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불륜을 권하는 사회'

최근 주변에서 ‘애인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물론 농담 섞인 신세 한탄형 푸념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자세히 들여 다 보면 이런 농담이 농담 만으로만 들리지 않는 때가 많다. 중년들로 붐비는 부킹전문 나이트클럽, 넘쳐 나는 불륜 소재 드라마와 영화들, 시골까지 파고든 러브 호텔 등 그야말로 우리 주변이 ‘불륜을 권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착각이 들 정도다.

심지어 인터넷에는 외도 전문 사이트까지 등장해 ‘외도를 잡아내는 묘안, 외도를 안 들키는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이런 세태를 두고 혹자는 ‘요즘 기혼자 중에는 두 부류가 있는데 하나는 애인이 있는 사람, 다른 부류는 애인을 구하고 있는 사람’뿐이라고 말한다.

중년의 불륜과 외도를 다룬 이번주 커버 스토리는 내부적으로도 많은 논란을 빚었다. 너무 대중적인 주제여서 통속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아직 일부에 국한돼 중년 남녀의 외도를 침소봉대 함으로써 오히려 불륜과 외도를 부추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럼에도 중년의 불륜이나 외도가 최근 눈에 띄게 늘고있는 것은 분명한 사회적 현상이며 이를 공론화 함으로써 더 이상의 불행을 막아 보자는 뜻에서 채택하게 됐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공통적인 것은 남녀 노소, 미혼자ㆍ기혼자를 가리지 않고 ‘가슴 두근거리는 로맨틱한 연애’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여건은 이런 ‘부적절한’ 로맨스를 부추기고 있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가정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2/01/02 16:22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