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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후보지, 과연 타당했나?

공동 후보지, 과연 타당했나?

동계올릭픽 유치경쟁으로 지역갈등 조짐

“동계스포츠하면 강원도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공정한 심사와 선정절차에 따랐다면 당연히 강원도가 선정됐다.”

KOC(대한올림픽위원회)가 11월 16일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후보지로 강원과 전북을 공동개최지로 결정한 이후 강원도민들의 규탄대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강원도민들 사이에는 “정치논리에 밀려 승리를 도둑맞았다”는 분노감이 팽배해 있어 반발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정치논리로 승리도둑”

평창군민 1,000여명은 22일 오후 도암면 횡계시가지에서 ‘2010 동계올림픽 공동개최 결정 규탄 및 재선정촉구 결의대회’를 갖고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정하려던 당초 방침을 정치논리로 밀어붙인 KOC의 결정은 원천 무효로 공정하게 재심의 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시가지 도로변 300여개 상가가 모두 철시한 가운데 도암면 22개리 이장단은 상복에 만장을 들고 시가지를 행진한 뒤 모두 삭발식을 가졌으며 김운용 KOC위원장의 화형식과 성명서 채택 등이 이어졌다.

횡성군민 1,000여명도 뒷날인 23일 횡성읍 실내체육관에서 KOC규탄대회를 갖고 KOC가 재심의 선정을 수용할 때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강원도 시ㆍ군의회의장단은 27일 평창군에서 회의를 열고 재심의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KOC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이에 앞선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동유치를 결정한 KOC의 총회는 회의진행 및 의결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총회당시의 녹음테이프와 속기록 공개를 요구했다.

강원도는 공동개최결정은 1개후보도시를 요구하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헌장에 위배되며, 최소한 주개최지와 대회명칭은 투료로 결정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공동개최는 1개도시가 주최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어갈 뿐만 아니라 국제경쟁력에서 뒤져 사실상 유치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KOC는 “후보지결정은 KOC의 고유권한으로 실사결과, 전북은 남자활강경기장의 시설기준이 미달이고 강원은 서울과 분산개최안을 제시했으나 서울시의 경기장 시설이 미비하고 투자의지도 없는 등 두 지역 모두 결격사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KOC “ 두지역 서로 보완해야 개최 가능”

KOC는 또 전북은 1조4,430억원, 강원은 1조359억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이를 동원할 능력이 의문시되며 2006년 동계올림픽유치 신청때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3개국이 공동유치를 신청하는 등 그 동안 2개국 이상이 신청한 사례가 많아 1개국안에서의 공동개최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공동개최시 예산도 절감된다며 강원도의 재심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서울시와 분산개최는 대회조직위에서 재정을 부담하기 때문에 서울시의 재정부담은 없으며 공동개최를 하면 오히려 강원도 단독개최보다 경기장 건설비용이 더 많이 소요돼 KOC가 경제성을 고려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재 반박했다.

또 △재원염출가능성에 대해서는 강원도는 전문연구기관의 용역결과에 따라 재정계획을 세웠으나 KOC가 전문적인 재정분석이나 타당성 검토도없이 막연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KOC가 3개국이상이 공동개최를 신청했다고 예시한 나라들은 모두 탈락한 사례들이어서 공동개최신청은 곧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 탈락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원도는 KOC가 재심의하지 않을 경우 당초 KOC에 1개 후보도시 선정을 요청했던 정부가 실사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를 토대로 1개 후보도시를 선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KOC는 물론 문화관광부도 이 같은 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고 강원도는 법정투쟁도 불사할 태세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강원도는 최각규도지사 재임시, 현 김진선지사가 행정부지사 때 동계올림픽유치를 검토했다가 그만둔 사실이 있어 일부에서는 강원-전북의 두 지사가 정치적 목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IOC의 개최지 결정이 지사선거이후라는 점에서 두 사람 모두 손해 볼 게 없다는 해석이다. 두 사람은 도민들에게 이 같은 지적이 오해라는 것부터 인식시키는 것이 순서였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강원이 싫다면 우리가 단독개최”

강원도의 반발이 비등하고 있는 가운데 유종근 전북지사는 KOC의 결정에 대해 아쉽기는 하지만 KOC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유 지사는 전북이 10년 동안 계획하고 준비해온 동계오륜이 강원도와 공동유치로 결정된 것은 못내 아쉬운 일이지만 KOC의 결정을 일단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세부사항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문화관광부와 국무조정실, KOC 등의 심의과정에서 최대한의 실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강원도가 KOC의 공동개최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전북도가 단독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도 동계오륜 유치위원회는 강원도의 재심의 등 요청에 대해 전북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데다 강원도의 제안은 편파적으로 작성된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유치위는 또 강원도가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 사실관계를 왜곡해 전북 도민을 우롱한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강원도와 전북도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막대한 예산과 환경파괴가 예상되는 동계올림픽을 지역갈등까지 불러 일으키면서 까지 유치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곽영승 사회부기자 yskwak@hk.co.kr

입력시간 2001/11/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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