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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터널 밖은 과연 장밋빛인가?

[경제전망대] 터널 밖은 과연 장밋빛인가?

아듀! 2001년. 21세기 첫해를 맞아 전세계적으로 떠들썩하게 맞았던 2001년이 이제 종착역이 가까워지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서산으로 지는 붉은 노을은 아름답지만, 역사의 무대뒤로 퇴장하는 신사년은 우리경제에 다양한 스펙트럼의 빛과 그림자를 남겼다.

말띠해를 맞는 새해 임오년은 우리경제나 경제주체 모두가 종마처럼 힘차게 앞만 보고 달리는 한해로 장식되기를 기대해보자.

한국경제에 드리웠던 가장 큰 그림자는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된 공적자금에 대한 정부와 채권금융기관의 관리소홀로 국민의 혈세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빠지고 있는 것이 드러난 점.

특히 부실덩어리 대우차, 현대투신, 한보철강 문제가 매각본계약 사인을 하지 못한채 내년으로 넘어가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미국의 911 테러사태는 우리경제는 물론 전세계 경제의 숨통을 죄면서 극심한 동반침체를 가져왔다. 증시는 이같은 악재를 반영, 롤러코스트처럼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한때 400대까지 밀렸다가 부실기업 처리가 가닥이 잡히고, 경기가 새해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 이달초 한때700선으로 수직급상승하기도 했다.

그동안 한국수출을 이끌었던 반도체는 2001년 우리경제에 ‘강한 산성비’를 퍼부었다. 반도체 가격이 바닥도 없이 추락하면서 삼성전자도 반도체부문에서 90년대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서고, 하이닉스는 채권단과 생사를 가르는 힘든 ‘사투’를 벌였다.

바닥까지 떨어진 반도체가격으로 인해 전체수출도 사상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경기회복 희망론, 청년실업문제등 난제 산적

하지만 우리 경제에 빛도 없지 않았다. 테러사태이후 바닥까지 떨어졌던 우리경제는 최근 내수의 견실한 성장과 건설경기의 급속한 회복에 힘입어 새해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2년 성장전망치를 당초 3.3%에서 4.1%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추정한 3.9%보다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테러사태등에 따른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지연을 감안, 한국의 새해 성장률을 지난 10월 4.5%에 비해 3.2%로 하향조정했다.

아시아 주요경쟁국가인 대만, 싱가포르, 홍콩의 성장률을 당초보다 크게 낮추거나, 마이너스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 것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주고있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새해 성장률은 여전히 지난 2000년의 8.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으로,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우리경제를 이끌어가야 할 설비투자와 수출이 비록 감소세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투자와 수출은 새해 하반기에 가서야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경기가 조기반등할 것이라는 일부 성급한 예상은 장밋빛 전망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는 새해 경제운용계획에서 재정의 조기집행 및 내수활성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수회복이 주로 가진자의 주머니가 열리면서 이루어지는 반면, 저소득층의 소비는 아직도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소비의 양극화, 거품소비 경향이 심화하고, 경기침체에 따른 청년실업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아랫목(가진자의 소비확대)만보지말고, 윗목(저소득층)도 따뜻해지도록 고용확대 및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등에 힘써야 할 것이다.

미국은 테러사태 충격으로 80년대이후 최악의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지표들을 보면 긍정적인 수치들이 있어 새해 하반기 회복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 상무부가 지난주말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당초 잠정치보다 나쁜 마이너스 1.3%를 기록했지만, 재고가 빠른속도로 줄어들고, 소비지출 감소세도 둔화했다고 발표, 미증시가 반등하는데 기여했다.


아르헨티나 사태등 외부악재가 복병

문제는 한해를 넘기는 마지막 고개에서 대형 복병들이 나타나고 있는 점. 수출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극심한 복합불황이 일본발 세계경제 위기론을 고조시키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는 일본경제의 침체를 반영, 연일 곤두박질치며 130엔대까지 급등했다. 엔화의 초약세로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도 1,310원으로 동반급등하는 등 요동을 치고 있다.

엔화환율 급등은 우리경제운용 전반에 큰 차질을 가져오고 있다. 일본의 고이즈미내각이 구조개혁에 실패할 경우 엔화 환율은 140엔대, 최악의 경우170엔대까지 치솟을 수도 있어 우리나라의 수출이 치명타를 입는 등 금융및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설상가상으로 남미의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것도 전세계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월가의 자금이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서 돈을 빼내 달러화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Flight to Quality)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신흥시장에 대한 차별성이 부각돼 펀더멘털(경제기초체력)이 좋고,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한국, 대만, 인도등으로 월가의 돈이 유입되는 어부지리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하지만 우리도 구조조정을 게을리할 경우 아르헨티나처럼 경제위기를 반복적으로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은 긴장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될것이다.

이의춘 경제부차장 eclee@hk.co.kr

입력시간 2001/12/2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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