빈부 격차가 커져 가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가는 문화적 차이를 섬찟하리만치 솔직하게 풍자한다.

공포와 코미디가 교묘하게 뒤범벅돼, 포스트모던 예술론의 모범을 보여주는 작품. 엽기와 폭소가 결합된 무대다. 윤영선 작ㆍ연출, 이봉규 김세동 김미자 등 출연. 12월 2일까지 연우소극장.(02)766-1482


[콘서트]



ㆍ 한국인이 연주하는 일본 전통악기

일본 전통 악기인 고토(箏)와 샤미센(三味線)을 한국인이 연주한다. 국립국악원은 목요상설 공연 ‘새소리 새몸짓’ 의 132회째 무대를 한국인이 연주하는 일본 전통 악기 공연으로 꾸민다.

이지선씨는 서울대 음대 국악과에서 가야금을 전공한 뒤, 틈틈이 일본 등 아시아의 전통 음악에도 관심을 기울여 온 독특한 전통 음악인이다. 그의 음악 전력에는 기구치 테이코(菊地悌子) 등 일본 전통 악기의 대가를 사사하는 등일본 음악을 정통으로 수업한 경력이 남다르다.

스승 기구치씨는 이번 연주를 위해 일본의 후배 고토 연주가 3명과 함께 무대에 출연, 제자 사랑을과시한다. ‘로쿠단(六段)의 음조’, ‘박꽃’, ‘낙엽의 춤’ 등 창작 일본 전통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기회다. 8일오후 7시 국립국악원 우면당. 1588-7890


ㆍ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전곡 공연

늦가을 서정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슈베르트의 걸작 ‘겨울나그네’ 전곡이 공연된다. 바리톤 전봉구, 피아노 강영란의 협연으로 이뤼질 이번 무대는 쓸쓸하기 그지 없으면서도 동시에 따스한 인간의체온을 느끼게 한다.

‘밤인사’로 시작, ‘길가의 악사’로 매듭지워진다(모두 24곡). 너무나도 유명한 ‘보리수’가 바로 여기서 나온다. 29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소극장.(02)3486-9154


[영화]



ㆍ ‘북경자전거’

2001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과 신인상을 수상했던 화제작 ‘북경자전거’.

거대 도시가 된 베이징에서 서로 다른 꿈을 갖고 사는 두 소년이 벌이는 치열한 자전거 쟁탈전을소재로 한 영화다. 순수함과 성실함을 갖고 있는 시골 소년 구웨이가 배달원을 하면서 꿈에 그리던 자전거를 손에 넣기 위해 600위안을 모으는 과정이다.

중국ㆍ대만 합작 영화로 2001년 전주영화제에서 최고의 화제를 모았다. 왕 샤오슈아이 감독, 츄이린ㆍ리빈 등 출연.


ㆍ ‘타임리스멜로디’

‘본 영화 특유의 명상적 아름다움을 계승한 영화’, ‘전혀 일본 영화 같지 않은 무국적의 아우리를 보여주는 청춘 영화’. 상반된 찬사를 이끌어낸 1999년도 일본 영화 ‘타임리스 멜로디’가 왔다.

요코하마의 어느 당구장, 새벽녘 혼자 피워 무는 담배 연기와 커피향이 있는 나른한 공간 속으로 일본의 청춘상을 담아 냈다. 당구장 점원, 그의 음악 동료, 단골 손님의 아들 등 세 젊음이 그려내는 현대 일본의 자화상이다.

장병욱 주간한국부 기자 aje@hk.co.kr

입력시간 2001/11/1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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