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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마케팅] 연령대별로 구분, 차별화 판매전략

키즈마케팅에서 실버마케팅까지

편의점에서 파는 일회용 ‘삼각 김밥’을 얼마나 빨리 능숙하게 벗겨 먹는가를 보면 어느 세대인지를 알 수있다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잠시 딴전을 피우고 있다가는 영락없이 구세대로 밀려나고 만다.

이제 한 달만 늦어도 세대 차이가 나는 세상이 됐다. 이처럼 요즘 각 세대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세분화 돼 있으며 독특한 개성과 강한 문화적 동질성을드러낸다. 이들은 개별적인 연대감은 약하지만 취미나 여가, 문화적 취향에서는 다른 세대들과 뚜렷한 차별화를 원한다.


세대별 요구에 맞춘 판매·서비스

이 같은 연령ㆍ세대별 개성과 취향의 세분화는 광고와 마케팅 시장에 일대 변혁을 몰고 왔다. 이제 산업 전분야에서 연령대별로 차별화한 세그먼트 전략은 마케팅 기법의 필수 조건이 됐다. 갓 태어난 영ㆍ유아를 위한 ‘키즈 마케팅’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실버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세대별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지 못한다.

네살된 아들과 생후 11개월된 딸아이를 둔 가정주부 정수빈(29)씨는 요즘 큰 고민거리 하나를 덜었다. 그렇게 치과를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던 큰 아이가 소아 전문 치과로 병원을 옮기면서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 소아 치과는 컴퓨터, 장난감은 물론이고 인테리어도 디즈니랜드에 온 것처럼 꾸며 아이들이 병원의 공포감에서 벗어나도록했다. 물론 비용은 일반 치과에 비해 20~30% 가량 비싸지만 아이를 편하게 치료할 수 있어 그곳을 찾는다.

정씨는 또 내달 돌아오는 둘째 아이의 돌 사진도 ‘키즈 포토’라는 어린이 전문 사진 체인점에서 찍을 계획이다. 2년여전 첫아이 돌 사진을 찍었을 때의 고생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유아 전문 사진관에는 어울리는 배경 화면이 배치돼 있을뿐 아니라 찍을 때 아이를 집중시키는 각종 놀이기구가 있어 더 좋은 포즈의 사진이 가능하다.


한 자녀 가정 늘면서 시장 급팽창

‘키즈 마케팅’은 최근 급부상하는 연령별 타깃 마케팅의 한 형태다. 예전만 해도 관심 밖에 있던 이 분야는 1990년대에 들어 ‘한자녀’ 가정이 늘면서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내 자녀 하나 만큼은 왕자나 공주처럼 키우겠다’는 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한 이 마케팅은 좀처럼 불황을 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프리미엄급 우유 및 분유 시장, 놀이방 및 보육시설, 장난감 대여점, 사진관, 소아 치과, 유아 전문인터넷 쇼핑몰과 교육 사이트 등 종류도 다양하다.

우유 시장만해도 예전 고름 우유 파동 이후 1990년대 초부터 서울우유의 ‘앙팡’을 시작으로 지금은 남양유업의 ‘아인슈타인’, 파스퇴르의 ‘영재우유 DHA’ 등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프리미엄급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0세 이상에서 초등학생 전문 서점체인인 ‘꼬마 루소’의 양미영 마케팅 부장은 “유아를 대상으로 한 ‘엔젤 도서’ 시장은 순이익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극심한 불황에 직면해 있는 성인 서적 시장과 달리 경기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며 “국내 아동 도서 시장의 경우 매년 35%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도서 업계의 새로운 탈출구로 각광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연령별 타깃 마케팅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분야는 단연 휴대폰 시장이다. 1997년 선보인 PCS 3사가 신세대들을 중심으로 신규 시장을 급속히 잠식해가자 위기를 느낀 SK텔레콤이 20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스무살의 TTL’ 브랜드를 낸 것이 효시다.

