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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 충북 충주시 탄금대(彈琴臺)과 열두대

[땅이름] 충북 충주시 탄금대(彈琴臺)과 열두대

충북 충주시는 국토의 남한강변 중원벌에 자리하고 있는 유서깊은 도시다. 남한강을 가로막은 충주댐과 또 달래강과 남한강이 아우러지는 그 아래쪽에 보조댐을 막아 놓았기에 가히 호반(湖畔)의 도시를 연상케 한다.

특히 달래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곳의 대문산은 숲이 울창한데다 층암절벽의 절경을 뽑내고 있다.

대문산의 기암절벽을 일러 탄금대라 했으니, 신라 진흥왕때(551년) 가야(伽倻)사람으로 그의 나라가 망할 것을 예감, 신라로 귀화한 악사 우륵(牛勒)이 망국한을 달랬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우륵은 당시 글씨의 대가인 김생(金生:가금면 반송리 출생)을 만나러 이곳에 왔다가 달래강변 대문산 기슭의 금휴포(琴休浦)와 탄금대 절경에 반해 가야금을 뜯었다고 한다.

특히 우륵은 이 곳에서 법지(法知), 계고(階告), 만덕(萬德) 등 세 제자에게 가야금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우륵은 두고 온 가야국의 하늘을 바라보며 망국한의 슬픔을 가야금으로 달래곤 했다.

가야금의 낭랑한 가락이 강건너 맞은편 창골(가금면 창동리)까지 들리니 그때의 사람들은 창골 언덕을 일러 ‘금(琴)을 탄(彈)한다’는 뜻으로 ‘탄금대(彈琴臺)’라 불렀다.

그러고 보니 이 탄금대가 자리한 주변의 땅이름이 온통 ‘금(琴)’자와 ‘가(歌, 可, 伽)’자로 이뤄져 있다. 금가, 금왕, 가금, 가흥, 금목, 금릉, 칠금, 금휴포 등으로 ‘노래(歌)’와 ‘악(樂, 琴)’을 연상케 하는 땅이름 들이다.

또 탄금대 북쪽에 있는 절벽을 ‘열두대’라하는데, 이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순별사 신립(申砬)장군이 휘하 8,000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배수진을 쳐 왜적 가등청정(加藤淸正)과 소서행장(小西行長)의 군대를 맞아 분전했으나 참패, 달래강에 투신 자살한 곳이기도 하다.

열두대는 그 당시 신립이 왜적과 격전을 벌리면서 휘하 군사들을 격려하기 위해(또는 열을 받은 활을 강물에 식히기 위해) 30여 미터나 되는 절벽을 무려 열두번이나 오르내렸다는 데서 붙여진 전설이라 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보면, 우륵이 뜯었다는 가야금이 열두줄이요, 또 가야곡이 열두곡이라 했다. 기록에 따르면, 우륵은 하가라도(下加羅都), 상가라도(上加羅都), 보기(寶伎), 달기(達己), 사물(思物), 사자기(師子伎), 거열(居烈), 사팔혜(沙八兮), 이사(爾赦), 상기물(上奇物), 물혜(物慧), 하기물(下奇物)의 12곡을 지었다고 한다.

한편, 가야금의 위편이 둥근 것은 하늘의 상징 (天圓)이고 밑이 평평한 것은 땅(地方)을 뜻한다고 했다.

또 가운데가 텅비고 줄이 열둘인 것은 각각 육합(六合)과 12개월에 해당한다고 했다. 가야금 12줄이 일년 열두달에 상응한다고 했듯이 우륵의 12곡도 역시 나름대로 이곳 탄금대의 열두대와 어떤 걸림이라도 있을까.

지금도 이 고을 사람들은 매년 가을에 탄금대가 자리한 우륵의 기념비앞에서 우륵문화재를 열어 그의 얼을 기리고 있다. 대문산 밑을 휘돌아 흐르는 남한강 물결을 따라 맑게 울리는 탄금대 가야금 소리는 세상 시름을 씻어 주었을 것이다. 맑고 청아한 우륵의 가야금 소리가 지금도 탄금대 밑을 흐르는 남한강 물결과 어우러지는 듯하다. 세월이여, 탄금대여!

입력시간 2001/11/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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