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는 셈 치고 믿어봐?"

명리분석 선기법으로 명문大 합격 주장, 주식투자에도 효험?

‘정신일도하사불성’ ‘살려고 하는 자는 죽고, 죽으려고 하는 자는 산다’는 위대한 인간의 정신력의 위력인가.아니면 ‘풀잎마다 귀신이 깃든다’는 후천개벽 전야일까.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는 것 같은 세상이 ‘신비롭다’.


초능력 앞세운 '상식 깬 예언

대학입학, 취직, 주식투자.주요 관심사 셋이다.어려울 뿐더러 예측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공통점.

이 3가지에서 모두 성공하는 비결을 제시하는 승려가 있다.해동불교대학 포교원인 벽운사 주지 지산.스스로 정립한 선기법(選祈法)을 통하면 점수가 모자라도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K대 지망생에게 서울대를 권유해 합격시키는 등 지난 2년간 수험생 43명을 ‘절묘하게’ 대학생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턱도 없는 점수’라면 당연히 불합격이라는 상식이 지산 앞에서는 몰상식이 돼버리는 괴이한 현상이 현재 진행형으로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산은 “주역을 풀이해 학교명, 방향, 날짜 등을 지정해주고 있다”면서 “중병에 걸린 사람에게 치료약 대신 식이요법을 가르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그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명리 분석이다.

당사자의 고유 유형을 파악한 후 지산이 찾아낸 전국 28개 기합(氣合) 처소 중 한 곳을 골라 역시 특정한 일시에 일종의 의식을 치르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기합처에서 48시간 이상을 염원해야 답, 즉 지원 대학명이 예시되는 경우도 있다.

기합처 중에는 머리를 맑게 해 공부가 잘되도록 하는 청명장소, 부부싸움을 멈출 수 있는 애합장소, 인재를 배출하는 청선장소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83년 1월생으로 성씨가 김 등 ㄱ자형인 수험생은 서북간 H대, 성이 이씨 등 ㅇ자형이라면 서남간 S대가 유리하다.

또 83년 2월생 중 정씨등 ㅅ,ㅈ,ㅊ자 성은 동남간 K대, 박씨 등 ㅁ,ㅂ,ㅍ자 성은 동북간 S대가 바람직하다는 식이다.

이같은 선기법은 취업과 증권에서도 효험을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5년 이상 실업자로 지내던 Y대 출신 K씨는선기법 덕분에 금융권에 취직한 뒤 장가도 들 수 있었고, 남편 몰래 증권투자를 하다 파산직전으로 몰렸던 주부 H씨도 선기법을 활용, 정상을 회복했다고 한다.

취업과 증권에서는 명리 적용이 달라진다.성씨보다는 출신학교 이름과 거주지명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범·말·개띠 5월생의 출신교명에 ㅅ,ㅈ,ㅊ 이들어 있으면 동방의 유통업종 중 상호에 ㄱ,ㅋ이 들어간 회사가 좋다.공공기업보다는 사기업체가 잘 맞는다.

또 서울 하계동에 살고 있는 돼지·토끼·양띠 4월생은 금속관련 주식은 절대 피해야 한다.금융주가 안전하다.

지산은 “선기법은 그러나 모든 남녀에게 효험이 있는 것이 아니다.선기법이 통할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가름한 후 기합장소로 가야 한다”고 한 발을 빼기도 했다.


이용호씨 “심각한 관재” 예언 뒤 구속

나라를 흔들다 못해 발칵 뒤집어버리는 메가톤급 비리의혹의 배후에도 ‘신비’가 똬리를 틀고 있다.

‘G&G 구조조정 그룹 회장 이용호씨(43)는 초능력자의 조언으로 보물섬 탐사를 벌였다. ‘이용호 게이트’의 열쇠는 초능력자로 알려진 김수영씨(58·천기도선 대종선사)가 쥐었을 수있다는 개연성이 짙어졌다.

김씨는 ‘이용호씨가 어느 도인의 말을 듣고 보물을 찾아 헤맸다더라’는 소문에 관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구속 직전인 지난 8월말 “어깨가 아프다”며 찾아온 이씨에게 기를 불어넣으면서 “심각한 관재가 밀려온다”, 즉 구속된다고 일러준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밝혔다.

이씨의 진도 보물발굴에 직·간접으로 개입해 있다.

“진도 일대 섬 230여개를 표시한 5만분의 1 지도를 보고 죽도와 사자도 등 이씨가 보물을 탐사한 섬들을 영능력으로 투시, 지목했다”는 것이다.이 때가 99년10월.이후 김씨는 진도 현지를 오가며 보물의 비밀을 찾아나섰다.

