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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의 길따라 멋따라] 서해안 일몰명소

[권오현의 길따라 멋따라] 서해안 일몰명소

낙조는 언제부터인가 연말의 인기 여행테마가 되어 버렸다. 밀려드는 인파와 극심한 교통체증에도 불구하고 세월의 마디를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성지순례의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어느 덧 달력은 마지막 장. 슬슬 준비를 해야할 때이다. 서해안의 일몰 명소 세 곳을 꼽아본다.


# 석모도 민머루해안언덕(인천 강화군)

일몰 구경이 아니더라도 석모도 가는 길은 너무나 즐겁다. 차 타고, 배 타고, 걷고…. 본격적인 여행은 강화 외포리에서 시작된다.

외포리는 석모도행 카페리가 출발하는 곳. 여행객 대부분이 차를 갖고 섬에 들어가기 때문에 포구에는 사람 대신 차가 줄을 선다. 카페리는 대형이다. 차가 배 위에서 U턴해 정열하면 승용차 48대가 들어간다.

배를 타기 전 새우깡 한 봉지가 필수. 하얀 갈매기떼가 배를 따른다. 사람들이 던져 주는 새우깡을 먹는다. 던져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이들은 물고기를 잡는 본능마저잊은 듯 가끔 식당가의 쓰레기통까지 뒤진다. 그래서 ‘거지 갈매기’라고도 불린다.

10분 남짓이면 석모도 선착장. 민머루해안은 선착장에서 섬을 가로질러 반대 방향의 해변이다. 물이 빠지면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반긴다. 일몰의 포인트는 해변 뒤쪽으로난 언덕길. 길을 따라 잠시 올라가면 서쪽 해안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해는 커다란 송전탑 너머 수평선으로 잠긴다.


# 남당포구(충남 홍성)

홍성군 서부면의 남당은 작은 포구. 그러나 덩치답지 않게 수많은 해산물이 모이는 곳이다. 새조개, 광어, 우럭 등이 많이 난다. 천수만으로 길게뻗은 방파제, 물이 빠지면 끝없이 펼쳐지는 갯벌, 갯벌을 온통 뒤덮고 있는 게의 무리 등 전형적인 서해안 포구의 정취를 갖고 있다.

남당항은 일몰이 독특하다. 해는 바다로 떨어지지 않고 천수만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길게 누운 안면도로 진다.

천수만의 호수 같은 물이 노을을 반사하는 가운데 고깃배에서 내린 어부들의 모습이 검은 실루엣으로 반짝인다. 겨울 천수만의 진객은 철새. 운이 좋다면 천수만을 날아오른 수 만 마리가 황홀한 낙조의 분위기를 한껏 높일 수 있다.

홍성은 일제시대 조국애를 불살랐던 두 영웅의 고향이다. 만해 한용운과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생가가 이 곳에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결한 기상의 흔적을 느낄수 있는 유적이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인천-군산간 개통으로 서울에서 2시간대면 남당항에 닿을 수 있다.


# 변산반도(전북 부안군)

변산은 이제 서해안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 중의 하나이다. 시루떡을 큰 스케일로 조각해놓은 듯한 채석강, 천년고찰 내소사, 아름다운 내변산 등 절경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 방조제의 남쪽 시발점이기도 하다. 호남고속도로(신태인IC)를 통해 들어가는 방법 외에 서해안고속도로로 군산까지 간 후부안에 닿는 길도 생겨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변산반도의 일몰 포인트는 주로 두 곳. 채석강과 변산해수욕장이다. 채석강의 낙조는 기괴한 바위와의 어울림이 압권이다.

겨울철 해는 채석강 정면이 아닌 남쪽으로 치우쳐서 바다에 잠긴다. 하늘과 바다가 빨갛게 변하고 채석강 바위가검은 실루엣으로 간을 맞춘다. 변산해수욕장의 일몰은 넓은 모래갯벌 위에서 맞는 것이 특징.

특히 썰물 때 아름답다. 미처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갯벌에 갇힌 바닷물이 붉은 해의 기운을 반사한다.

권오현 문화과학부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1/12/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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