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정치의 계절, 고개드는 내몫 챙기기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월드컵 등 국가대사를 앞두고 각종 이익단체를 비롯한직능ㆍ사회단체들이 정치세력화를 선언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일부 단체는 정치적 격변기를 틈타 노골적인 내몫 챙기기에 나설 태세다. 이에따라 정치권을 겨냥한 이 같은 움직임이 민의의 적극적인 분출과 합리적인 수렴보다는 극단적인 집단이기주의로 흐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가장 활발한 유형은 특정 정파나 후보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정치적 목소리를 내겠다는것.

지난해 의약분업으로 현 정부와 극심한 갈등을 빚은 대한의사협회는 11월18일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전국의사대표자결의대회를 열고 정치세력화를 공식선언했다. 대표자들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선후보 초청공개토론회를 통해 의료발전에 도움이 되는 후보를 가리는 한편 능력있는 회원(의사)의 정계진출을 적극지원하기로 했다.

대한약사회도 의협의 정치세력화 선언에 자극받아 정치활동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법을 고쳐서라도 정치활동을 하겠다고 밝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13일 정치활동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특정후보자 지지ㆍ반대 선언, 특정 후보자 선거지원 등을 검토했다.

일부 시민ㆍ노동단체들은 아예 정치참여를 준비중이다. 민주노총이 모태가 된 민주노동당이 최근 사회당과 전국연합 등 사회단체를 포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고, 녹색연합은 녹색당 창당을, 환경연합은 지방선거 후보공천 등을 계획하고 있다.

‘무엇을 당장 해달라’는 직설적인 요구도 드세지고 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은 완전 월급제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달말 차량투쟁을 벌이겠다고 공언했고, 관광호텔업계는 슬롯머신과 증기탕을 허가해주지 않을 경우 월드컵 참가선수단의 투숙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각종 단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시민들은 ‘다원적인 민주사회에서 자연스런 현상’이란 당위론에서 ‘집단이기주의로 국정이 표류한다’는 우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기본적인 관점에서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민주적 규칙을 존중하고 집단이익도 사회정의 범위내에서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1/11/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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