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탐구] UFO 조사분석전문가 서종한

"UFO존재, 이젠 인정해야"

“지금 이 순간에도 UFO는 우리 머리 위 어딘가에서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상상이지만, 그에겐 확신이다. 20여년간 UFO를 추적, 한국UFO연구협회 조사부장을 거쳐 12월25일 한국UFO조사분석센터로 문을 연 서종한(41) 소장.

UFO가 있느냐의 논쟁은 이미 뛰어넘어,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않게 UFO를 촬영할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 이른바 ‘UFO 의도적 촬영’에 그 자신이 성공한 바 있다. 그의 확신에 찬 답변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가 보여주는 몇점의 자료사진을 두고 슬쩍 딴지를 걸어본다.

“하지만 이만큼 작고 애매한 피사체라면 먼지나 날벌레일 수도있지 않습니까?”

“안그래도 그런 얘기를 할까봐 먼지도 찍어보고 날벌레도 찍어 확인해봤지만 이것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모양이 이렇게 일정한 대칭형으로 나타나지도 않을 뿐더러 인공적으로 제작된 비행물체로서 나타내는 구조적 특징이나 발광체로서의 흔적도 없습니다.

동영상의 경우 비행 모션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순식간에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든지, 고속비행중 갑자기 정지하는 것, 또는 정지 상태에서 아무런 가속 단계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고속비행이 가능한 것, 또 일직선으로 비행하다 말고 갑자기 90도 직각으로 방향을 바꿔 날아오른다든가 자유자재로 선회하는 모습 등은 먼지나 날벌레, 새 또는 어떤 첨단 항공기라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비행 각도가 갑자기 바뀌는 건 먼지나 날벌레에 작용하는 풍향이 바뀔 때도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풍향의 영향을 받더라도 그 가벼운 먼지 등이 갑자기 수직으로 꺾어 날아오르거나 빠른 속도로 자유자재로 선회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합니다.”


"증거 명확, UFO는 분명히 있다"

“그럼 이런 UFO는 외계인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UFO가 외계인의 출현을 의미하느냐의 문제에 대해선 제가 코멘트할수 없습니다. UFO는 말그대로 그 정체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확인 비행물체입니다. 저 역시 100% 완벽하게 단언할 순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나타난 증거자료들을 보았을때 UFO의 존재는 분명히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는 얼마전 TV 뉴스에도 보도돼 화제가 됐던 야구선수 김병현의 배경에 찍힌 UFO 소동을 비롯해 민간인과 언론사 등 그간 국내에서 제기돼 온 UFO관련 제보때마다 의뢰를 받아 진위여부를 판별해 온, 국내 유일의 UFO자료 판독전문가다.

접수되는 제보건수는 1년에 약 30건. 그중 약 1%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물체나 자연현상 등으로 인해 UFO로 오인되는 사례다.

‘가짜 UFO’의 양태도 여러가지. 필름으로 촬영한 사진의 경우, 필름에 묻은 이물질이나 현상과정에서 생긴 얼룩, 또는 손상된 필름을 사용했을 때 필름 표면이 ‘우는’ 요철현상으로 인해 왜곡된 색상반응이 일어나면서 사이비 UFO를 탄생시키는 예가 많다.

최근 많이 보급된 디지털 카메라도 요주의. 새가 잘못 찍힌 것이거나 날벌레가 카메라 렌즈에 너무 가까이 스쳐지나가는 과정에서 흐릿한 정체불명의 영상으로 출현, UFO로 둔갑하기도 한다.

비디오 촬영테입의 경우 확인과정이 더 복잡하고 고단하다. 초당 30프레임에 이르는 화면을 프레임마다 일일이 검토, 그 가운데 비행기 탐조등을 찍은 사람, 이상한 모양의 구름을 찍은 사람, 멀리날아가는 새에 속은 사람 등 각양각색의 유사 UFO가 드러나기도 한다. 기상조건, 천문현상도 교란의 주범중 하나다.

