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텔레매틱스' 서비스

우리나라도 1인1차시대가 성큼 다가 왔다.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생활의 필수 도구가 되었다는 방증이다.

특히 차량용 PC가 자동차에 장착되기 시작하면서자동차의 쓰임새는 놀라울 정도로 넓어졌다. 차량용 PC는 자동차용 오디오, 항법 장비, 원격 진단과 안전 기능을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시스템과 인터넷 서비스를 합친 멀티미디어 단말기다.

라디오·CD 재생·MP3·TV 기능에서 지도 표시와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항법 장비, 인터넷 검색·e메일·음성 메일 등 인터넷 서비스, 그리고 도난 차량 추적과 긴급 구조 요청까지 이 단말기 하나로 처리할 수 있다.

차량용 PC는 대부분 음성으로 작동된다. 운전자가 한 눈을 팔지 않고도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라디오'라고 말하면 라디오가 켜지고 '인터넷'이라는 한 마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또 문자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수신한 e메일을 운전 중에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차량용 PC 시장은 '텔레매틱스(Telematics)'라는 차량 정보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

텔레매틱스는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rmatics)을 합친 신조어다. 이 기술은 크게 도로 안내와 교통 정보 서비스, 안전과 보안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정보 제공 서비스로 나뉜다.

자동 항법은 텔레매틱스 기술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서비스다. 이미 국내 자동차 중에서도 상당수가 이를 선택 품목으로 장착하고 있다. 원하는 목적지를 사전에 입력하면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길을 도로 지도와 함께 음성으로 알려 준다.

또 교통 상황을 파악해 차량이 많을 때 미리 우회도로로 진입할 것을 가르쳐 준다. 운행 중인 차량의 고장 유무도 원격으로 진단할 수 있다.

자동차의 전자 제어 장치와 연결된 무선 인터넷 단말기가차량의 정보를 모아 서비스센터에 전송하면, 서비스 센터의 진단기가 엔진 온도·배기가스·타이어·오일 상태를점검해 이상 유무를 운전자에서 알려 주게 된다. 텔레매틱스 단말기는 단순한 전자 제품이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일종의 컴퓨터다.

따라서 자유롭게 e메일을 주고 받고, 개인 정보도 관리할 수 있다. MP3 파일로 음악을 듣고, 게임도 할 수 있다. 자동차가달리고 있는 주변 지역이 궁금하면 언제든지 지역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주요 자동차 메이커는 미래형 차량 서비스의 하나로 텔레매틱스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GM은 올해 초 운전 중에 길을 잃었을 때도 자동으로 목적지를 안내해주는 '온스타'를 개발하고 60만대의 자동차에 이 시스템을 장착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보안 시스템을 갖춘원격 진단 서비스 '텔레에이'를 내놓았으며, 포드 자동차도 최근 퀄컴과 손잡고 '윙캐스트'라는 합작회사를 설립, 텔레매틱스 서비스 구현에 나서고있다.

우리나라도 대우자동차가 KTF와 공동으로 텔레매틱스 시스템 '드림넷'을 개발하고 이를 장착한 차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된이 시스템은 차량 사고 자동 감지, 도난 차량 추적, 긴급 출동, 원격 잠금장치, 주행 경로 안내, 교통 정보 제공 등 12가지 첨단 디지털 서비스를제공한다. 대우자동차는 2003년부터는 원격 차량 진단과 무선 인터넷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불과 10년 전만 해도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꿈의 자동차'가 현실로 나타났다. 꿈의 자동차도 결국 인터넷이 없으면 단지 굴러다니는 마차에 불과한 세상이다.

전자신문 강병준 기자

입력시간 2001/11/2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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