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또 바뀌는 수능, 멈추지 않는 혼란

대입수능시험을 치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지독하게 애를 먹게 생겼다.

수능 점수가 대폭락해 각 대학의 합격선을 점치기가 더욱 어려워진데다 대학의 입시요강까지 복잡해지고 그 동안 지원학교나 학과를 결정하는 잣대 역할을 했던 총점의 성적분포가 발표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3일 2002학년도 수능성적을 발표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수능점수의 엽기적인 붕락이었다.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점수는 원점수 기준으로 인문계가 65.8점, 자연계는 49.6점이 떨어졌다.

상위50%의 평균성적을 100점 만점기준으로 77.5점 ±2.5점에 맞춰 400점 만점기준으로 지난해보다16.37점 떨어지게 출제하겠다는 평가원의 난이도 목표는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지난해 무려 66명이나 양산됐던 만점자도 올해는 ‘전멸’했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난이도 조절이 어려운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한해(2001년도)는 27점이 오르고, 한해(2002년도)는 60점이 내리는 것은 지나친 널뛰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상위 50%의 평균점수에서 재수생이 재학생에 비해 인문계과 자연계에서 각각 11.3점과 15.8점씩이나 높다며 국민의 정부 교육개혁 1세대격인 재학생들이 ‘엉터리 교육개혁의 희생양이 됐다’고 분개하고 있다.

일선 고교와 입시기관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수능점수 대폭락으로 기존의 입시자료가 무용지물이 됐고 그나마 지도의 방향타로 기대했던 총점의 성적분포가 올해 첫 도입된 수능 9등급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진학지도 교사들은 학생들이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 냉정을 찾고 적절한 진학전략을 짜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교사들은 특히 논술과 면접을 대비하고 총점 성적분포 대신 공개된 언어 수리 사회탐구 과학탐구 외국어등 5개 영역별 성적분포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올해부터 서울대 고려대 등 48개 대학이 총점 대신 영역별 성적을 반영하고, 연세대 부산대 등 47개 대학은 영역별 점수 가중치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진학전문가들은 서울대 상위권 학과의 정시모집 합격선을 인문계 367~376점, 자연계 371~379점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재수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의 인기학과에서 재학생들이 불리할 것이며 수도권대학과 지방대에 중하위권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대거 몰려 극심한 눈치작전이 벌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경철 주간한국부 차장

입력시간 2002/01/0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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