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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 애니메이션] '칼'로 그린 절대권력자의 힘과 약자의 슬픔

[만화 & 애니메이션] '칼'로 그린 절대권력자의 힘과 약자의 슬픔

■무사의 노래 (박산하 글ㆍ그림/시공사 펴냄)

무림 세계에서 천하 제일로 군림하고 있는 용천군. 그의 절대적인 권세에 공경을 표시하기 위해 열두 문파는 자파 이름에 십이지 동물 이름을 넣는 식으로 개명한다. 천하를 호령하는 용천군의 사위가 되려는 십이 문파의 내로라 하는 젊은 무사들은 그의 딸 용소저의 마음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다. 빼어난 용모의 용소저는 어느날 세상을 돌아보기 위해 남장을 하고 여행을 떠난다.

변장한 용소저를 못 알아본 검객들이 나타나 그녀를 괴롭히는데 그때 마다 십이 문파의 젊은 무사들이 앞다퉈 등장해 도와준다. 용소저에게 잘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분파에도 속하지 않은 청년 검객 담백이 나타난다. 뛰어는 무술 실력을 갖고 있는 담백은 용소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몰려드는 십이 문파의 강자들과 사투를 벌이는데…

인기 만화 작가 박산하가 야심찬 무협 신작 ‘무사의 노래’를 선보였다. 오직 강자만이 살아 남는 무림의 세계를 다룬 무협 만화는 만화업계에서는 가장 오래 됐으면서도 흔한 단골 테마. 그럼에도 남성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는 것은 무협 만화 자체가 갖고 있는 역동성과 비현실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우선 무협 만화는 빠르고 강하면서도 박진감을 준다. 최고 무사들의 불꽃 튀는 결투 장면을 마치 스냅 사진을 통해 보는 듯이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장르는 만화가 유일하다. 특히 박산하의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터치는 강하면서도 인간적인 무사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무협 만화의 또 다른 특징인 비현실적인 상황 설정 역시 큰 매력이다. 무협 만화에서 등장 인물은 뚜렷하게 선과 악의 두 분류로 나눠진다. 그 중에 선한 쪽에 속한 주인공은 절대 신격화 된 상태로 표현된다. 박산하의 ‘무사의 노래’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강자가 승리 한다는 판 박힌 논리 외에 ‘절대 권력이 빛을 발할수록 그 아래서 신음하는 약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 간다’는 논리가 강조된다. 바로 그 점이 이 작품이 다소 과격하고 과장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삼류로 흐르지 않게 하는 버팀목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12/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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