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스마트 카드

신용카드 천국이다. 카드 한 장이면 두툼한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 백화점, 식당, 주유소 심지어 동네 수퍼마켓에서도 신용카드로 지불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전자상거래의 대표적인 결제 수단으로 떠올라 전자화폐로도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단 신용 카드의 한 가지 흠이라면 지불 기능에 머문다는 점이다. 최근 신용 카드의 결점을 보완한 새로운 디지털 카드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스마트 카드가 그것이다.

스마트카드는 신용카드 크기의 플라스틱에 가로 1cm, 세로 2cm 정도의 반도체 집적회로(IC)를 넣은 것으로 자료 저장과 연산 기능까지 갖추고있다. 이 때문에 신용카드, 전자화폐, 교통카드, 의료보험카드, 신분증을 하나로 통합해 쓸 수 있다. 말 그대로 '똑똑한(smart) 카드'인셈이다.

보안성도 기존 마그네틱 카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화됐다. 마그네틱 카드는 간단한 장비와 기술로도 쉽게 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 카드는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한 IC칩으로 거래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에 안전하다. 또 스마트카드에는 고주파(RF) 안테나가 탑재돼 있어 카드를 긁지 않고 가까이 대기만 해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 카드의 위력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카드 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단말기로 카드를 읽어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용카드의 가장 큰 취약점인 보안 문제를 일거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요 카드 사는 스마트 카드 보급에 발 벗고 나서는 상황이다. 마스터 카드사가 개발한 '몬덱스 카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 보인 스마트카드다. 지난해 6월 시범 서비스를 통해 서울 코엑스와 제주도를 중심으로 약 2만3,000여장을 공급했다.

올해 들어서는 국민카드와 함께 '트레이드패스 카드'를 개발했다. 연말까지 PC방, 놀이동산, 인터넷쇼핑몰, 프랜차이즈 등을 통해 200여만장을 보급할 계획이다. 금융결제원의 K캐시, 비자카드 SK텔레콤 삼성물산이 공동으로 개발한 비자캐시, 삼성-LG-국민카드 컨소시엄의 A캐시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스마트카드 상용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올해 말까지 500만장 이상이 발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와 스마트카드가 결합한 모바일 결제 카드도 등장했다. 모바일 결제란 카드리더기가 설치된 가맹점에서만 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지리적인 한계를 벗어나 리더기가 없는 곳에서도 이용하고 이동하면서도 핸드폰으로 사용 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모바일 카드는 평소에 신용카드처럼 쓰다가 카드판독기를 통해 휴대전화와 연결하면 각종 온라인 거래에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카드 판독기나 IC칩을 내장한 휴대전화기도 나와 모바일 전자상거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삼성, LG, 외환, 하나, 한미은행 등 5개 카드사와 제휴해 모바일 스마트카드인 '모네타(Moneta)'를 출시했다. 모네타는 전자화폐, OK캐시백, 교통카드 기능에 SK텔레콤 멤버십 기능까지를 한 장의 카드에 합쳤다.

모네타 카드보다 한 발 먼저 선보이기 시작한 'KTF 멤버스 국민카드'도 기능면에서 모네타카드에 필적하는 진화된 스마트 카드다.

스마트카드는 내년 부터 마그네틱 카드를 빠르게 대체하며 차세대 지불 수단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스마트카드의 활성화는 핸드폰으로 신용카드 이용대금을 결제하는 모바일 결제의 확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보다 더 편리한 디지털 세상을 만드는 데 주역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 인터넷부 강병준 기자

입력시간 2001/11/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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