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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창작의 문’外

[문화마당]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창작의 문’外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창작의 문'

창작 국악의 길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오케스트라, 재즈, 록 등 서양 음악 어법을 적극 빌어 오는 방식. 젊은 국악인의 의욕과 어우러져 참신하고도 발랄한 작품을 배출해 낸다. 국악 실내악단 슬기둥, 국악 그룹 푸리 등으로 대표되는 이 방식은 젊은 층에서 불고 있는 국악 붐과 직결된다.

또 하나는 파격의 즐거움 보다는 정통적인 것에로의 천착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방식. 전통 음악의 창조적 계승과 서양 음악의비판적 수용이라는, 보다 온건한 기치를 내건 이들은 중장년 국악인의 의욕을 대변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창작의 문(門)’은 중견 국악 작곡가들이 새 시대의 국악에 대해 벌인 탐색들이 진열된다. 김희조, 김영재, 이영조,이건용, 이인원 등 국악 작곡에서 각각 일가를 이룬 중견의 작품들이 한마당에서 경합을 벌이는 셈이다.

김희조씨의 관현악곡 ‘합주곡 1번’이 막을 연다. 시나위를 국악 관현악의 논리로 재편성, 국악의 흥이 서양의 논리 구조와 어떻게 맞물릴수 있나를 탐색한 작품이다. 주제 제시-발전-재현이라는 서양 소나타 양식이 우리의 ‘열고-풀고-맺는’ 선율 구조로 변한 것.

86 아시안, 88 올림픽 매스 게임 곡 등을 통해서도 국악의 현대화 가능성을 꾸준히 모색해 온 작곡가 김씨는 지난 9월 별세,이번 무대를 보지 못 한다.

평소 보기 힘든 해금 병창이 다음 무대를 잇는다. 김영재씨의 ‘쑥대머리’는 소리 ‘춘향가’ 중 유명한 옥중대목을 해금과 목청으로 다시 엮은 작품. 애절하기 그지 없는 해금 선율이 피를 토하는 귀곡성과 어우러져 내는 진한 정서는 한국적 한(恨)의 원형을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

이어 등장하는 두 곡은 서양 음악의 수련을 닦은 작곡가가 형상화한 한국적 정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이영조 교수의 실내악곡 ‘류(流)Ⅶ’은 해금과 대금이 이뤄내는 대위법이 압권이다. 애절한 해금 소리와 구성진 대금 선율이 서로 마주보며 흥겨운 선율을 자아내면, 그 틈 사이사이로 가야금과 거문고가 끼어 들어 공간을 풍성히 채워 간다.

1980년대 음악계의 타성에 철퇴를 가했던 민족음악론의 비조 이건용씨의 관현악곡 ‘산곡(山曲)’이 그 뒤를 잇는다. 한폭의 웅장한 산수화를 연상케 하듯, 깊이 높이 농염 기울기 비례 등 시각적 효과를 음으로 표현해 낸 절묘한 곡이다.

이씨는 ‘‘태주로부터의 전주곡’으로 국악의 정수인 수제천 이후의 진정한 명곡이라는 평을 받더니 ‘만수산 드렁칡’으로는 국악 관현악의 최상이라는 평까지 끌어 냈다. ‘한국음악의 논리와 윤리’, ‘민족음악론’ 등의 음악비평서로, 학계와 일반 모두에게서 호평을 받은 그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이다.

마지막 곡은 국악 오케스트라곡 ‘몽금포 타령 주제에 의한 판타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서도 민요 ‘몽금포 타령’을 국악적으로 변주한 곡이다. ‘장산곶 마루에~’의 흥겨운 선율이 중모리-중중모리-휘모리 등 다양한 장단으로 굽이쳐 온다. 저 도저한 신명 앞에서는 록이니 테크노니 하는 소리가 다 망발에 지나지 않다는 것, 역시 한국인이라면 다 안다.

작곡자 이인원씨는 청주대에서 양악을, 한양대 대학원에서 국악을 전공, 동서고금의 음악 원리를 깨쳤다. 지금은 작곡 등 음악내적일은 물론, 평론과 기획 등 무대를 벗어나서도 재능을 발하고 있다.