당시 SK텔레콤은 90%에 가깝던 신규 가입자 확보율이 40% 이하로 급락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20대 가입자율은 20% 이하로 곤두박질 쳤다. 이에 SK텔레콤은 20대들만의 전용 휴대폰이라는 TTL 브랜드를 출시해 대대적인 광고를 벌임으로써 20대 가입율을 무려 60~70%까지 끌어올리는 성공을 거두었다.


휴대폰 시장은 연령마케팅 격전장

이때부터 휴대폰 업체간에 연령별 세그먼트 마케팅 경쟁의 불이 붙었다. 20대 일변도에서 벗어나 ‘1318’, ‘1824’, ‘2535’ 등 연령별로 더욱 세분화하는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 대전이 일어난 것이다.

SK텔레콤은 최근 10대들이 채팅, 미팅, 번개팅을 선호하는 것에 착안해 10대 전용의 ‘ⓣing’과 구매력이 강한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을 대상으로 한 ‘유토(UTO)’를 새로 선보였다.

10대들이 문자메시지를 애용하는 것을 감안해 ‘ⓣing’ 가입자에게는 월 400회 문자 메시지 무료 혜택과 학습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에듀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행을 선도하는 세대들이 주축을 이루는 ‘유토(UTO)’ 회원들에게는 선택적 요금 할인제 외에 전국 유명호텔바, 음식점, 놀이공원, 영화관, 어학원, 헤어숍 등을 이용하거나 콘서트, 해외 여행 시에 10~50%의 할인 등의 특전을 부여한다.

‘나(Na)’라는 20대 전문 브랜드를 출시했던 KTF는 최근 10대를 상징하는 ‘1318’에 인터넷의 ‘i’를 영문으로 결합한 ‘Bigi’와 2535 세대를 타깃으로 한 ‘Main’을 내놓았다.

‘Bigi’는 10대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기본요금 없이 저렴한 월정액제 혜택을 준다. ‘Main’ 회원에게는 매일 심야 특정시간 무료통화와 지정번호 60%할인 등의 서비스 제공 등을 제시해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지난해 3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N세대를 겨냥한 ‘카이(Kai)’를 출시한데 이어 최근 10대만을 특화한 ‘카이홀맨’을 선보였다.

10대 전용으로 나온‘카이홀맨’ 회원에 가입하면 파격적인 요금 할인 혜택 외에 패션 음악 영화 등 각종 스타 이벤트 초대, 멜로디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최근 모바일 폰 업체들은 전용 카드제까지 도입, 휴대폰과 카드를 연계 시킴으로써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음료·주류 등 사회전반에 걸쳐 유행

연령별 세그먼트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분야로는 금융과 음료 시장을 들 수 있다. 금융 분야는 최근 들어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 하면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다. 은행이나 보험사, 투자자문사 등에서는 연령별, 자금 규모별로 재테크 설계를 해 주는 것이 유행이다.

10대 자녀들을 둔 가정을 대상으로 한 교육비 마련 재테크, 20대 중반을 대상으로 한 결혼 자금 재테크, 30대들을 위한 주택자금 마련 재테크, 사망률이 가장 높은 40대 남성들을 위한 건강 보험 상품, 그리고 퇴직자들의 노후를 대비한 실버 재테크 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나와 있다.

특히 외국계 보험사들은 2~3년전부터 30대 초반의 남성 보험설계사들을 대거 채용, 보험업계에 타깃 마케팅 경쟁을 촉발 시켰다.

이들 외국계 보험사들은 그간 기혼 여성과 연고 위주의 영업 전략에서 탈피, 30대 중반의 남성 층을 공략함으로써 국내 보험 업계에 종신보험 가입 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완전 자유화된 국내 자동차보험시장에서도 보험사들이 특정 연령층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상품을 속속 나오고 있다. 후발 자동차 보험사인 교보는 48세 이상의 여성이 배우자와 함께 가입하면 보험료를 6% 할인해 주는 상품을 개발, 인기몰이에 나섰다.