김씨는 “현장에서 영적으로 투시한 결과”라고 전제하며 “일제말 일본군 헌병장교 야마시다가 한국인 52명, 중국인 53명, 태국인 55명, 필리핀인 55명, 싱가포르인 43명 등 동남아 5개국 남자 223명과 여자 35명을 끌어와 동남아 각국 국책은행에서 탈취한 보물을 매장한 후 사자도 인근에서 전원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죽도에서 이들의 원혼과 영적으로 교류했다는 것이다.김씨가 수몰당한 혼령을 달래고자 대형 만두 258개를 빚어 죽도 앞바다에 뿌리자 만두들이 활주로 유도등처럼 2열 종대로 바다 위에 도열하는 불가사의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정부당국은 전남 진도군 죽도 앞 보물섬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잠정 결론한 상태다.물막이 공사를 하고 양수기로 물을 퍼낸 뒤 20여일간 굴착기 2대와 인부 20여명을 동원, 17m 아래까지 파내려 갔지만 동굴입구는 물론 보물이 매장됐다는 증거를 한건도 찾아내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김씨는 “물막이 공사설계 잘못으로 물막이 밑에 보물이 깔리게 됐으며 12월 중 발굴 연장허가를 받아 재탐사하면 보물을 반드시 찾을 수있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보물만 나오면 이용호씨 관련 오해가 상당부분 풀릴 것”이라고 강변했다.김수영씨의 이같은 고백과 주장은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 수사에 어떤 식으로든 ‘참고’될 전망이다.


물통 몸에 붙이는등 초능력 선뵈

김씨는 속이 꽉 찬 30㎏들이 먹는 샘물통을 몸에 붙인다.다리미나 가위 따위 쇠붙이와 달리 자성이란 아예 없는 것들.누운 채 두 발을 조금만 들면 몸이 저절로 공처럼 이리 뒹굴 저리 뒹굴한다.

용솟음치는 기(氣) 때문이다.보통 사람이 평상시 발산하는 기를 수치화하면 18∼25.김씨는 평소 3만5,632, 발공하면 5만7,885를 기록한다.

아주대 오흥국 교수(π레이연구학회장)팀이 실험으로 밝힌 사실이다.

그는 해외유전개발사의 의뢰로 동남아지역 유전과 가스전도 탐사했다.“이곳에 앉은 채 유체 이탈을 통해 매장 위치와 양을 확인했다.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일러주기 위해 추를 사용하고 있다.

“김씨가 유전 시추 예정 지도 위에 추를 늘어뜨리는 순간 매장돼있는 해저자원이 가스라면 오른쪽, 석유면 왼쪽으로 추가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한다.실에 매달린 추는 점점 가속도가 붙어 마치 헬리콥터 날개처럼 형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된다.

신비의 결정판 격인 ‘환생의 증거’도 나돌고 있다.

일제강점기 중 조선의 명기가 사후 19년 만에 일본 사교계의 야화로 다시 태어났다는 것이다.일본 쓰쿠바에 거주하는 신정은(32)씨가 1950년 6·25 와중에 50세를 일기로 숨진 ‘명월관’ 기생출신 홍련의 환생이라는 주장이다.

성씨가 ‘신’이었던 홍련이 신정은씨의 왕고모 할머니고, 신씨의 전생은 바로 홍련이라고 한다. 근거는 1918년여름 일본인 화가 이시이가 명월관을 찾아가 그린 홍련(당시 18세)의 초상화.

일본 마스모토 시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회화 속 홍련의 모습이 현시점의 신씨와 ‘똑같다’는 것이다.신씨와 대면한 관장을 비롯한 박물관 직원들이 ‘홍련의 환생’이라며 경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과 몸매뿐 아니다.홍련과 신정은씨는 삶 자체도 흡사하다.홍련은 조선총독 테라우치를 비롯해 헌병대장, 야쿠자, 만주진출 건설업자 등 당대 식민 조선에서 힘깨나 휘두르던 일인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일제 말 조선의 G권문세력가의 애첩으로 들어갔다 나와 일본 남자와 결혼한 홍련은 남편이 폐결핵으로 죽은 뒤 홀로 살다가 6·25 발발 첫 해에 피폭 사망했다.

신정은씨는 1969년 한국에서 태어나 G예술계 고교를 졸업했다.그녀의 아버지(작고)는 일본에서 활약하던 한국인 대중음악가.딸 신정은을 무사시음대에 입학시키려고 일본으로 데려갔지만, 그녀는 밤의 세계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생활로 빠져들고 말았다.

일본 S재벌과 3년간 동거했고, 국내 H그룹 회장의 아들과는 혼사 직전 ‘과거’가 들통나는 바람에 파혼한 이력도 있다.

이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신주쿠의 꽃’이 됐다.현지 정·관·재계 실력자들은 물론, J씨(작고)와 U씨 등 우리나라 각계 각층 거물급 인사들의 애간장을 녹이기도 했다.

그녀가 진정 사랑한 남자는 최대규모 야쿠자 조직의 두목인 M.

그러나 ‘깡패사위’를 거부한 부친의 강요로 재차 내한, 평범한 한국 남성과 결혼했으나 1년반 만에 파경에 처했다.결국 또 일본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는 야쿠자 M, 인터넷 기업가 D 등의 보호와 후원 아래 부유하게 살고 있다.

신씨는 자신의 이 같은 전생을 영능력자 차길진 법사(54)에게서 귀띔받았다. 마스모토 시립박물관에 걸린 홍련의 초상을 기억하고 있던 법사가 사찰을 찾아온 신정은에게 확인해보라고 권한 것이다.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사연. 그래서 ‘홍련과 신정은’의 전생·환생 스토리는 영화로 만들어진다. ‘눈 내리는밤’ ‘구명시식’ ‘고래기름’ 등 연극을 연출한 차현석씨(26·극단 후암)의 영화감독 데뷔작이다.신씨도 출연할 예정이다.

신동립 스포츠투데이 사회레저부 기자

입력시간 2001/12/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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