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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대의 한의학 산책] 약술

[신현대의 한의학 산책] 약술

요즘은 어느 집이라도 거실 장식장 한쪽에 선물로 들어온 양주 한두 병은 있을 겁니다 심지어 홈바(home bar)를 만들어 놓고 술을 즐기는 품위파도 있습니다.

가끔 남의 집의 초대를 받아 가게 되면 거실으 장식장에 가득한 양주, 고량주, 청주의 아름답고 우아하고 맵시나는 술병들을 봅니다.

하지만 선번에 투박하지만 반들반들 윤이 나는 과일주단지나 약주단지가 놓은 집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필자는 어머니가 떠 주시던 단술의 달콤하면서도 빙빙돌던 아련한 추억에 그 집의 주부 얼굴을 다시 쳐다보게 됩니다.

이덕무가 서른다섯살 때 지은 '사람답게 사는 즐거움'(원제 사소절-士小節)은 선비와 부녀자들과 어이들이 나날의 삶에서 배우고 지켜야 될 예의범절과 올바르게 닦아 나가야 할 삶의 자세와 몸가짐을 조목조목 적어 놓은 일종의 수신 교과서입니다.

이책 은 영정조 이후 조선의 도덕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소절에서 이덕무는 술과 여색을 경계하여 말하기를, 술을 즐기고 여색을 좋아하면 정신이 흐리고 용모가 추악할 뿐만 아니라 또한 성질이 조급하고 포악해져서 쉽게 성을 내게 되니, 그것은 술의 본성은 열이 있어 마음의 화기를 폭발시키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선인들은 술을 기호식품으로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약으로 이용해왔습니다. 술은 상승작용이 있어 적절히 사용한다면 약 못지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선인들은 오래 전부터 약재를 이용하여 술을 담아 왔는데 술의 힘을 빌어 약재들의 약성을 강화했고 신속한 효과를 내게하였습니다.

비교적 잘 알려진 약술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초술

기침과 목구멍 통증을 가라앉힙니다. 한방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재 중의 하나인 감초는 신경통, 생리통, 복통 중시에도 좋은 효과를 냅니다.

집안의 대소사에 감초술을 애용하는 아주머니가 있는데 그 분의 말을 따르자면 소주에 감초 한줌을 집어넣어 이삼일에서 길게 잡아 일주일 정도 감초의 성분을 우려내면 우선 술의 색깔이 아름답게 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주의 특이한 쓴맛이 사라져서 좋고 숙취에서 빨리 깬다고 합니다. 그러나 감초를 다량 사용했을때 글리시리진의 부작용이 나타나므로 과용은 피해야 합니다.

2. 대추술

피로회복과 노화방지에 좋습니다. 대추에는 오래된 기침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뇨, 강장, 피로회복, 식용증진 등의 작용도 있습니다. 대추술을 담가 날마다 조금씩 마시면 노화 방지으 효과도 얻습니다. 술을 담글때는 말린 대추를 이용해야 합니다.

3. 매실주

빈혈, 변비 증세에 효과가 있습니다. 매실은 매화나무의 열매로 과육에는 양질의 구연산과 사과산이 들어있고 씨에는 아미그달린이 풍부해 만성피로, 식욕부진, 일사병 등에 좋은 효과가 있습니다. 또 정장 작용이 뛰어난 설사, 변비 증세에도 잘듣습니다. 술을 담글때는 매실의 표면에 사처가 난 것이 함께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4. 오미자술

기침과 천식 증세를 가라앉혀 줍니다. 새콤한 맛이 강한 오미자술은 식욕을 돋우고 피로를 풀어주며 기침과 천식 증세를 완화시켜 줍니다. 기대하는 약효에 따라 술을 마시는 시간과 방법이 다릅니다. 식욕을 돋우기 위해서는 하루 3회, 식전에 소주잔으로 1잔씩 마십니다. 그리고 기침, 천식 피로증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20~30ml에 따뜻한 물 반 컵을 타서 하루 1회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마십니다.

5. 치자술

예전 우리 어머니들이 추석 음식을 하실 때 울 안에 심어 둔 치자나무에서 치자를 따서 그것을 우린 물로 튀김옷을 만들거나 송편반죽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곱게 치자물이 든 고구마 튀김을 입에 물고 콧물을 닦으며 구슬치기르 하던 기억이 납니다. 치자에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어 노이로제, 불면증, 신경쇠약 등 신경이 예민해서 생기는 증세에 잘 듣습니다.

치차로 술을 담가 마시면 이런 약효 외에도 피로회복, 식욕증진, 이뇨, 건위 등의 약효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공부에 지치고 시험에 불안감을 느끼는 수험생들 경우, 치자술을 마실 처지가 아니므로 필자는 어머니들에게 수험생의 음식에 치자물을 활용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입력시간 2001/11/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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