LG화재와 동양화재는 통상 한정운전특약이 21세, 26세 이상인 틈새를 노려 24, 25세 운전자들에게 유리한 한정운전특약 상품을 내놓았다. 삼성화재도 신차 구입을 많이 하는 26~29세 연령대의 운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상품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음료시장처럼 연령별 기능성 제품경쟁이 벌이고 있는 분야도 흔치 않다. 최근 음료업계는 갈증 해소 차원에 머물렀던 기존의 탄산ㆍ과즙 음료 위주에서 탈피해 스포츠, 다이어트, 건강ㆍ영양, 전통 곡물, 퓨전 음료 등으로 대상을 세분화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원하는 10대, 20대 여성들의 주타깃으로 한 ‘미에로화이바’와 ‘다이어트 콜라’가 이미 대히트를 쳤고, 40대 이상의 중ㆍ장년층을 겨냥해 ‘매실차’, ‘식혜’, ‘수정과’ ‘당근 주스’ ‘솔잎’ 등 전통 음료를 기능성 음료로 바꿔 출시하고 있다.

운동 등 활동량이 많은 10대, 20대를 주 타깃으로 한 ‘포카리스웨트’, ‘게토레이’, ‘파워에이드’가 이미 유행했고 최근에는 ‘2% 부족할 때’, ‘니어워터’ 등이 가세해 경쟁을 벌인다.

주류시장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맥주 업계에서는 20대를 주 소비층으로 삼은 ‘카스’를 비롯해 여성과 신세대를 겨냥해 손으로 마개를 돌려 따는 트위스트-오프-캡방식에 병 크기도 한 손에 쥘 수 있게 만든 ‘카프리’ 등이 이런 세그먼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나온 것들이다.

1~2년전부터는 순한 맛을 선호하는 20~30대 여성과 직장인용으로 ‘국향’ ‘설화’ ‘청하’ 같은 청주류와 ‘백세주’ ‘매취순’ ‘산사춘’ 같은 약주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백화점들이 유아 용품 코너, 아동 매장, 20대 젊은이들을 위한 영캐주얼 매장, 30~40대 주부를 위한 여성 코너, 30대 직장인 대상으로 한 신사복 코너 등 연령별로 매장을 분류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20대를 위한 스포츠카, 30대에게 인기가 높은 지프나 SUV, RV 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 실버산업도 각광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실버 산업 또한 연령별 타깃 마케팅의 각광받는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용인의 ‘노블 카운티’, 서울 신당동의 ‘서울시니어스타워’, 경기도 화성의 ‘라비돌 리조트’ 같은 실버 타운은 부유한 노년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퇴직한 실버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노후 금융 상품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신용카드 업계, 음식점, 레저ㆍ스포츠, 화장품, 패션, 영화, 잡지, 출판, 액세서리, 가요계, 연예, 놀이공원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연령별 타깃 마케팅이 적용되지않는 분야가 없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이두희 교수는 “연령별 타깃 마케팅은 시장세분화의 한 방법인데 우리나라는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나이에 따라 행동 양식과 소비 양태가 잘 구분되는 특성이 있어 연령별 마케팅이 유독 잘 적용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취향이 점차 개별화 다양화 되고있어 앞으로는 보다 세분화되고 고급화된 분류 방식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성애 마케팅도 뜬다

동성애가 고급 명품 산업을 주도하는새로운 신세대 문화 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금기시했던 ‘동성애’가 이제는 광고 영화 소설 패션 음악 등을 즐기는 일부 젊은 계층사이에서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동성애 마케팅이 가장 확실하게 자리잡은 분야는 고급 패션 업계. 이미 고급 패션 잡지에 실린 명품 의류 화보의 모델 상당수가 동성애자들이다. 언뜻 봐도 게이 커플임을 알 수 있는 G사의 남성복 광고,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프랑스 최고 명품사인 C사의 모델 역시 레즈비언이다.

가요계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지난해 미소년 같은 이미지에서 댄스 가수로 이미지 변신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남성가수 A씨. 아직 서른이 넘는 나이에도 정상의 댄스 가수 자리를 놓치않는 여가수 B씨도 동성애 가수들이다.

문화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동성애를 다룬 서영은의 소설 ‘그녀의 여자’, 극단 연우무대의 연극 ‘이’, 드라마 ‘그녀를 보라’, 가수 서문탁의 뮤직 비디오 등이 동성애를 이용해 대중적 인기를 끈 작품들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11/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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