특히 금성은 심심찮게 UFO소동을 일으키는 단골 가짜 중 하나. 겨울철 차가운 공기속을 비행하는 수송기나 정찰기 등 특수항공기의 경우 기체에서 내뿜은 배기가스가 수증기에 응결돼 긴 꼬리로 나타나는데 이것이 저녁 노을에 반사되면 마치 혜성처럼 신비한 형상을 연출, UFO로 오해를 받는다. 사전지식이 없으면 하나같이 엉뚱한 미궁에 빠지기 쉬운 함정들이다. 또 이런 해프닝은 어떤가.

“한번은 어떤 부녀가 집에서 비디오를 촬영하던중 UFO가 찍혔다며 흥분한 목소리로 연락을 했습니다. 이상한 발광체가 유리창밖에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겁니다.

나중에 테입을 받아 확인해보니 UFO가 아니라 바로 자기 등뒤에 켜있던 거실 조명등이 카메라 앞 유리창에 반사된 것이었습니다. 유리창이 닫혀있을땐 보였다가 촬영도중 유리창을 닫는 장면이 나오자 곧바로 물체가 사라지는 걸 보고 사태를 짐작했지요.”

그렇게 걸러낸 1%의 촬영자료들은 서소장이 확신하는 국내 출현 UFO 추정 증거들이다. 원통형, 마름모형, 돔 원반형, 삼각형 등 다양한 형태를 띤 이들 UFO 촬영자료중 일부는 그간 언론을 통해서도 공개된 바 있다.

그중 모 일간지 기자가 촬영, 제보한 사진은 특히 UFO의 미스터리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것은 1초당 3장이 찍히는 초고속 촬영본으로 피사체의 움직임이 정밀하게 추적돼 있다.

그런데 UFO추정 물체가 찍힌 문제의 연속사진 3장을 살펴보면 첫장엔 없던 비행물체가 둘째장엔 등장했다가 셋째장에선 깜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육안으로는 거의 눈치도 챌 수 없을만큼 짧은 시간, 단 0.3초 간격으로 벌어진 일이다.

이후 프랑스 국립항공우주국의 한 박사에게까지 조사를 의뢰한 결과, 문제의 피사체는 비행속도 초속 105km, 지상고도 약 3km 등으로 파악된다는 분석결과를 통보받았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항공물체나 기술수준으로는 도저히 불가해한 물체, UFO였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심취

원래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프로그래머로서 직장생활중 몇권의 컴퓨터 관련 서적과 UFO 관련서를 펴내기도 했던 서 소장. 그의 삶속에 UFO가 날아든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인 1970년대 초, 한 어린이 잡지에서 UFO관련 연재물을 읽으면서부터다.

다달이 손꼽아 기다려 읽던 그것은 미지세계에 대한 소년의 호기심을 잔뜩 부풀려놓았다. 잡지나 신문 등 UFO의 그림만 봤다하면 직접 그 형체를 따라 스케치한 뒤 모아두었다가 친구들 등에게 자랑삼아 보여주기도 했다.

UFO가 정말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입증할 수만 있다면 인류에 획기적인 발견이 되지 않을까, 그것이 소년의 꿈이었다.

197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제일먼저 한 일도 집에 쌓아놓았던 해묵은 신문들을 모두 끄집어내 UFO관련 기사를 오려 스크랩한 것이다.

어느날 숭실대에서 한국UFO연구회장이 참석하는 세미나가 열렸을때 행사가 끝나자마자 회장에게 달려가 감히 ‘조사부장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이 열성 청년의 관심이 진지해 보였는지, 회장은 흔쾌히 받아주었고, 한국UFO연구협회의 전신인 한국UFO연구회창립멤버로서 참여, 오늘까지 20여년을 잇는 인연이 그렇게 시작됐다.

그간 직장생활과 병행하면서 독학하다시피 UFO 관련 지식을 쌓아왔다.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항공기, 기상, 천문학, 광학, 사진,비디오 촬영 등 방대한 분야를 살펴봐야했고, 수시로 외국에서 발행된 UFO관련 서적이나 저널지를 탐독하며 국내외의 UFO 촬영 필름도 살폈다. 미국 현지의 UFO가 추락했다는 현장도 직접 찾아가 본 적이 있다.

