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연령별 타깃마케팅으로 꼽히는 ‘TTL’의 실무 책임자인 SK텔레콤의 조현준(35)과장은 1999년 여름 TTL 도입 당시를 ‘인천상륙작전에 나서는 각오’라고 회고했다.

“PCS 3사의 출범으로 신규 가입자가 급격히 떨어져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다’ 는 위기 의식에서 회사가 사운을 걸고 시도한 모험이었다”고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광고 주체도, 광고할 대상도 드러내지 않고 오직 청순형의 10대 여학생만을 보여 주는 티저(Teaser) 광고로 TTL을 출범 시켰다.

2년여가 흐른 지금, SK텔레콤은 한 때 017 흡수ㆍ합병으로 일부러 가입자수를 줄이려고 부실 회원을 강제 탈퇴 시켰을 정도로 모바일 업계의 거대 공룡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 성공한 첫 타깃 마케팅의 개가였다 .

그러나 이런 마케팅 성공으로 인한한 기업의 비약적인 성장과 달리 소비자들은 타깃 마케팅 홍수 속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모바일 업계에는 ‘1318’ ‘1824’ ‘2535’으로 세분화된 연령별 타깃 마케팅으로 온통 난리 법석이다.

10대 초반의 어린아이들에 까지 광고ㆍ홍보전을 펼치는 바람에 학부모들은 ‘아이들 비용’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 시민단체관계자는 “모바일 업체들이 또래 집단의식이 강한 청소년들에게 ‘휴대폰이 없으면 따돌림 당한다’는 식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어린 아이들의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개인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다.

마케팅을 통해 판매 전략을 극대화하는것은 기업의 생리다. 그러나 아직 판단 능력이 서지 않은 어린이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판촉 전술을 펴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마케팅에는 나이외에도 다른 차별적인 전략이 많이 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11/28 11:33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