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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대선정국 문앞의 '게이트 암초'

[정치풍향계] 대선정국 문앞의 '게이트 암초'

이번 주 중 여야는 정기국회에서 못다한 숙제, 즉 새해 예산안을 처리한 뒤 2001년도 국회를 마감한다. 예산안은 20일쯤 늦어도 주말까지는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만 처리되면 이번 임시국회는 파장이며 이제 정치권은 사실상 대선국면에 들어간다. 연말연시의 정치방학도 거의 없을 것 같다. 민주당은 19일 당무회의가 스타트라인이다. 민주당은 이날 그 동안 특대위가 마련한 전당대회 일정 및 방법, 정치쇄신방안 등을 확정한다.

일부 주자들과 당 소장파 중심의 쇄신연대 등이 당무회의를 연기하고 전당대회 시기 등에 대한 잠정 결정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확정일자가 다소 늦춰질 수 있지만 큰 물줄기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연대 그림 난무, 한나라도 후보경쟁 구도

당권과 대선후보 중복 출마를 금지한 특대위 안이 확정될 경우 민주당 주자들은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 물론 당장 당권이냐, 대선후보냐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 내년 2월중순께부터 시작되는 예비경선에 일단 참여했다가 지도부 경선 등록 전에만 대선후보 경선을 포기하면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경선에 합류할 수 있기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주자들이 16개 시도별로 순차적으로 실시되는 대선후보 예비경선에 참여했다가 중반쯤 후보들간 우열이 확연해지면 전략적 짝짓기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당내 기반은 튼튼하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주자와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주자가 결합할 개연성이높다.

구체적으로 이인제(후보)+한광옥(당 대표ㆍ동교동계 구파 포함) 조합이 가장 그럴듯하게 거론된다. 현재 대선후보 도전의지가 강한 한화갑 상임고문이당권쪽으로 선회할 경우 이인제+한화갑 조합의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권으로 선회가능성이 거의 전무한 노무현 상임고문도 지역적 기반이 튼튼한다른 당권 주자와의 연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나라당도 서서히 후보경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이회창 총재의 독주가 두드러지지만 TK 지역에 기반한 박근혜 부총재가 도전장을 내밀자 당내에 적지않은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TK지역 기득정치세력및 주류 일각에서 박 부총재의 도전을 못마땅해 하자 박 부총재 측이 발끈하고 나섰고 다시 상대편에서 이를 경선을 의식한 부풀리기 전략으로 몰아붙이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경선시기에 대한 토론은 없지만 후보경선을 앞 당기자는 목소리가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민주당의 당권-대권분리 결정에 영향을 받아 이를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권-대권 분리가 제왕적 대통령, 제왕적 총재의 출현을 막는 제도적 장치로 받아들여지면서 여론의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에서 당권-대권 분리를 선도한 최병렬 부총재와 김기배 총장 등 주류측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진승현 리스트 정가 핵폭탄 될 수도

여의도 정가에 몰아치고 있는 진승현 게이트 태풍은 대선정국의 또 다른 전초전이라고 할 만하다. 한나라당은 진승현 리스트의 공개와 성역 없는 ‘몸통’ 수사를 요구하며 대여공세를 강화하고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신광옥 전 법무차관 등 여권의 고위인사들이 이 게이트에 연관돼 있음을 부각, 국민적 공분을 증폭시키면서 한편으로 교원정년 연장 유보, 신승남 검찰총장 탄핵소추안 무산 등으로 흐트러진 전열을 가다듬겠다는 계산인 것 같다.

문제는 진승현 리스트다. 그 동안 검찰과 정치권 주변에서 떠돌았던 진승현리스트가 공개될 경우 가공할 폭발을 일으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야 정치인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청와대 주변 인사들까지포함되는지에 따라 엄청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는 진씨가실제로 돈을 준 명단과 로비대상 명단 등 2종류의 명단이 있으며 야당은 돈을 준 명단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신광옥 전 차관에게 돈을 준 혐의를 받고있는 민주당교육위 부위원장 출신 최택곤씨와 이번 주 중 소환될 것으로 보이는 김은성 전 국정원 제2차장에 대한 수사가 진척되면 정치권의 요동은 한층 심해질것으로 보인다.

김 전 차장은 진승현씨 사건의 한 축으로 거명되고 있고 진씨가 정치권에 뿌린 돈의 행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검찰은 최씨와 김은성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정치권에 건네진 자금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정치인 소환이 이번 주 중 본격화하기는힘들 것 같다.

이계성 정치부차장 wkslee@hk.co.kr

입력시간 2001/12/1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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