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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연 가득 민주당, 대권 향해 각개약진

포연 가득 민주당, 대권 향해 각개약진

'5인 5색' 전략으로 대선 향해 성큼성큼

여권내 대선 예비 주자들의 발걸음이 부쩍 바빠졌다.

김대중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로 쇄신 파문의 국면이 진정되고, 당내 권력의 공백상태가 정상 궤도를 찾아감에 따라 내년 당권 및 대권을 겨냥한 주자들의 행보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전당대회 개최시기와 방법, 대의원 구성등을 논의할 ‘당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가 11일 구성됐지만 아직까지 정치일정은 불확실한 상태다.

내년 1월 전당대회에서 먼저 총재를 뽑고 나중에 후보를 뽑을 지, 아니면 총재와 후보 선출을 연계해 내년 6월 지방선출을 전후로 동시 선출할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당심과 민심을 잡으려는 대선주자들의 마음은 바쁠 수 밖에 없고 그만큼 물밑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인제 고문측, 대세론 확산에 주력

이인제 상임고문측은 쇄신 갈등 국면에서 나타난 ‘이인제대 반(反) 이인제’구도에 적잖게 신경을 쓰는 눈치다. 내년에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할 경우 ‘노무현-김근태 상임고문’의 개혁연대나 ‘한화갑-노무현-김근태-정동영 상임고문’으로 이뤄지는 ‘4자 연대’가 구축돼 국민적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 고문에 대한 포위망을 또다시 형성, 협공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고문측은 이번 내분 사태의 경우 오히려 ‘이인제 대세론’이 당 안팎으로 확산됐다는 점에서 내심 경선 여건이 크게 나빠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고위원 일괄사의 표명을 끝까지 반대하는 등 당내 분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한 점을 대의원들에게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고문측은 이번 당 총재직 사퇴 파문 이후 본격적인 경선체제가 시작됐다고 보고 이달 중 여의도에 기존 사무실과 별도의 120평에 달하는 대규모 캠프를 새로 마련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내 정국의 급변성 때문에 향후 정치일정이 가시화될 때까지는 당분간 ‘민생투어’등 지방 나들이를 자제하고, 서울에서 원내외 위원장과 대의원 접촉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인제 계보’로 불리는 50여명 안팎의 의원들을 수시로 만나 결속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 3월께 전당대회가 열리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1월에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언제든지 현재의 개인사무실을 선거체제로 확대 개편할 준비도 하고 있다.

한화갑 상임고문은 쇄신파문 과정에서 ‘반(反) 이인제 대표주자’로서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판단하고 이를 토대로 당내외 인지도와 지지도를 확산시켜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화갑고문 ‘반 이인제’ 대표주자로

그러나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 충격을 감안, 동교동계 신파로서 행보는 최대한 신중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동교동계 구파가 총재사퇴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자신을 집중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감기만 들어도 내 탓이냐”고 항변하면서도 내심 개혁모임과 연대한 것처럼 비쳐진 행태가 당내 지지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고문은 또 1월 전당대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전국적인 조직망 점검에 착수했다. 한 고문은 개별 주자로서 당 대의원 장악력은 수위라는 점에서 앞으로는 ‘대중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지난 11월5일 부산에서 첫 대중집회를 열어 영남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 이어 오는 20일에는 서울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후원회 및 자전적 포토에세이 출판기념회’를 가질 계획이다. 한 고문은 11월9일 저녁에는 월악산의 한 절에서 열리는 불교행사에 참석, 민심잡기에 공을 들였다. 11월16일에는 외신기자 클럽강연회를 통해 외교역량을 피력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김중권 상임고문측은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로 영남권 내의 ‘반 DJ 정서’가 점차 희석될 경우 TK출신으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김 고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우선 대구ㆍ경북지역 지지 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다.

김 고문 캠프의 한 관계자는 “11월 15일 대구에서 2만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후원회를 열어 텃밭 다지기에 나서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또 전국 대학을 돌면서 특강 등을 통해 인지도를 바짝 끌어올리는 한편 지구당 당직자와의 간담회 등을 갖고 지지세를 넓혀간다는 복안이다. 이를 토대로 호남의 지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확실한 영남권 후보로 자리매김한 뒤 당에 대선 공천장을 요구한다는 게 김 고문측의 구상이다. 다음달 초에는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 개소할 예정이다.


김중권ㆍ노무현 고문 기반 넓히기

노무현 상임고문은 이번 파문을 계기로 당내 선두주자인 이인제 고문에 대한 충분한 견제 기반이 마련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선의 룰과 시기 결정에 힘을 쏟기 보다는 현장을 파고드는 정치 이벤트를 통해 세 불리기를 본격시도하고 있다. 11월9일 대구에서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후원회를 갖고 지지기반 확대에 나선 데 이어 10일~11일 1박2일간지지 대의원 2,000여명을 모아놓고 전북 무주에서 단합대회를 가진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특히 노 고문은 대회를 통해 당내 경쟁 주자들을 향해 직ㆍ간접적인 공격을 퍼붓는등 적극적인 선거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무주 단합모임에서는 “영남에서 제3 후보가 나오면 민주당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선거기술자들의 말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고 특정계파를 지목한 뒤, “그러나 지난해 총선에서 민국당의 참패로 그것(영남제3후보)이 불가능하다는 게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노 고문은 영·호남을 돌아 12월10일에는 서울 힐튼호텔에서 대선후보 출정식을 갖는다.

김근태 상임고문은 이번 쇄신파문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한결 고무된 표정이다. 그러나 쇄신파와 함께 김 대통령을 몰아붙여 궁지로 몰게 했다는 당내 일각의 역풍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김 고문측은 한반도 재단의 전국 지역후원회 지부 결성식을 통해 대의원들의 지지세를 확산하고, 민생 탐방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11월10일에는 전국의 재단관계자와 대의원 등 3000여명과 함께 전북 무주 덕유산에서 대규모 단합대회를 가졌다.

한 관계자는 “최근 김중권, 노무현 상임고문측에서 끊임없이 연대의 손짓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각종 모임과 대회를 통해 대의원과의 접촉을 늘려가며 독자행보를 더욱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방송출연을 통해 대중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해온 김 고문은 9일에도 MBC 100분토론 ‘여권의 쇄신-어디로 가나’에 참석,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김근태ㆍ정동영 고문, 인지도 올라 고무

정동영 상임고문은 쇄신 파문으로 개혁 연대의 형성, 쇄신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이에 따른 지명도 확보 등 알찬 수확을 건졌지만, 당내 최대세력인 동교동계 구파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게 큰 부담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대중정치 행보 보다는 총재 및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게임 룰을 공정하게 만드는 데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 고문이 11월9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일류국가심포지엄’에서 상향식 공천제도와 당원 예비선거제도 도입, 10만 대의원 양성 등을 통한 정당 민주화와 4년 중임 정ㆍ부통령제의 도입 등의 선거제도 개혁을 주장한 것도 이 같은 계산에서다. 정 고문측은 오는 12월에 본격적인 대선 출정식을 치를 계획이다.

박정철 정치부기자 jcpark@hk.co.kr

입력시간 2001/11/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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