이번 무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에 한상일 단장의 지휘로 이뤄진다. 6~7일 오후 7시 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3507~8


[연극]



ㆍ 무대에 서는 장정일 희곡

‘내게 거짓말을 해 봐’, ‘거짓말’ 등 문제작을 써 온 작가 장정일의 초창기 희곡 3편을 극단 고리가 무대에서 실현한다.

아들이 범죄를 저질러 생활고를 근근이 해결해 나가는 모자(母子) 이야기를 그린 ‘실내극’, 수감중인 두 남자 이야기 ‘어머니’, 무임승차로 먼길을 떠나는 남녀이야기 ‘긴 여행’ 등 3편이다. 임창빈 연출, 박지아 윤기화 조성익 등 출연. 11일까지 단막극장. 화~금 오후7시 30분, 토ㆍ일 오후 4시 7시.(02)3141-3500


[라이브]



ㆍ 조용필 '그리움의 불' 콘서트

조용필이 콘서트 ‘2001 뮤직 퍼포먼스-그리움의 불꽃’으로 올해를 접는다. 연출가 윤호진, 무대 디자이너 박동우 등 연극계의 중견이 함께 꾸미는 이번 무대는 그의 히트곡과 신곡이 엇갈려 가며 연극적 무대에서 펼쳐진다.

조용필의 음악 여정을 시각화한 제 1부, 우주를 배경으로 그의 노래를 펼칠 제 2부 등 시청각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45인조 오케스트라, 어린이 합창단, 남녀 코러스 등은 ‘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신화를 고스란히 재현해 낸다.

이번 공연은 9일까지로 예정됐으나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의 연장공연 성화에 하루 연장됐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토요일까지는 오후 7시 30분, 일요일 오후 5시.(02)580-1300.


[콘서트]



ㆍ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내한공연

독일의 한국 천재 소녀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14)이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진짜 신동’, ‘젊은 거장’ 등 천재 아티스트에게 주어지는 찬사를 이미 한몸에 독차지한 인물이다.

1995년 독일의 ‘뮌스터 차이퉁’은 “7살이 아니라, 17살짜리가 연주하는것”이라며 “김수연은 기적“이라고 보도했다. 연말을 맞아 특별히 마련된 이번 콘서트에서는 윤이상의 ‘작은 새’, 라벨의 ‘치간느’,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 등이 연주된다.

홈페이지(www.suyeonkim.com)를 갖고 있다. 피아노 반주 한방원. 13일 오후 7시 30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대성당.(02)547-5723


[전시]



ㆍ 김교만 개인전 '관능과 고독의 여체'

임신한 여성이 소파에 앉아 캔버스를 응시하고 있다. 방금 전까지도 읽고 있었을 책을 한켠에 물리고 볼록한 배위에 손을 얹은 채, 그림을 보는 여인의 표정은 더 이상 평화로울 수 없다. 젊은 여인은 바로 그의 아내다. 이광호(34)의 세계는 그렇다. “아주 작고 은밀한 얘기를 들었을 때의 그런 느낌 같은 것”이라고 자신의 회화를 압축한 대로다.

‘상징과 성찰의 여백’이라는 부제를 달고, 그가 근작전을 갖는다. 할머니, 부인, 아이 등 그의 친척 혹은 이웃일 듯한 사람이 작품 어디서나 등장한다. 실존 인물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다. 근래 작품 중 자신의 일상성을 저렇듯 소박하고 담담하게, 또 예술적으로 당당하게 펼쳐 놓은 회화는 찾기 힘들다.

누워 자는 소년과 기도하는 노인, 그 사이에서 뭔가를 쓰는 작가 등 세 사람을 한폭에 담은 ‘재연-어머니로부터 그 의미를 마음에 새겼을 말들’ 같은 작품은 바쁜 일상속에서 잊고 지내는 소중한 이야기들을 일깨워 준다. 12일까지 갤러리 인데코.(02)511-0032.

장병욱 주간한국부 기자 aje@hk.co.kr

입력시간 2001/12/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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