그중에서도 자신이 전공한 컴퓨터 공학은 무엇보다 큰 도움이됐다. 그전까지 평면의 애매한 실루엣에 불과하던 사진들을 컴퓨터를 이용해 확대, 음영을 입히는 등 일련의 작업을 통해 보다 입체적이고 뚜렷한 정보를 얻게 된 것.

2001년 5월은 특히 그에게 충격적인 시간이었다. 몇년전 미국의 존 브로라는 사람이 발표한 ‘UFO의도적 촬영’을 국내에서 최초로직접 시도, 성공한 것이다. 그전까지만해도 UFO라면 대부분 인물 사진을 촬영하다가 우연찮게 배경에서 목격되는 등 그저 ‘돌발적 출현’으로만 인식돼오던 종전 입장에서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즉, 태양 주변엔 끊임없이 UFO가 출현하고 있으며, 관찰자가 원할 경우 본인의 의도에 따라 카메라를 고정으로 설치해 집중관찰할 경우 UFO를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 존 브로의 주장이었다.

존 브로의 주장을 접하자마자 남모르는 희열감에 가슴이 뛰었던 서씨. 스스로 확인작업에 나섰다. D-Day 5월 13일. 400만원을 들여 비디오 카메라등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이날로부터 장장 6개월간 자신이 사는 부천의 아파트 3층 베란다에 카메라를 고정시킨 채 날마다 하늘을 쳐다보며 ‘잠복 촬영’했다.

“놀랍게도, 시작한지 채 30분도 안돼서 바로 UFO로 추정되는 비행물체가 뷰파인더에 잡혔습니다. 그때가 오전 9시35분경, 물체는 약 13초간 나타났다가 사라졌는데 나중에 다시 테입을 분석해봐도틀림없는 UFO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과연 이렇게 해서 찍힐까, 제 자신도 아직 반신반의 할때였는데, 실제로 나타난 것을 보자 너무 놀랐습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많은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고, 8월부터는 촬영기술도 늘어 본격적으로 뚜렷한 영상을 잡아낼수 있었습니다.

이때 찍은 자료들을 웹사이트에 올리자 조회수가 급증하는등, 대단한 반향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고등학생은 제가 찍은 것 중 은백색의 비행물체를보더니 바로 자신이 예전에 목격한 것과 똑같은 물체라며 놀라와하더군요.

이일을 통해 UFO에 대해 더욱 확신하게 됐고, 나중에 존 브로와 직접 e메일을 교류하기도 했습니다. 저만 아니라 지금그 누구라도 인내와 열정을 가지고 제대로 촬영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아이들에게 꿈 심어주고 파”

지난 10월말 프로그래머로서의 직장생활을 전격 청산한 그는 한국 UFO조사분석센터의 개설과 함께 본격적인 UFO 조사분석가로서의 전업을 선언, 새로운 출사표를 던졌다.

종전의 한담(閑談)수준을 벗어난 고급 정보자료로서의 전문 저널지도 창간하고, 그동안 확보된 공개, 비공개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한 유료사이트(www.kufos.net)도 국내 최초로 가동한다.

UFO 추정 물체가 촬영된 사진 및 비디오의 진위여부를 웹상으로 실시간 의뢰할 수 있는 장치도 국내 첫 시도다. 사실상 아직도 UFO의 존재를 믿는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숫적으로 압도하는 현실하에선 거의 모험에 가까운 도전.

그러나 비장한 만큼 포부도 옹골찬 그의 무한비행이 시작된다.

“아직도 UFO를 황당한 얘기로만 치부하는 분들이 많은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문헌지식이나 고정관념만 가지고 그 누가 어떻게 부정하든, 저는 제 자신이 직접 현장을 발로 뛰며 오랜 세월 UFO를 추적하고 조사해 온 사람으로서 물증을 통해 UFO의 존재를 확신합니다.

나아가 이것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우주에 대한 관심과 긍정적 사고를 길러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 아닌가 자부합니다.”

정영주 자유기고가

김명원 사진부 기자

입력시간 2001/12/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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