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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마케팅] 입맛에 맞게…1대1 맞춤 서비스

[연령마케팅] 입맛에 맞게…1대1 맞춤 서비스

세계적인 출판ㆍ미디어 그룹인 독일 베텔스만의 한국지사는 지난해 말 간단한 아이디어로 놀라운 판매 성과를 거두었다. 당시 영국의 작가 조앤 K. 롤링의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전질이 새로 출간되자 이 회사는 ‘어떻게 하면 보다 빨리 효과적으로 팔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던 끝에 한가지 판촉 방안을 고안해냈다.

해리포터 1권을 구입한 고객을 우선 대상으로 집중적인 판촉 마케팅을 벌이는 것이었다. 이 회사 마케팅 팀은 북클럽 회원 고객 중 해리포터1권을 구매한 고객들만을 뽑아 전집 발간 소식과 간략한 책 내용을 e메일로 보냈다.

1권을 본 사람이라면 전집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판단은 적중했다. 5만6,000원이나 하는 전질 1,000세트를 단 몇일 만에 모두 판매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베텔스만의 경우는 그간 활용돼 왔던 DB(Data Base) 마케팅의 초기 단계를 응용한 것에 속한다. 축적된 고객의 데이터 자료를 활용하는 DB 마케팅은 10여년 넘게 활용되어온 고전적인 판매 기법이다.

최근에는 자료 활용을 통한 1차원적인 접근 방식에서 더욱 발전해 고객의 취향과 구매 성향 등을 구분해 차별적으로 소비자를 관리하는 고객관계관리(CRM) 마케팅이 급부상하고 있다. 천문학적 분량의 데이터를 저장ㆍ분류할 수 있는 컴퓨터라는 ‘만능 기계’가 가져다 준 마케팅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세분화 된 정보로 차별적 서비스 제공

CRM(CustomerRelationship Management)이란 고객의 특성과 소비 성향, 개인적 취향 등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고객의 소비 욕구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최첨단 마케팅이다.

전화 e메일 팩스 콜센터 인터넷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수집된 고객 정보를 판매 마케팅과 고급 서비스 제공의 툴로 활용하는 21세기 판매ㆍ영업 전략 수단이다.

특히 CRM은 고객과 기업이 1대1로 정보 등 의사 소통을 주고 받으며 마케팅을 벌인다는 점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광고 수단이었던 PR(Public Relation)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정교한 마케팅 기법이다.

단순히 고객에게 판매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회사가 고객과의 ‘관계(Relationship)’를 지속적으로 정밀하게 ‘관리(Management)’하는 것이다.

CRM 마케팅은 고객 정보 수집에 있어서도 ‘진보된 고급 정보’를 구축한다. 고객의 나이 성별 가족관계같은 신상 정보는 물론이고, 고객의 구매 성향, 취미, 관심 분야, 성격, 재산 증감, 즐기는 스포츠 등 방대한 정보를 상세히 분석한 뒤 이에 적합한 차별적인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예로 30대 초반의 한 백화점 여성 고객이 지난해 1년간 한 백화점에서 주로 5세 여아 의류 용품을 자주 구입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 백화점은 CRM 마케팅에 따라 춘추복이나 하복, 추동복 같이 계절이 바뀌거나 추석, 연말 연시, 그리고 그 아이의 생일날이 있기 한 달전쯤 마다 이 여아가 입을 수 있는 신제품 카달로그를 DM이나 메일 등을 통해 보낸다.

물론 여기에는 이 여아의 신장이 성장했을 것을 감안해 6세용 사이즈를 위주로 보내며, 색깔과 디자인도 그 동안 구입했던 스타일로 맞춰 보낸다.

이런 상품 정보 외에 수시로 6세 여아에 유익한 교육 정보를 제공하거나 어린이 뮤지컬 무료 초대권을 보내는 부대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마디로 고객의 구미에 맞는 ‘1대1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평생고객으로 관리, 선진국선 보편화

CRM 마케팅 기법은 기존의 판매기법과는 비교할 수 없는 효과를 창출해 낸다. 소비자를 단순히 일회성 구매자로 보지 않고 끊임없이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 평생 고객으로 관리함으로써 지속적인 상호 연관 관계를 맺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선 당연히 구미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곳을 찾게 마련이다.

미국 보스턴 은행은 수년 전부터 CRM 기법을 도입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국내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 고객의 상위 7%가 은행 총수익의 80%를 창출한다고 한다.

은행 고객 중 절반 가량은 비용만 증가 시키는 소위 ‘적자 고객’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보스턴 은행은 고가의 예금을 하거나거래 총액이 높은 VIP 고객을 따로 분류해 특별 관리한다.

이 은행은 컴퓨터로 VIP 고객을 분류한 뒤 이들에게 테니스 골프 요트 스키 같은고급 스포츠와 취미 여가 비용 전액을 은행이 지불하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미국에서 CRM은 이미 보편화된 마케팅 기법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금융업계와 인터넷상거래 업체, 유통업체, 제조업체 등에서 CRM 마케팅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조흥은행은 지난달 초부터 CRM 마케팅을 통한 고객 투자 상담을시작했다. 전체 920만명의 고객 중 실적이 우수한 75만명의 추려내 이들의 투자 성향을 분석한 뒤 고객이 은행을 찾으면 이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재테크 상담을 해주고 있다. 조흥은행은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약 1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했다.

LG캐피탈도 그간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렀던 CRM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최근 CRM 전문회사인 시벨(Siebel)과 100억원대의 계약을 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마케팅, 서비스, 세일즈 기능 등을 모두 기능을 갖춘 CRM 패키지를 올해 말까지 설치하고 통합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가전업계와 국민은행 제일은행 SK증권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금융권, 와우북 디자인하우스 등 출판업계,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유통업계 등에서도 CRM 도입을 검토중이다.

특히 2년전부터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전자상거래를 하는 인터넷 업체들 사이에서는 e-CRM이라는 개념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유통·금융 등 전업종에 확대

현재 CRM 전문업체로는 시벨 브로드비젼브로드베이스 같은 외국계와 한국NCR, 한국SAS, 한국오라클, 한국IBM, SAP코리아 등 국내 유수 업체들이 있다.

LG-EDS, 삼성SDS등 대기업 중심의 SI업체들도 외국산 CRM 솔루션 벤더들의 제품을 리셀링하면서 동일 그룹 계열사 및 금융권을 대상으로 CRM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e-CRM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우리 특성에 맞는 특화된 독자적 솔루션을 가진 견실한 CRM 전문 벤처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벤처사들은 웹로그 분석, 콜센터 어플리케이션, 데이터 마이닝, ERMS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독자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독자 기술력을 가진 벤처업체로는 위세 아이텍유니보스 이네트 에피온 온빛미디어 등 10여개사가 있다.

e-CRM 전문업체인 에피온의 김용민사장은 “CRM마케팅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는 1~2년에 불과하지만 산업 전분야에 걸쳐 무궁무진하게 응용 적용될 수 있는 산업”이라며 “지금까진 컨설팅 경험과 논리 프로그램에서 앞선 미국계 솔루션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국내 업체들이 이미 웹 테크닉면에서는 외국산과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우리 소비자의 성향은 국내업체들이 더 밝기 때문에 국산 CRM 솔루션의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11/2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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